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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7차례 수술 견딘 붉은바다거북 ‘럭키’, 제주 바다로 돌아가다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10.1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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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폐그물에 얽혀 심각한 부상 입은 채 구조돼 7년간 치료와 재활 끝에 자연 복귀
  • 아쿠아플라넷 제주, 야생 적응 훈련 거쳐 구조됐던 성산읍 인근 광치기 해변서 방류
  • 멸종위기 해양보호생물의 생존과 회복이 보여준 생명 존중과 해양생태계 보전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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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간 7차례 수술 견딘 붉은바다거북 ‘럭키’, 제주 바다로 돌아가다 [사진=아쿠아플라넷 제주]

 

7년 전 제주 해안에서 그물에 얽혀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던 붉은바다거북 한 마리가 긴 치료와 재활을 마치고 다시 바다로 돌아갔다. 심각한 부상으로 7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끝내 살아남은 거북이의 이름은 ‘럭키(Lucky)’이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15일 오전 11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에서 붉은바다거북 럭키를 자연 방류했다고 밝혔다. 이날 럭키는 구조된 지 약 7년 2개월 만에 사람의 도움을 받던 보호시설을 떠나 스스로 바다를 향해 나아갔다.

 

럭키가 처음 발견된 것은 2019년 8월 27일이다. 당시 제주 성산읍 해안가에서 그물에 얽힌 채 발견된 럭키는 왼쪽 상완골이 노출되고 오른쪽 어깨 근육과 식도가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울 만큼 부상이 심각했지만 해양경찰의 구조 요청을 받은 아쿠아플라넷 제주가 구조에 나서면서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7년간 이어진 치료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혈관 파열에 따른 응급 수술을 시작으로 식도 손상 부위 봉합, 어깨 괴사조직과 염증 제거 등 모두 7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치료 도중 염증이 반복되고 상처가 재발하는 등 여러 차례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의료진은 정기적인 소독과 음압치료, 엑소좀 냉각치료 등을 병행하며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도왔다. 오랜 치료 끝에 럭키는 올해 2월 마지막 수술을 마쳤고, 부상 부위가 회복되면서 자연 복귀 가능성을 확인받았다.

 

지난 9월 29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방류 결정이 내려지면서 럭키의 바다 귀환도 본격적으로 준비됐다.

 

그러나 상처가 회복됐다고 곧바로 바다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장기간 보호시설에서 생활한 해양동물은 야생에서 먹이를 찾고 위험에 대응하는 능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럭키가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도록 접촉과 먹이 공급 신호를 최소화하는 한편, 깊은 수심에서의 유영과 잠수 능력, 주변 생물과 환경 변화에 대한 반응 등을 관찰하며 야생 적응 훈련을 진행했다.

 

방류 과정에서도 럭키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사람이 직접 바닷속에 풀어주는 대신 모래사장을 지나 스스로 바다로 이동하도록 유도했다. 방류 장소 역시 럭키가 처음 구조됐던 성산읍 해안가 인근 광치기 해변으로 정했다.

 

김기문 아쿠아플라넷 제주 관장은 “럭키의 귀환은 한 생명을 살린 것을 넘어 해양 보호의 중요성을 깊이 공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해양동물 전문구조 및 치료기관으로서 해양생물 구조와 치료, 환경 보호 활동 등 건강한 해양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붉은바다거북은 우리나라에서 자연 번식이 확인된 바다거북으로,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해양보호생물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I에도 등재돼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특히 이번 사례는 해양생물이 어구에 얽히거나 해양쓰레기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해양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한다. 럭키가 7년간의 치료 끝에 자연으로 돌아간 것은 개체 한 마리의 생존을 넘어, 부상당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해 본래 서식지로 돌려보내는 보전 활동의 의미를 보여준다.

 

아쿠아플라넷은 제주를 비롯해 여수, 일산, 광교 등 4개 사업장에서 해양생물 구조·치료와 보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2년부터 바다거북과 돌고래 등 11종 약 50개체의 해양생물을 구조했으며,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바다거북 인공번식을 통해 지난 10년간 약 300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7월에는 강릉 안목 해변 인근에서 선박 접촉으로 인한 부상이 확인된 남방큰돌고래 ‘안목이’의 구조에도 참여했다.

럭키는 다시 바다로 돌아갔지만, 해양생물이 마주하는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버려지거나 유실된 어구, 해양쓰레기, 선박과의 충돌 등은 바다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7년의 긴 시간을 견디고 다시 바다를 향한 럭키의 귀환은 한 생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노력의 결과이자, 인간과 해양생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되묻게 하는 사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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