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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코칭 언어] ⑪ 대화는 달라졌는데, 왜 관계는 여전히 어려울까?

  • 강윤영
  • 입력 2026.10.2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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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운함을 말하지 못한 사람들이 관계를 떠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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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는 달라졌는데, 왜 관계는 여전히 어려울까? [사진=AI, 강윤영]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직장에서 동료와 협력하고, 가족과 일상을 나누며, 가까운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간다.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운다. 말을 조금 더 부드럽게 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내 생각과 다른 의견도 존중하려 노력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다. 예전보다 대화하는 방식은 분명 달라졌는데,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여전히 비슷하게 반복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어쩌면 우리는 상대와 대화하는 법은 배웠지만, 내 마음을 관계 안에서 꺼내는 법은 배우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서운함은 어떻게 침묵이 되는가


사람은 누구나 관계에서 크고 작은 기대를 품는다. 내가 상대를 배려한 만큼 나 역시 존중받고 싶고, 진심을 다한 만큼 그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이런 기대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존중받고 배려받고 싶은 마음은 건강한 관계를 이루는 자연스러운 욕구다.


문제는 그 기대가 채워지지 않았을 때 시작된다. 무심한 말 한마디에 서운함이 생기고, 내 노력이 당연하게 여겨진다고 느끼면서 마음이 조금씩 멀어진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그 순간 자신의 감정을 직접 표현하지 않는다.


'이런 것까지 굳이 말해야 할까?'

'말해 봐야 달라질 게 없을 텐데...'

'괜히 이야기했다가 관계만 더 불편해지는 건 아닐까?'


그렇게 말하지 못한 서운함은 침묵이 된다. 그리고 침묵이 길어지면 거리는 더 깊어진다. 상대는 그 이유를 모른 채 평소처럼 행동하지만, 한쪽에서는 이미 관계를 정리하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말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이유가 있다


감정을 말하지 않는 사람을 소극적이라거나 소통이 서툴다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과거에 어렵게 마음을 꺼냈다가 무시당하거나, 자신의 감정이 대수롭지 않게 취급된 경험이 있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갖는 것과 누군가의 마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다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이 말은 의견의 차이를 나타낸다.


하지만 "그게 뭐 그렇게 서운할 일이야?"라는 반응은 자신의 감정이 존중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남기기도 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마음을 표현하는 일 자체가 부담스러워진다. 말하지 않는 편이 덜 상처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특정한 관계에서 나를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관계에서도 같은 방식을 반복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침묵하는 사람에게 무조건 솔직하게 말하라고 요구하는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이 왜 말하기 어려워졌는지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관계를 떠나면 정말 마음이 편안해질까


서운함이 쌓인 관계에서 벗어나면 당장은 후련하다. 더 이상 불편한 상황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고, 상대의 말과 행동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외로움이나 아쉬움이 찾아오기도 한다. 


관계를 끝내면 당장의 불편함은 줄지만, 그 관계에서 원했던 이해와 존중까지 얻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복적으로 무시당하거나 존중받지 못하는 관계에서 거리를 두는 것은 자신을 지키는 건강한 선택이다.


다만 관계를 정리하기 전에 살펴볼 질문이 있다. 나는 이 관계를 정말 끝내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이 관계에서 느끼는 불편한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것일까?


이 질문은 관계를 무조건 유지하라는 뜻이 아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한 뒤 선택하도록 돕는 질문이다.


경청과 공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관계도 있다


많은 사람이 좋은 관계를 위해 경청과 공감을 배운다. 상대의 말을 끊지 않고 듣고, 다른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판단하기보다 질문하려 한다. 하지만 경청과 공감만으로 모든 관계가 좋아지지는 않는다.


관계에는 상대를 이해하는 능력만큼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내 불편함을 말하지 못한다면, 관계는 한쪽의 인내에 기대게 된다.


좋은 대화는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내 생각을 존중하며 전달하고, 서로 다른 입장을 조율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경청이 상대를 존중하는 언어라면, 자기표현은 나 자신을 존중하는 언어다.


두 가지가 함께할 때 관계는 조금 더 균형을 찾는다.


관계를 끊기 전에, 마음을 표현할 기회를 만들어 보자


서운함이 생겼을 때 반드시 상대를 설득하거나 잘못을 인정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안전하게 대화할 수 있는 관계라면, 내 마음을 한 번 표현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의 말이 불편했다면,


"왜 그렇게 말씀하세요?"라고 따지기보다


"그 말씀을 들었을 때 저는 조금 불편했어요. 어떤 의미로 말씀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서로의 역할이 불분명해 갈등이 생겼다면,


"왜 저한테만 일을 맡기세요?"라고 반응하기보다


"현재 맡은 업무에 부담이 있어서 역할을 조금 더 명확하게 조율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이런 표현은 상대를 탓하지 않으면서도 내 입장을 분명히 전한다. 물론 솔직하게 말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고, 여전히 같은 행동을 반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입장을 표현하고 상대의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은, 관계를 이어갈지 거리를 둘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반드시 변화시키는 일이 아니다. 내 마음을 표현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을 살리는 코칭 언어는 나에게도 필요하다


우리는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는 말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상대를 존중하는 질문을 고민하고,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을 익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작 내 마음을 지나치게 뒤로 미루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과 나의 감정을 존중하는 일은 서로 반대되는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두 가지가 함께 이루어질 때 더 건강한 관계가 가능해진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반복해서 서운함이 생긴다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서운한가?

상대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었는가?

그 기대와 불편함을 실제로 표현한 적이 있는가?

상대는 내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관계에서 내가 지켜야 할 기준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은 상대에게 책임을 돌리기 위한 것도, 모든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리기 위한 것도 아니다. 관계 속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을 발견하기 위한 질문이다.


사람을 살리는 언어는 언제나 타인을 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내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정직하게 표현하는 말 한마디가 나를 지키는 언어가 된다.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만큼, 나도 이해받을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

그리고 충분히 표현했음에도 존중받지 못한다면, 그 관계의 거리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


어쩌면 관계의 성장은 모든 사람과 잘 지내는 능력이 아니라,

타인을 존중하면서도 나를 잃지 않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인지 모른다.


*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코칭 언어]는 사람의 가능성을 대신 결정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질문과 언어를 기록합니다.

 


덧붙이는 글 ㅣ강윤영 (Kang Yoon Young)

 

'꿈글'로 활동하며 사람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설계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4년간 글쓰기와 북마케팅 활동을 이어오며 DID드림코칭센터 등 브랜드 및 프로젝트의 콘텐츠 기획과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독립출판 브랜드 ‘달별담’을 통해 글과 코칭을 기반으로 출판 프로젝트와 글쓰기 커뮤니티, 북살롱을 운영하며 개인의 서사가 삶과 브랜드로 확장되는 과정을 돕고 있다. ‘모든 존재는 소중하다’는 철학 아래 사람의 이야기가 존중받는 콘텐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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