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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헤스의 연설... 기회의 순간, 청정 에너지 시대의 가속화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5.07.2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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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 행동을 위한 중대한 전환점은 무엇인가?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의 ‘기회의 순간’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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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기후 행동에 대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기회의 순간: 새로운 에너지 시대의 강력한 추진력 [사진=유엔, 마크 가튼]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헤스는 전 세계 청중 앞에서 ‘청정에너지 시대의 가속화’라는 주제로 강력한 기후 연설을 발표했다. 연설의 핵심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기회’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가 단지 위협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여는 전환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이 기회를 통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모두가 체감하고 있는 갈등, 지정학적 분열, 기후 혼란, 불안정의 시대 속에서도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있으며 이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이 바로 청정에너지 혁신의 역사적 기회이며 이는 단순히 화석 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넘어서는 ‘가능성의 대이동’이라고 표현했다.


청정에너지 시대의 도래


사무총장은 화석 연료 시대의 퇴조와 청정에너지의 부상을 수치와 경제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2024년 한 해에만 청정에너지 부문에 약 2조 달러가 투자되었으며, 이는 화석 연료 투자보다 8천억 달러나 많은 수치다. 과거에는 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재생에너지 전환이 더딜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태양광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화석 연료보다 4배 비쌌지만, 현재는 오히려 41% 더 저렴하다. 해상풍력은 53% 저렴하며, 전 세계적으로 설치되는 새로운 에너지 용량의 90% 이상이 기존의 어떤 화석 연료 발전소보다 경제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경제의 패러다임 자체를 뒤흔드는 흐름이다.


경제적 기회, 고용, 사회 정의의 연결


청정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경제 성장의 중심이 되고 있다. 2023년 한 해에만 전 세계 GDP 성장의 10%가 청정에너지 부문에서 비롯되었고, 이 부문에서 창출된 일자리는 3,500만 개를 넘어섰다. 흥미롭게도 미국의 텍사스와 같은 전통적인 화석 연료 중심지마저 이제는 재생에너지의 선도 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는 특히 청정에너지가 단지 환경적 필요를 넘어 에너지 자립, 에너지 안보, 국가 주권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가격 급등은 화석 연료 의존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반면, 태양과 바람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는 금수조치나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자유롭고 거의 모든 나라가 자립 가능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메시지였다.


공정한 전환, 포용성과 정의의 원칙


구테헤스 사무총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에너지 전환은 이제 멈출 수 없지만 아직 충분히 빠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설치된 재생에너지 용량 중 80%가 OECD 국가와 중국에 집중되어 있고 아프리카는 단 1.5%에 불과하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접근의 불균형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 기회의 불평등을 의미한다.


그는 특히 소외된 계층, 예를 들어 여성, 청년, 원주민, 화석 연료 산업 근로자 등이 새로운 에너지 경제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교육과 재훈련, 사회적 보호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공급망의 핵심인 광물 자원이 오랜 식민적 개발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원의 착취가 아닌 정의로운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6대 전환 기회, 지금 행동할 때

 

사무총장은 청정 에너지 시대를 가속화하기 위해 우리가 지금 집중해야 할 여섯 가지 핵심 영역을 제시했다.


1. 국가 기후계획(NDC)의 혁신

새로운 기후 계획은 일관성과 확실성을 제공해야 하며, 모든 배출원을 포함하고, 1.5°C 목표에 부합하며, 에너지·기후·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통합해야 한다. 그는 G20 국가들이 앞장서서 2030년까지 에너지 효율을 두 배로, 재생 에너지 용량을 세 배로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2. 21세기형 에너지 인프라 구축

재생 에너지 생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를 연결할 송배전망과 저장 인프라는 뒤처지고 있다. 전력망 연결을 위한 투자가 필수이며, 디지털화, 지역 통합, 대규모 에너지 저장이 동반되어야 한다.


3. 지속 가능한 수요 대응

AI와 같은 기술의 확산은 막대한 전력을 요구한다. 구테헤스는 주요 테크 기업들에게 2030년까지 모든 데이터 센터에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지속 가능한 냉방, 난방,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4. 공정한 에너지 전환 실현

변화의 속도뿐 아니라, 누가 혜택을 받고, 누가 소외되는가도 중요하다. 그는 전환으로 인해 생계가 위협받는 계층에 대한 사회적 보장과 공정한 정책 설계를 강조했다.


5. 무역과 투자 규범의 재편

청정 에너지 기술은 일부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국제무역 체계를 현대화하고, 관세 장벽을 낮추며, 남남협력 강화와 불공정한 투자자-국가 분쟁 조항 개혁을 촉구했다.


6. 금융 시스템 개혁과 자본 유입 확대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태양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체 청정 에너지 투자에서 단 2%만 차지하고 있다. 사무총장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 확대와 함께, 다자개발은행의 대출 역량 강화, 부채 감면과 기후 부채 교환 도입, 신용평가기관의 기준 개혁을 촉구했다.


연설의 말미에서 그는 오늘날 청년들이 느끼는 ‘기후 절망감’에 대해 이야기하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진심 어린 언어로 전달했다. 그의 세대가 실패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지금 우리는 과학, 기술, 경제의 힘을 통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후 위기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며, 우리가 올바른 결정을 내린다면 더 지속 가능하고, 정의로우며,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그는 청년 세대야말로 이 변화를 이끌어갈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사무총장의 연설은 단지 경고나 위기의 나열이 아니었다. 그는 ‘기후 행동’을 더 이상 희생이나 비용의 문제로 보지 말고, 가장 큰 경제적 기회이자 정의를 실현하는 도구로 인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금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미래를 바꾸며, 이를 위한 모든 조건은 이미 갖춰져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인류의 미래를 움직이는 도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도구를 사용할 기회의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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