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대지에 가한 상처를 예술로 재생시키겠다' - 이사무 노구치-
삿포로시는 여느 대도시와는 다르게 무성한 숲과 공원을 도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녹지율이 60%를 차지할 정도로 대기질이 깨끗한 경관은 보는 이의 눈을 정화시킨다.
훗카이도의 삿포로 시는 숲과 공원의 자연 보존을 위해서, 1977년 공원화 준비를 시작으로 '환상 그린벨트 구상'을 실천해왔다.
특히, 삿포로시 외각에 자리한 '모에레누마 공원'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곳은 본래 쓰레기 매립지였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예술 공원의 모습을 띄고 있다. 마치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한 이 공원은 4계절 내내 팔색조의 경이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 도심과 자연이 하나 되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된 '삿포로시 모에레누마 공원'
모에레누마 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넓게 펼쳐진 경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 보슬보슬 내리는 비와 함께 축구장 크기의 약 260배에 달하는 모에레누마 공원을 산책을 하니 평화롭고 여유로운 마음이 생긴다. 자연과 예술이 융합된 이곳의 경치는 어떤 이의 눈을 사로 잡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
이곳은 계절에 따라 즐길거리가 달라져서 방문객에게 참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안락한 휴식공간으로 여름에는 넓은 잔디밭에 앉아 피크닉을 즐길 수 있고 인공 연못에서는 물놀이, 겨울에는 흰 눈이 덮힌 언덕 위에서 썰매와 스노슈잉(걷는스키) 등으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곳이 과거에는 쓰레기 처리장이였다는 것에 주목해 볼 만하다. 쓰레기 처리장을 예술과 융합하여 공원화했고, 실내 시설인 유리 피라미드에서는 천연 자원인 눈과 태양열을 활용해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공원 내부에 있는 모든 시설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가족, 연인, 친구와 즐길 수 있는 분수쇼, 피크닉, 놀이기구 등 각종 액티비한 활동이 준비돼있다.
모에레누마 공원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삿포로 시에서 추천하는 코스를 따르면 된다. 먼저 높이 62m의 '모에레야마(산)' 꼭대기에서 공원 전체의 모습을 본 후, 바로 옆에 위치한 '유리 피라미드(HIDAMARI)'로 이동해 내부에 준비된 레스토랑, 갤러리, 상점 등을 이용하면 된다.
그 외에는 방문한 계절에 따라 즐길거리가 달라지는데, 여름에는 모에레비치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가을에는 불꽃놀이 행사가 진행되며, 겨울에는 스키 렌탈샵이 오픈한다. 또 자전거 렌탈샵을 이용하면 공원 한바퀴를 도는데 무리가 없어 큰 인기다.
4-5월에는 공원 내에 있는 '사쿠라노모리'를 보면 약 3천 그루의 벚나무가 만개해있는 경관을 볼 수 있다.
- '공원 전체가 대지에 세운 하나의 조각이어야 한다.'
모에레누마 공원은 이사무 노구치의 철학과 함께 17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2005년 7월에 재탄생된 공원이다.
한편의 작품을 보는 듯한 모에레누마 공원은 지금과는 정반대 모습을 띄고 있 본래 쓰레기 처리장으로 사용되던 부지였다. 삿포로 시는 당시 위기에 처한 늪지 보존을 위해 수변 공원을 계획했고 1988년에 세계적인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를 설계에 참여시켰다.
"내가 창조한 것을 아이들에게 발견해 주길 원합니다. 원시 시대에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도 직접 이것들을 마주해주길 바라는 것이죠." - 이사무 노구치 -
이 철학과 함께 모에레누마 공원을 보살피는데 얼마나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로 했는지 예측해 볼 수 있다.
- 모에레누마 공원은 '친환경 공원'
쓰레기 처리장이 아름다운 공원으로 탈바꿈하는데는 23년의 세월이 흘렀다. 과거 270만 톤에 달하는 폐기물을 매립하고 예술적인 아트 파크로 조성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공간이 주는 깊이 또한 듬직한 구석이 있다.
먼저, 공원 산림을 가꾸는데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모든 실내 공간의 냉난방 역시 태양열과 눈을 이용한다. 눈은 겨울에 보관해뒀다가 여름에는 녹여 물로 활용한다.
- 유리피라미드 [HIDAMARI] 랜드마크
모에레누마 공원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감각적인 조형물은 당연 유리 피라미드다. '해가 드는 곳'의 의미로 '히다마리'로 불리는 이 건물은 '전체를 하나의 조각으로 본 공원'의 중심시설로 2003년에 완공된 공원의 상징물이다. 예술적인 공원이라고 불리는데 한 몫하고 있으며, 우뚝 솟고 이름처럼 사방면이 모두 투명한 유리로 설계되어 있어 따스한 햇살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건물이다.
이 건물은 현대적이고 기하학적인 분위기로 시선을 자로잡으며 유일하게 실내공간이 있어 계절과 상관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동절기에는 공원에 쌓인 눈을 저장해 두었다가 하절기에 이를 에너지화하여 건물 냉난방 시스템에 적용하는 친환경 기법을 도입해 화제가 됐다.
또 공원시설 최초로 2002년에 굿디자인을 수상하는 등 프랑스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며, 삼각면과 큐브가 결합돼 디자인을 보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 건물모양이 다채롭게 변한다.
공원 중심에 자리한 유리피라미드는 실내 벤치에 앉아 사방면으로 트인 목초적인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또 내부 엘레베이터를 타고 3층에 올라가면 이사무 노구치와 모에레누마 공원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갤러리 부스가 있다. 이곳에서는 노구치에 대한 소개와 업적, 작품 등 모에레누마 공원의 역사와 탄생과정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 모에레 산 (인공산)
높이가 62.4m로 푸른 잔디로 뒤덮인 인공 산에 올라가보니 삿포로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큰 규모도 아니고 완만한 언덕이여서 손쉽게 금방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이 산은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삿포로 시민들이 배출한 폐기물을 묻은 쓰레기 매립지이다.
쓰레기를 묻어놓은 양 만큼 오를 때의 체감이 달라진다. 내가 걷는 이 길이 아무생각 없이 우리 인간들이 배출한 쓰레기를 모아둔 장소라고 생각하니 숙연한 마음이 든다.
쓰레기를 딛고 올라선 모에레야마 정상에서 깊은 숨을 들여 마셔본다. 온 몸이 깨끗하게 씻겨나가는 것 같은 이 청량하고 깨끗한 공기를 계속 누리고 싶다는 소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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