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대한 분노 작전 다시 할 수도” 군사적 압박 속 이란에 협상 촉구
- 이란 “재공격 시 대응에 제한 없다” 경고, 국제유가 상승에 확전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작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중동 지역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다음 달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재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향후 미국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우리는 또 한 번 작은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현명하게 판단한다면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하며 군사적 압박과 함께 대화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장대한 분노’는 미국이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면서 시작한 군사작전의 명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작전을 다시 언급한 것은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도 이란 문제에 관해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 플로리다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신속하게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즉각적인 종결이 최선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완전히 제압할 것인지, 아니면 시간이 흐르면서 약화하도록 둘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수송 상황을 언급하면서는 미국이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은 미국이 군사적 우위를 바탕으로 이란을 압박하면서도 협상을 통한 해결 가능성은 남겨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추가 공격 시점이나 군사작전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다.
최근 발언의 변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11월 3일 중간선거 이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선거를 열흘가량 앞둔 시점에서 다시 군사작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선거 이후 미국의 대이란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움직임도 이러한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1일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양국 군이 이란에 대한 단기간의 집중 타격 작전을 염두에 두고 이라크 상공에서 전투기를 동원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중동 지역의 외교공관 인력도 조정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란의 미국인 대상 위협이 증가했다는 정보 판단에 따라 요르단과 레바논,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주재 대사관의 인력을 축소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일부 비필수 인력과 가족에 대한 출국 조치가 내려졌다.
미 당국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새로운 대이란 공격 계획과 직접 연결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중동 지역의 안보 상황이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 역시 미국의 추가 공격 가능성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3일 이란의 고위 안보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재공격에 대비해 걸프 해역의 해저 통신 케이블을 공격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한 당국자는 자국이 다시 공격받을 경우 대응에 더 이상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며 해저 케이블과 비밀 군사시설을 포함한 미군 관련 기지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저 케이블을 공격한 이후 복구 작업까지 방해해 통신 장애를 장기화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경고는 이란이 보복 대상을 군사시설뿐 아니라 통신과 디지털 기반시설로 확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걸프 지역에는 주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시설, 에너지 관련 기반시설이 밀집해 있어 실제 공격이 발생할 경우 지역 경제와 디지털 서비스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해저 케이블이 전 세계 국제 통신 대역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케이블 공격이 곧바로 전 세계 인터넷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걸프 지역의 금융거래와 통신 서비스에는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가디언도 22일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재공격에 대응해 걸프 지역 국가들의 석유시설과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관련 시설 등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은 국제 에너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3일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장중 배럴당 117.14달러까지 상승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117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며, 9월 초와 비교하면 약 20% 오른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세계 시장으로 이동하는 주요 해상 수송로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발생할 경우 원유와 가스 수송에 차질이 생기고, 해상 운임과 보험료가 오르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의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중동 정세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기업의 에너지 조달 비용과 생산비 부담이 늘어나고, 이는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2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파키스탄, 튀르키예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8개국 외무장관이 회동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을 비롯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과 중동 지역의 안보 상황 등이 논의됐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회의 후 참가국들이 이란에 대한 새로운 군사개입이나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가적인 군사행동은 중동의 긴장을 높이고 분쟁을 확대할 수 있는 만큼, 외교와 대화를 통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도 미국과 이란의 추가 충돌은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 등 국제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동 국가들과 유럽 주요국이 함께 군사적 충돌의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는 의미가 있다. 