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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지구이야기 ①] 하얀 소금바다에 떠 있는 선인장 섬, 볼리비아 ‘이슬라 인카우아시’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10.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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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없는 순백의 대지 위에 솟아오른 신비로운 섬, 수만 년 전 호수의 흔적을 간직한 자연의 풍경
  • 하늘을 향해 자란 거대한 선인장과 고대 호수의 퇴적물이 들려주는 안데스의 오랜 이야기

[편집자 주] ESG코리아뉴스는 지구 곳곳에 숨겨진 경이로운 자연과 아름다운 풍경을 소개하는 기획 연재 〈아름다운 지구이야기〉를 선보인다. 오랜 세월 자연이 빚어낸 신비로운 지형부터 그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들의 이야기까지, 아름다운 풍경에 담긴 자연의 역사와 가치를 함께 들여다본다. 이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다채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자연의 소중함과 그 아름다움을 미래 세대에 온전히 전해야 할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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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 볼리비아의 안데스 고지대에 자리한 '이슬라 인카우아시(Isla Incahuasi)' [사진= Kimberly Alves]

 

눈이 내린 듯 새하얀 대지가 끝없이 펼쳐진다.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 너머로는 산봉우리들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그 한가운데 거대한 선인장들이 숲을 이룬 작은 섬이 떠 있다. 마치 바다 한가운데 홀로 남겨진 섬을 보는 듯한 풍경이다.


남미 볼리비아의 안데스 고지대에 자리한 '이슬라 인카우아시(Isla Incahuasi)'는 세계 최대 소금평원인 '살라르 데 우유니(Salar de Uyuni)'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이다.


해발 약 3,650m에 펼쳐진 우유니 소금평원은 면적이 약 1만 582㎢에 달한다. 경기도와 비슷한 크기의 광활한 대지가 온통 하얀 소금으로 덮여 있어 어디를 바라보아도 낯선 풍경이 이어진다.


그 한가운데 솟아오른 인카우아시는 주변의 순백색 대지와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갈색 바위 위로 초록빛 선인장들이 빼곡하게 자라 있어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띈다. 섬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소금평원 위로 드러난 고대 화산 활동의 흔적을 간직한 암석 지형이다.


'인카우아시'라는 이름은 케추아어로 '잉카의 집'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여행자들이 우유니의 광활한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들르는 대표적인 명소가 됐다.


지금은 소금으로 뒤덮인 이곳이 먼 옛날에는 거대한 호수였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수만 년 전 안데스 고원에는 오늘날보다 훨씬 넓은 호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오랜 세월 기후가 변하면서 호수는 넓어졌다가 줄어들기를 반복했고, 물이 증발한 자리에는 염분과 광물질이 남았다. 이러한 과정이 거듭되면서 지금의 광활한 소금평원이 형성됐다.


인카우아시의 바위 곳곳에는 당시의 흔적도 남아 있다. 산호를 닮은 다공성 탄산염 퇴적물이 그것이다. 오래전 이 일대가 물로 덮여 있었음을 보여주는 자연의 기록으로, 메마른 소금사막에서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섬을 뒤덮고 있는 거대한 선인장들이다.


'파사카나(Pasacana)'라고 불리는 기둥형 선인장은 척박한 고산지대에서도 오랜 세월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 일부는 높이가 10m를 넘을 정도로 크게 자라며, 수백 년의 세월을 견딘 개체들도 있다.


곧게 뻗은 선인장들은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바위 언덕을 채우고 있다.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린 듯한 선인장도 있고, 하나의 거대한 기둥처럼 서 있는 선인장도 있다. 강렬한 햇빛과 큰 일교차, 건조한 환경 속에서 자라난 이들의 모습은 자연이 지닌 강인한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선인장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언덕에 오르면 발아래로 우유니 소금평원의 장대한 풍경이 펼쳐진다.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하얀 대지가 이어진다. 갈색 암석과 초록빛 선인장, 눈부신 소금평원이 어우러진 모습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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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니의 풍경 [사진=Leonardo Rossatti]

 

우유니의 풍경은 계절에 따라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건기에는 바짝 마른 소금층 위로 육각형의 무늬가 끝없이 이어진다. 자연이 정교하게 그려놓은 기하학적 문양처럼 보이는 이 무늬는 소금층이 마르고 수축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반면 비가 내리는 우기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소금평원 위에 얕게 고인 물이 하늘과 구름을 그대로 비추면서 거대한 거울로 변한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발아래에도 펼쳐져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지는 듯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우유니는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는 별칭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우기에는 물이 차오르면서 인카우아시로 향하는 길이 통제되기도 해 여행 시기에 따라 만날 수 있는 풍경이 달라진다.


아름다운 풍경 아래에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우유니의 두꺼운 소금층 아래에는 리튬을 비롯한 광물질이 함유된 염수가 존재한다. 리튬은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등에 사용되는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로, 볼리비아의 우유니 지역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리튬 자원 보유 지역 가운데 하나다.


자연이 오랜 세월 만들어낸 소금평원이 오늘날 미래 산업의 중요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자원 개발에 따른 물 사용과 생태계 보전, 지역 주민의 삶을 어떻게 조화롭게 지켜나갈 것인지에 대한 과제도 안고 있다.


우유니와 인카우아시가 여행자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되는 이유는 단지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수만 년 전 호수의 흔적이 남아 있는 바위와 수백 년의 시간을 견뎌온 선인장, 끝없이 펼쳐진 하얀 소금대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가 얼마나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한때 물속에 잠겨 있었던 땅이 오늘날에는 하얀 소금바다가 되고, 그 위에서 거대한 선인장들이 하늘을 향해 자라고 있다.


볼리비아의 이슬라 인카우아시는 그렇게 자연이 만들어낸 오랜 시간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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