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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그녀는 나의 영웅이었다”…美 노동·인권운동가 돌로레스 우에르타 96세로 별세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10.2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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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 농장노동자 권익 향상에 평생 헌신한 시민권 운동의 선구자, 28일 캘리포니아 자택서 타계
  • 오바마 대선 구호 ‘Yes, We Can’의 원형 만든 인물, 성차별과 성폭력의 아픔 속에서도 사회적 약자 위해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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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X에 “돌로레스 우에르타는 나의 영웅이었다(Dolores Huerta was a hero of mine)”라는 글을 올리며 고인의 삶과 업적을 기렸다. [사진=버락 오바마 X]

 

미국의 노동운동가이자 시민권 운동의 선구자인 돌로레스 우에르타(Dolores Huerta)가 28일(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주 농장노동자의 권리와 여성·소수자의 평등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그의 죽음에 미국 사회 각계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X에 “돌로레스 우에르타는 나의 영웅이었다(Dolores Huerta was a hero of mine)”라는 글을 올리며 고인의 삶과 업적을 기렸다.


우에르타는 1962년 세사르 차베스(Cesar Chavez)와 함께 전국농장노동자협회(National Farm Workers Association)를 공동 설립한 인물이다. 이 단체는 이후 미국 농장노동자연합(UFW)으로 발전하며 미국 농업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과 단체교섭권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미국의 농장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었으며, 상당수가 사회적·경제적으로 취약한 이주민이었다.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우에르타는 노동자들을 결집하고 파업과 불매운동, 교섭을 이끌며 변화를 만들어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시 사람들이 가난하고 힘없는 이주 농장노동자들을 어떻게 조직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우에르타는 실제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더 나은 삶을 요구하도록 도왔다고 회고했다.


우에르타는 1965년 시작된 델라노 포도 파업과 전국적인 포도 불매운동에 참여하며 농장노동자들의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이끌었다. 이러한 활동은 1975년 캘리포니아주가 농장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인정하는 농업노동관계법을 제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의 활동은 노동권에만 머물지 않았다. 여성의 권리와 이민자 보호, 인종적 평등, 정치적 참여 확대 등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운동을 지속했다. 2003년에는 돌로레스 우에르타 재단을 설립해 지역사회 조직화와 시민 참여를 지원했다.


우에르타는 미국 정치사에도 중요한 흔적을 남겼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을 상징했던 구호 ‘Yes, We Can(우리는 할 수 있다)’의 원형인 스페인어 ‘Sí, se puede’를 만든 인물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추모 글에서 이 구호가 자신에게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우에르타가 먼저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2년 대통령 재임 당시 우에르타에게 미국 최고 권위의 민간인 훈장인 대통령 자유훈장(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수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에르타의 삶은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노동운동 내부에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었으며, 올해 3월에는 오랜 동료이자 공동 창립자인 세사르 차베스로부터 1960년대 성폭력을 당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우에르타는 당시 노동운동의 성과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오랫동안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차베스는 1993년 사망했으며, 관련 의혹은 올해 언론의 탐사보도를 통해 다시 주목받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추모 글에서 우에르타가 자신이 속한 운동 내부의 성차별과 학대까지 견디면서도 소외된 공동체를 위한 투쟁을 이어갔다는 점을 언급했다.


우에르타는 생애 마지막까지 노동자와 이민자, 여성의 권리를 위한 활동을 이어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즈필드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부인 미셸 오바마와 함께 유가족을 비롯해 우에르타가 삶을 변화시킨 사람들, 그리고 그의 활동에서 영감을 얻은 모든 이들을 생각하고 있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우에르타가 남긴 ‘Sí, se puede’는 단순한 정치 구호를 넘어 사회적 약자들이 연대와 조직화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상징하는 말로 남았다. 그의 죽음은 미국 노동·시민권 운동의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알리는 동시에, 그가 평생 강조했던 노동의 존엄성과 평등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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