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머리를 감고 욕실에서 나오는데 숨을 쉬기가 곤란하다. 왜 이렇게 나날이 세제들은 독해지고 있는가? 뉴스에서는 매일 환경에 대한 극한의 경고가 나오고, ‘눈 폭탄, 비 폭탄, 50도가 넘어가는 극한의 온도, 지진, 허리케인, 코로나 등’ 수많은 경고가 나오는데도 말이다.
도대체 이렇게 독한 세제를 만드는 회사들은 인간과 자연에게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가! 온 세상의 환경을 담보로 자신들의 사익을 추구하면서 나날이, ‘쉽고, 빠르게’를 외치며 온갖 세제들을 만들어 내어 이 지구의 많은 생명을 죽이고 있다. 그들은 애당초 제품을 개발할 때부터 환경은 안중에도 없고, 홍수 같은 광고를 쏟아내며 끝없이 더 많은 세제를 양산해 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세제를 담아내는 통은 또 어떠한가! 플라스틱 통이 아닌 것이 없다. 펌프식으로 되어있는 샴푸 통이나 세제통은 분리배출도 어렵다. 복합소재로 만들어 비닐을 감싸놓은 세제 용기는 소비자가 분리배출하기 더 어려워진다. 제대로 하자면, 들러붙은 비닐도 다 뜯어내고, 스프링 철사 같은 것도 꺼내어 분리하고 재사용 가능한 소재끼리 묶어서 배출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정성스럽게 분리배출해도 수거할 때 과연 구분해서 가져가고 있는지는 또 의심스럽다. 가정내에서 페트병 분리를 열심히 해서 내놓았더니 수거업체에서 일반 플라스틱과 페트병을 섞어서 가져가는 영상이 공개돼 국민의 분노를 산 적이 있다.
그럼에도 '지구를 위해, 인류를 위해' 조금이라도 일회용품을 줄이고, 독한 세제를 덜 쓰려고 노력하는 소시민들이 있다.
그런데 규제하고 제어해야 할 환경부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기껏 정착되어 가고있는 일회용품 제한을 2년인가 유예하며 눈치를 보는가 싶더니, 완전히 없던 일로 만들어 버렸다.
“모처럼 정착되어 가고 있던 일회용품 규제 정책을 하루아침에 마음대로 파기해버린 환경부는, 차라리 ’환경파괴부‘가 아닌가? -성민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그 여파로 2023년 11월 21일, 전국에 있는 321개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환경부의 ‘1회용품 규제 철회’를 규탄하는 공동 행동을 진행했다. 작년 11월 7일 환경부는 슬그머니 종이컵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시키더니, 플라스틱 빨대 및 비닐봉투의 계도기간를 무기한 연장하며 사실상 ’1회용품 규제 철회‘를 발표했다.
이 일회용품들은 2022년 11월 24일 규제가 시행되었어야 했지만, 이미 1년 계도기간을 두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그 2주일을 앞두고 자신들의 마음대로 철회를 선언했다. 여기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안재훈 활동처장은,
“국민은 1회용품에 대해 누구나 할 것 없이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환경부가 국민들의 실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고 질타했다.
더욱이 기후위기를 해결할 골든 타임은 이제 5년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과학자들이 큰 우려를 하고 있는데, 환경부는 이런 시대착오적인 발상만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닷새들의 목구멍에 플라스틱 조각이 들어가고,
거북이의 코에는 빨대가 꽂히고 있는 이 절체절명의 시대에 말이다.
비닐봉지가 고래의 배를 채우고 바다사자의 목을 조르고 있으며,
우리나라 바다에서도 멸종위기 해양동물인 상괭이, 참돌고래, 남방큰돌고래,
긴수염고래, 붉은바다거북 등, 모든 개체의 몸에서 플라스틱이 나오고 있는데도 말이다."
