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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탐방] 방재시설에서 관광자원으로... 자연과 함께 만들어진 홋카이도 비에이 ‘청의 호수’

  • 윤아라 기자
  • 입력 2026.09.0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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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카치다케 화산재해에 대비해 만든 제방에 물이 고여 '인공 호수 형성... 지속가능한 관광 자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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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훗카이도 비에이의 청의 호수(아오이이케) [사진=ESG코리아뉴스]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에 위치한 청의 호수(아오이이케·青い池)는 처음부터 관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 아니다. 1988년 도카치다케(十勝岳) 화산 분화 이후 화산으로 인한 토사와 진흙의 흐름을 막기 위해 설치한 방재용 제방에 물이 고이면서 만들어진 인공적인 호수다.


재해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 시간이 지나면서 독특한 자연경관을 만들어냈고, 이후 관광객이 찾는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 방재시설이라는 본래의 기능과 관광·지역경제라는 새로운 활용이 한 공간에서 이어지고 있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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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카이도 비에이 청의 호수 방재용 제방 [사진=ESG코리아뉴스]

 

화산 재해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방 


청의 호수의 시작은 1988년 12월 발생한 도카치다케 화산 분화다.


도카치다케에서는 분화 이후 화산에서 흘러내리는 화산泥流(화산이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화산泥流는 화산 분출물이나 토사가 물과 섞여 산 아래로 빠르게 흘러내리는 현상으로, 하류 지역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이에 일본은 비에이강 일대에 화산재해를 막기 위한 사방시설을 설치했다. 그 과정에서 콘크리트 블록으로 만든 제방, 즉 물과 토사의 흐름을 막거나 조절하는 시설이 1989년에 완성됐다.


그런데 제방에 의해 물이 고이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졌다. 이것이 현재의 청의 호수다. 국토교통성 역시 청의 호수를 화산 방재사업으로 설치한 사방시설에 비에이강의 물이 고여 만들어진 인공적인 연못으로 설명하고 있다. 

 

왜 물이 파랗게 보일까

  

청의 호수가 유명해진 가장 큰 이유는 이름 그대로 물빛이다.


주변의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 있는 ‘흰수염폭포(白ひげの滝)’에서 흘러나오는 물과 비에이강의 물이 만나면서, 물속에 알루미늄 성분 등을 포함한 아주 작은 입자가 생긴다. 이 작은 입자들이 물속에 퍼져 있는 상태를 ‘콜로이드’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물속에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입자가 퍼져 있는 것이다. 햇빛이 이 입자에 부딪히면 여러 방향으로 빛이 퍼지는데, 그 과정에서 파란빛이 상대적으로 눈에 잘 들어오면서 물이 푸르게 보인다. 그래서 날씨와 물의 상태에 따라 청의 호수의 색도 조금씩 달라진다.


따라서 청의 호수의 푸른색은 단순히 물 자체가 파란 것이 아니라 지역의 지질과 물의 성분, 빛이 함께 만들어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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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훗카이도 비에이의 청의 호수(아오이이케) 경관 [사진=ESG코리아뉴스]

 

물 위에 서 있는 나무의 정체


청의 호수 사진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물 위에 서 있는 나무들이다.


이 나무는 낙엽송(カラマツ·카라마쓰)이다. 낙엽송은 침엽수이지만 가을이 되면 잎이 떨어지는 나무로, 일본 홋카이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수종이다.


청의 호수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주변에 있던 나무들이 물에 잠기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남게 됐다. 비에이 관광협회와 홋카이도 관광 공식 자료에서도 청의 호수의 특징으로 물 위에 남아 있는 입목 상태의 낙엽송을 소개하고 있다.


푸른 물과 물속에 남아 있는 나무가 함께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경은 이후 청의 호수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됐다.


자연경관에서 인프라 관광으로


청의 호수는 이후 독특한 물빛과 경관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찾는 장소가 됐다. 특히 2012년 애플이 청의 호수 이미지를 운영체제 배경화면으로 사용하면서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진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현재는 주차장과 화장실, 산책로 등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비에이정이 관련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의 호수를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관광지로만 활용하지 않고, 화산재해와 방재시설을 함께 이해하는 공간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2023년 청의 호수와 인근 도카치다케 화산사방정보센터를 ‘인프라 투어리즘 매력 배증 프로젝트’의 모델지구로 선정했다. 청의 호수에서 끝나는 관광이 아니라 사방제방과 화산사방정보센터까지 연결해 왜 이 시설이 만들어졌는지, 화산재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함께 알리는 것이 주요 취지다.


최근 사업에서는 청의 호수와 도카치다케 지오파크 등을 연계해 화산과 방재를 주제로 한 관광 콘텐츠를 만들고,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늘려 지역과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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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의 청의 호수(아오이이케) 경관 [사진=ESG코리아뉴스]

 

청의 호수는 하나의 방재시설이 시간이 지나면서 관광과 교육의 공간으로 역할을 넓혀온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장소다.


처음의 목적은 화산재해로부터 지역을 보호하는 것이었고, 지금도 그 배경에는 도카치다케의 화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방재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독특한 자연경관이 더해지면서 관광지가 됐고, 현재는 사방제방과 화산사방정보센터를 함께 살펴보는 인프라 관광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청의 호수를 바라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푸른 호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왜 이곳에 제방이 설치됐는지까지 살펴보면 이 공간의 의미가 달라진다. 아름다운 풍경 뒤에 있는 화산재해와 방재의 역사를 함께 보여준다는 점이 청의 호수가 가진 또 다른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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