그동안 이란을 둘러싼 갈등에 서로 다른 입장을 보여온 국가들이 추가적인 전쟁을 막기 위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군사적 압박과 협상 가능성을 동시에 담고 있다. 추가 공격을 언급하며 이란에 강한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이란이 합의에 나선다면 군사적 충돌을 피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압박이 실제 협상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란 역시 재공격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강경한 태도가 예상치 못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는 향후 상황을 가늠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내 연료비 부담이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이후 어떤 대이란 정책을 선택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을 최종 결정했거나 구체적인 작전 일정을 확정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군사행동으로 이어질지, 이란과의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으로 작용할지는 앞으로의 외교·군사적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다시 격화할 경우 그 영향은 중동 지역에만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에너지 공급과 해상 물류, 디지털 기반시설의 안정성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양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BEST 뉴스
-
“미래에는 정말 하늘 나는 자동차가 있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로드스터 비행 장면 공개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6일 자신의 X 계정에 공중으로 떠오른 자동차 영상을 게시하며 “미래에는 정말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일론 머스크 X 계정 갈무리]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다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은 오랫동안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 -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새로운 형사사법체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주문했다.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경찰에 대해서는 외부 통제와 내부... -
농지 전수조사에 커진 불안…정부 “투기와 농촌의 현실 구분하겠다”
▲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지 전수 조사에 대한 팩트 체크. [사진=농림수산식품부]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농촌 현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상당수 농지가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고령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이웃... -
국산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첫 시험발사 성공…이 대통령 “신속한 개발·배치” 당부
▲ 국산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첫 시험발사 성공…이 대통령 “신속한 개발·배치” 당부 [사진=청와대]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가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추진체에서 분리된 활공비행체는 극초음속 환경에서 불규칙한 궤도 변경을 수행한 뒤 지정된 목표점에 ... -
서울연탄은행, 150여명 봉사자들과 겨울나기 첫 온기 나눔
▲ 연탄나눔 재개식에 참여한 봉사자들이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ESG코리아뉴스] 한 달 소득이 5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어르신이 겨울철 난방을 위해 매달 15만 원을 지출해야 한다면 어떨까. 소득의 30% 이상을 난방비로 사용해야 하는 셈이다. 도시가스가 공... -
이해민 AI미래기획수석 “정부 2년 차 AI 정책 기조 마련…보안 대책에도 집중”
▲ 이해민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행사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혜민 x] 이해민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취임 한 달여 만에 근황을 전하며 정부 2년 차 인공지능(AI)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주요 정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점검에 집중하고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애플 새 CEO 존 터너스, 타임지 표지 장식…‘아이폰 듀오’로 새로운 시대 연다
애플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존 터너스(John Ternus)가 미국 시사주간지...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①] “내가 맡긴 돈은 어디로 갈까”…이상진 대표가 그리는 가치금융의 미래
[편집자 주] 세상의 변화는 익숙한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 -
인류의 달 착륙 뒤에 있었던 여성 과학자…마거릿 해밀턴, 90세로 별세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에는 보이지 ...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오피니언
more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 ㉓] 상강(霜降)에 돌아보는 기후위기와 지속가능한 농업의 조건
서리가 내리는 상강,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계절 10월 23일은 ... -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③ 누군가의 가능성을 대신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
우리는 누군가를 돕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어려운 ... -
[이경미의 AI와 미래공간 ②] 자동화에서 자율성으로, 공간은 무엇이 달라지는가
귀가 전 스마트폰 앱으로 미리 냉방을 켜고, 외출 후 깜빡 잊고 켜 둔 거실 ... -
[AI 혁명, 인간 이후의 시대 ⑫] 기본소득과 사회 안전망 논의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시대가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질...
기획 / 탐방
more +-
[기계가 일하는 세상 ⑪] 배달하는 로봇, 도시를 누비다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을 기다리는 일은 현대인의 익숙한 일상이다. 오토바이... -
[ESG탐방] 농업 생산지가 관광 자원으로… 홋카이도 ‘패치워크 로드’와 ‘팜 토미타’가 보여준 농촌 경관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의 ‘패치워크 로드’와 나카후라노의 ‘팜 토미... -
[ESG탐방] 화산 지질이 만든 지하수의 흐름… 비에이 ‘시로가네 폭포’가 보여준 자연자산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의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는 화산 지질과 지하수가 ... -
[ESG탐방] 방재시설에서 관광자원으로... 자연과 함께 만들어진 홋카이도 비에이 ‘청의 호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에 위치한 청의 호수(아오이이케·青い池)는 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