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 ‘2026 최고의 발명품’ 특집서 첫 폴더블폰 조명, 15년 기술 개발 결실
- 팀 쿡 이어 애플 이끌 존 터너스, AI 혁신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과제 직면
애플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존 터너스(John Ternus)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표지를 장식했다. 오랜 연구개발 끝에 선보인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iPhone Duo)'와 함께 애플이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타임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2026 최고의 발명품(Best Inventions of 2026)' 특집에서 터너스를 표지 인물로 선정하고, 애플의 신제품 개발 과정과 인공지능(AI) 전략, 글로벌 공급망, 미중 갈등, 아동 안전 등에 관한 인터뷰를 소개했다. 표지에는 '애플의 새로운 시대(Apple's New Era)'라는 제목이 실렸다.
이번 특집은 신제품의 기술적 성과뿐 아니라 스티브 잡스와 팀 쿡에 이어 애플을 이끌게 된 새로운 경영자의 비전에도 주목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애플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터너스가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를 함께 짚었다.
25년간 애플과 함께한 하드웨어 전문가, 새로운 수장이 되다
터너스는 2001년 애플에 입사해 25년 가까이 하드웨어 개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에 올랐고, 2021년부터는 수석부사장으로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애플의 주요 제품 개발을 총괄했다.
애플은 지난 4월 터너스를 차기 CEO로 선임했으며, 그는 9월 1일 공식 취임했다. 2011년부터 15년간 애플을 이끌었던 팀 쿡은 이사회 집행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경영진 교체는 애플이 또 다른 성장의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쿡이 글로벌 생산체계와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며 애플의 성장을 이끌었다면, 터너스에게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경영권 승계를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기술산업의 변화와 연결해 분석했다. 하드웨어 개발에 오랜 경험을 가진 터너스가 애플의 제품 경쟁력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가 중요한 관심사라는 것이다.
터너스는 지난 9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행사를 통해 CEO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요 제품을 공개했다. 이날 선보인 아이폰 듀오는 그의 경영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15년의 기다림 끝에 등장한 아이폰 듀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아이폰 듀오는 하루아침에 탄생한 제품이 아니다.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터너스는 폴더블 기기에 대한 연구가 2011년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당시 터너스는 엔지니어 5명과 함께 접을 수 있는 전자기기에 필요한 배터리와 회로기판 구조 등을 연구하며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후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먼저 출시했지만 애플은 시장 진입을 서두르지 않았다. 터너스는 초기 폴더블 제품들의 완성도에 만족하지 못했으며, 애플이 기대하는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구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개발 과정에서도 여러 기술적 선택을 놓고 고민이 이어졌다. 애플 제품디자인 담당 부사장 리처드 딘(Richard Dinh)에 따르면 경쟁 제품과 유사한 표면 소재를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터너스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개발을 강조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아이폰 듀오에는 특수 고분자 소재를 활용한 표면 기술과 100개 이상의 미세 정밀 부품으로 구성된 힌지 구조가 적용됐다. 특히 화면을 접었을 때 발생하는 주름을 최소화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미국 IT 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와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이를 경쟁사보다 빠르게 제품을 내놓기보다는 충분한 완성도를 확보한 뒤 시장에 진입하려는 애플의 전략으로 해석했다.
물론 늦은 시장 진입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한 경쟁사들을 상대로 애플이 얼마나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AI 경쟁 속 애플의 선택, 기술보다 사용자 경험에 집중
터너스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새로운 스마트폰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생성형 AI가 기술산업의 경쟁 구도를 빠르게 바꾸면서 애플 역시 새로운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오픈AI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이 AI 모델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가운데 애플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접근을 이어왔다.
애플은 지난 9월 미국에서 새롭게 개편한 음성비서 시리(Siri)를 출시하며 AI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새로운 서비스에는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기술을 활용한 AI 모델이 적용됐다.
경쟁사의 기술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애플의 자체 AI 경쟁력에 대한 의문도 나오지만, 터너스는 모든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애플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애플이 강조하는 부분은 개인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AI 서비스다. 이용자의 동의를 바탕으로 메시지와 이메일, 일정, 문서 등의 정보를 활용해 회의를 준비하거나 항공편을 확인하는 등 일상적인 업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개인정보 보호도 주요 원칙으로 제시됐다. 애플은 가능한 AI 연산을 기기 내부에서 처리하고, 더 복잡한 작업에는 자체 설계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rivate Cloud Compute)를 활용하고 있다.
타임은 이러한 전략이 AI 모델의 성능 경쟁 자체보다는 기술을 실제 생활에 얼마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부 AI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관리하면서도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서비스 품질을 확보하는 일은 앞으로도 중요한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미중 갈등과 반도체 공급망, 기술기업 경영의 또 다른 변수
애플의 미래를 결정할 요소는 기술 혁신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통상정책과 지정학적 갈등, 반도체 공급망의 변화도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타임에 따르면 최근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비용 상승과 공급 일정 지연 문제가 발생하면서 애플도 다양한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애플이 중국 기업의 메모리 반도체를 시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미국 상원의 초당적 의원들이 국가안보 위험을 이유로 우려를 제기했다.
터너스는 메모리 공급 제약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부품 확보를 위해 가능한 선택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 입장에서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공급처를 선택하는 일도 단순한 경영 판단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팀 쿡은 재임 기간 각국 정부와의 관계를 관리하며 관세와 규제 문제에 대응해 왔다. 터너스 역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쿡은 이사회 집행의장으로서 국제 정책 당국과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터너스가 기술과 제품 개발을 중심으로 경영을 이끄는 동안 쿡이 축적해 온 대외 협력 경험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동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 기술기업에 요구되는 책임
이번 타임 인터뷰에서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주제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디지털 기기 이용 문제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AI 서비스가 일상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청소년의 디지털 이용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기기를 만드는 기업에도 이용자 보호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애플은 지난 9월 부모가 자녀의 애플리케이션 접근과 이용 시간을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스크린 타임(Screen Time) 기능을 개편했다.
