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4년 9월 1일 마지막 개체 마사 폐사하며 종 전체 멸종
- 한때 북미 하늘 뒤덮었던 여행비둘기, 남획과 서식지 감소로 급격히 사라져
한때 수십억 마리가 북미 대륙을 누볐던 여행비둘기(Passenger Pigeon).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한 마리가 세상을 떠난 지 112년이 됐다. 마지막 개체로 알려진 ‘마사(Martha)’가 1914년 9월 1일 미국 신시내티동물원에서 죽으면서 여행비둘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미국 자연사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AMNH)은 1일 오후 11시 36분 공식 X 계정에 마사의 사진을 공개하며 여행비둘기의 멸종을 되짚었다.
박물관에 따르면 마사는 평생을 사육 환경에서 살다가 29세에 죽었다. 마사의 죽음은 단순히 한 마리의 새가 죽은 사건이 아니었다. 한때 북미에서 가장 흔했던 새 한 종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이었고, 이후 마사는 인간 활동으로 인한 종 멸종을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여행비둘기(Ectopistes migratorius)는 과거 북미에서 엄청난 규모의 무리를 이루며 서식했다. 개체 수는 수십억 마리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거대한 무리가 이동할 때면 하늘을 뒤덮을 정도였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19세기에는 하나의 무리에 22억 마리 이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 기록까지 남아 있다.
이처럼 흔했던 여행비둘기가 사라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세기 후반 들어 개체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했고, 그 배경에는 대규모 사냥과 서식지 감소가 있었다.
당시 여행비둘기는 식용과 상업적 목적으로 대량 포획됐다. 여기에 북미 지역의 산림 개발이 확대되면서 먹이를 구하고 번식할 수 있는 서식지도 줄어들었다. 특히 수많은 개체가 거대한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는 여행비둘기의 습성은 오히려 대규모 사냥에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개체 수 감소는 빠르게 진행됐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수없이 많은 개체가 관찰됐지만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야생에서는 사실상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마지막까지 남은 개체가 신시내티동물원에서 사육되던 마사였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에 따르면 마사와 함께 있던 수컷 여행비둘기 두 마리도 1910년까지 모두 죽었다. 이후 홀로 남은 마사는 1914년 9월 1일 우리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마사의 사체는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으로 옮겨져 표본으로 보존됐다. 관련 기록에는 마사가 1914년 9월 1일 오후 1시 신시내티동물원에서 29세의 나이로 죽었다고 적혀 있다.
여행비둘기의 멸종은 한때 풍부했던 생물종도 인간의 압력이 지속되면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수십억 마리에 달했던 개체 수가 불과 수십 년 사이 급감해 결국 단 한 마리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상징적이다.
미국 자연사박물관이 112년이 지난 지금 다시 마사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행비둘기가 사라진 과정은 과거의 멸종 기록에 그치지 않고, 서식지 훼손과 인간 활동이 생물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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