-성민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이 날벼락 같은 환경부의 갑작스런 일회용품 규제 철회에 국민은 애당초 실행 의지가 있기나 했는지 믿을 수가 없다. 그린피스와 생명다양성재단 등에서는 이름만 환경부지 ’환경 파괴부‘라는 오명이 이미 우스갯 소리가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오랜 일회용품 규제 정책 덕분으로 개인컵, 개인물통, 장바구니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적응해가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세계의 추세에 역행하는 이런 시대착오적인 정책을 내어놓다니,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기후 악당‘ 국가로 나날이 세계인들의 지탄이 높아가고 있다. 이런 무책임한 환경부에 대해서 ’제로 웨이스트‘ 카페를 운영 중인 길현희 대표는,
“처음 건물 내부 금연 제도가 시행되었을 때도 큰 혼란이 있었지만
지금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의 의식은 빠르게 성숙해졌다.
규제가 잘 작동된다면 사람들은 충분히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산업이 무너지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책이 예측가능하고 일관적이야 하는데,
계속 소상공인을 핑계로 정부가 마음을 바꾼다면
정부의 말만 믿고 산업에 투자하던 다른 산업이 무너지고야 만다.”
며 이번 규제 철회는 소상공인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고 분노했다.
환경부는 그동안 일회용품을 줄여 쓰던 국민에게 크나큰 혼란을 주고 있다. 많은 단체와 가정에서도 환경을 위한 운동들이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 중이었다. 미래세대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일회용품과 세제 덜 쓰기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국민의 자발적 노력을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환경부가 어디에 있는가! 정부는 오랜 시간 친환경 제품들을 연구하던 회사들을 하루 아침에 도산하게 만들어 버렸다.
세제는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크나큰 폭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쓰는 쪽보다는, 만드는 쪽이 훨씬 원죄가 크지 않은가’.
필자는 오랫동안 세계오지 여행을 해오고 있다. 그런 오지에 가면 빨래줄에 빨래들이 펄럭이고 있는데, 그 옆을 지나가기가 곤란하다. 그 아름다운 산속 오지 마을에서도 세제 냄새와 비닐 태우는 냄새가 워낙 독하게 나기 때문이다. 어느 때는 미개해서 그러나 하는 생각까지 들 때도 있는데, 여하튼 저개발 국가일수록 세제 냄새가 더욱 독해지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 소위 문명인이라고 하는 선진국들에서도 갈수록 세제 냄새가 독해지기만 한다. 그러니 환경은 ‘나날이 더’ 심하게 죽어가고 있다.
아침나절에 경전철이라도 타면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은 더욱 고역이다. 그 좁다란 실내 안 바로 옆에서 독한 세제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멀리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다. 이것은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다수의 폭력이 되어 사람들의 건강권을 심하게 해친다고 볼 수 있다. 세제회사들은 모든 사람에게 ‘알게 모르게’ 환경에 대해 크나큰 ‘원죄’를 짓게 만들고 있다.
덧붙이는 글 I 자재自在
자재는 자유자재(自由自在)의 자재이다. “환경이 아프면, 내 몸도 아프다”라는 마음으로 30여 년 가까이 일체의 세제와 퐁퐁를 쓰지 않고, 일회용품과 비닐, 비누나 치약 등도 가능한 쓰지 않는다. 물수건이나 휴지 대신 손수건을 쓰고 겨울에는 내복을 입고 실내 온도를 낮춘다. 자가용은 없으며 가까운 곳은 자전거로 먼 곳은 대중교통으로 다니면서, 나의 화석 발자국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홍익대학교를 비롯한 몇 개의 대학에서 강의를 했으며, 한강 1,300리, 섬진강 530리, 한탄강, 금강, 임진강과 폐사지 등을 걸었으며, 우리나라 해안선만 따라 자전거로 80일 동안 5830km를 순례했다. 다시 세계가 궁금해져 5년 동안 ‘대상(隊商)들의 꿈의 도로’인 실크로드를 따라, 세계오지 배낭순례를 했다.
2000년 전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며, 해양 문학상, 전국 문화원 연합회 논문공모 우수상, 시흥 문학상 등 몇 개의 상을 받았다. 2020년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아지트갤러리‘국제 칼렌다 사진전’에 참여하였다. 2016년 ‘평화, 환경, 휴머니즘 국제 영상제’에 <초인종 속 딱새의 순산, 그 50일의 기록>이라는 작품으로, '환경부 장관 대상'을 수상했다. 평생 다양한 기관에서 무료봉사를 해오고 있으며, 연극에도 관심이 많아 십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또, 노원, 영등포 50+센터 등에서 2년여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내 마음에 안식처 서울역사여행’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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