터너스는 자신 역시 자녀의 기기 사용을 관리하기 위해 기존 기능을 이용했지만 사용 과정에서 아쉬움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모들이 자녀의 디지털 이용을 보다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 제조기업의 역할이 성능과 디자인, 편의성을 높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AI 기술이 개인의 일상에 더욱 깊이 연결될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아동 안전은 기업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책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가정으로, 넓어지는 애플의 생태계
애플은 아이폰 듀오를 비롯한 새로운 하드웨어 개발과 함께 스마트홈 시장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애플이 터너스 체제에서 스마트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13일 AI 기반 스마트홈 허브 '홈뷰(HomeView)'를 공개했다. 가격은 299달러로, 새로운 홈팟 스피커와 함께 LG전자와 협력한 스마트 온도조절기, 보안 카메라, 도어록 등 연계 제품도 선보였다.
스마트홈은 이미 아마존과 구글 등이 경쟁하고 있는 시장이다. 애플은 아이폰과 맥, 애플워치 등 기존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가정에서도 자연스럽게 애플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 간 연결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스마트홈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기의 성능뿐 아니라 AI 서비스의 실용성과 다양한 제품 간 호환성이 중요하다.
애플이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넘어 가정용 기기와 AI 서비스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할 수 있을지도 앞으로 지켜볼 부분이다.
잡스와 쿡을 지나, 애플은 어떤 미래를 그릴까
애플은 그동안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경영자들을 통해 성장해 왔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비롯한 혁신적인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면, 팀 쿡은 글로벌 생산체계와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며 애플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제 터너스는 두 경영자가 남긴 기반 위에서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성장 방향을 찾아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9월 말 터너스가 조직 구조를 보다 간결하게 만들고 엔지니어와 최고경영진 사이의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의 봄·가을 중심 제품 출시 주기를 조정해 신제품을 더 자주 선보이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러한 구상은 아직 검토 단계로, 실제 시행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타임이 이번 특집에서 조명한 터너스의 경영 방향은 기술 경쟁에서 무조건 앞서기보다 애플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데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제품의 성공만으로 애플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AI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 개인정보 보호와 아동 안전 등 기술기업에 요구되는 과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25년간 애플의 제품 개발을 이끌어 온 엔지니어가 이제 세계적인 기술기업의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선보인 아이폰 듀오가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면, 앞으로의 성과는 그가 어떤 기술을 선택하고 이를 사람들의 삶에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BEST 뉴스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①] “내가 맡긴 돈은 어디로 갈까”…이상진 대표가 그리는 가치금융의 미래
[편집자 주] 세상의 변화는 익숙한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 우리 사회가 마주한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더 나은 해법을 찾기 위해 도전하는 사람들. ESG코리아뉴스는 기획 연재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만들어가는 인물들의 ... -
인류의 달 착륙 뒤에 있었던 여성 과학자…마거릿 해밀턴, 90세로 별세
▲ 인류의 달 착륙 뒤에 있었던 여성 과학자 마거릿 해밀턴의 생전 모습. [사진=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공식 X ]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주비행사들의 안전을 지킨 과학자가 있었다. 아폴로 11호의 비행 소프트웨어 ... -
애플 새 CEO 존 터너스, 타임지 표지 장식…‘아이폰 듀오’로 새로운 시대 연다
▲ 애플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존 터너스(John Ternus)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표지를 장식했다. [사진=TIME] 애플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존 터너스(John Ternus)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표지를 장식했다. 오랜 연구개발 끝에 선보인 첫 폴더블 스...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애플 새 CEO 존 터너스, 타임지 표지 장식…‘아이폰 듀오’로 새로운 시대 연다
애플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존 터너스(John Ternus)가 미국 시사주간지...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①] “내가 맡긴 돈은 어디로 갈까”…이상진 대표가 그리는 가치금융의 미래
[편집자 주] 세상의 변화는 익숙한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 -
인류의 달 착륙 뒤에 있었던 여성 과학자…마거릿 해밀턴, 90세로 별세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에는 보이지 ...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오피니언
more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㉑]곤충도시 예천, 기후위기 시대 생태환경과 곤충산업의 미래를 열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폭염과 집중호우, 생태계 교란... -
[진문(秦雯)의 인공지능 시대의 시각권력 ㉑] AI 시대, 디자인 수정의 숨은 비용
“배경을 조금 더 부드럽게 하고, 색도 바꿔 주세요. 다른 스타일도 한번 볼...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⑳] 치유산업, 농촌의 미래를 바꾸는 새로운 성장동력
현대사회에서 건강과 행복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㉝ CP 우수기업 인센티브 활용 전략: 혜택을 넘어 기업 가치 상승의 엔진으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등급평가에서 AA 이상의 우수 등급을 획득한...
기획 / 탐방
more +-
[ESG탐방] 농업 생산지가 관광 자원으로… 홋카이도 ‘패치워크 로드’와 ‘팜 토미타’가 보여준 농촌 경관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의 ‘패치워크 로드’와 나카후라노의 ‘팜 토미... -
[ESG탐방] 화산 지질이 만든 지하수의 흐름… 비에이 ‘시로가네 폭포’가 보여준 자연자산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의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는 화산 지질과 지하수가 ... -
[ESG탐방] 방재시설에서 관광자원으로... 자연과 함께 만들어진 홋카이도 비에이 ‘청의 호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에 위치한 청의 호수(아오이이케·青い池)는 처... -
[ESG탐방]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 지역 산업을 지속가능한 자산으로 연결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는 가구와 목공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홋카이도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