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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마다 맞춤 제작하는 mRNA 암 백신, 임상 3상서 재발 위험 42% 감소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10.28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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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더나·머크, 흑색종 환자 1,137명 대상 임상시험서 기존 면역치료 대비 재발 없는 생존기간 개선 확인
  • 종양 유전자 분석해 개인별 백신 제작, 2027년 상용화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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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Moderna)와 제약회사 머크(Merck)는 공동 개발 중인 개인 맞춤형 암 치료제 '인티스메란 오토진(intismeran autogene)' 설명 그래픽. [사진=Shining Science x]

 

환자의 암세포에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개인별로 제작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암 백신이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기존 면역항암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 암의 재발이나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개인 맞춤형 암 치료 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Moderna)와 제약회사 머크(Merck)는 공동 개발 중인 개인 맞춤형 암 치료제 '인티스메란 오토진(intismeran autogene)'이 고위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에서 주요 평가 목표를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6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INTerpath-001'로 명명된 임상시험에는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2B기부터 4기까지의 흑색종 환자 1,137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환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눠 한쪽에는 개인 맞춤형 mRNA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함께 투여하고, 다른 집단에는 키트루다와 위약을 투여해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중앙값 24.6개월의 추적 관찰 결과, 두 치료제를 함께 사용한 환자군에서는 키트루다만 사용한 환자군보다 암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42% 낮았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이는 암이 재발하지 않은 상태로 생존하는 기간을 평가하는 '무재발 생존기간(Recurrence-Free Survival)'을 기준으로 한 결과다. 두 치료제를 함께 투여한 환자군의 무재발 생존율도 기존 치료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번 치료제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백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마다 서로 다른 백신을 제작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먼저 수술로 확보한 환자의 종양 조직에서 유전정보를 분석한다. 이후 정상 세포와 구별되는 암세포의 돌연변이를 찾아내고, 이로 인해 생성되는 특이한 단백질인 '신생항원(neoantigen)'을 표적으로 삼아 mRNA 치료제를 설계한다.


체내에 투여된 mRNA는 면역세포가 이러한 항원을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면역체계가 해당 항원을 가진 암세포를 찾아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함께 사용하는 키트루다는 암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을 회피하는 데 이용하는 PD-1 경로를 차단하는 면역항암제다. 개인 맞춤형 mRNA 치료제가 암세포의 특징을 면역체계에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면, 키트루다는 면역세포의 공격 기능이 억제되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두 치료법을 결합해 수술 이후 체내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한 암세포를 제거하고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연구의 목표다.


앞서 진행된 임상 2b상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모더나와 머크가 지난 6월 공개한 5년 추적 관찰 자료에 따르면, 병용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키트루다 단독 치료군보다 암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49% 낮았다. 원격 전이 또는 사망 위험 역시 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상 2b상과 임상 3상은 연구 대상과 규모, 추적 기간이 다르므로 두 수치를 직접 비교해 치료 효과가 증가하거나 감소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이번 성과를 개인 맞춤형 암 치료의 중요한 진전으로 소개하면서도 장기적인 생존 효과를 확인하려면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암 재발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효과를 보여주지만,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을 얼마나 늘리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또한 모든 환자가 동일한 치료 효과를 얻는 것은 아니며, 암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을 회피하거나 변화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안전성 역시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할 부분이다.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주요 이상반응으로는 피로감, 주사 부위 통증, 오한 등이 있으며, 면역항암제와 병용하는 만큼 면역 관련 부작용에 대한 관찰도 필요하다.


개인 맞춤형 백신의 생산 방식 또한 상용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환자별로 종양을 분석하고 치료제를 새롭게 제조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량생산 의약품보다 제작 과정이 복잡하다. 치료에 필요한 백신을 적절한 시기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체계와 비용 문제도 중요하다.


모더나와 머크는 이번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규제당국과 허가 신청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심사와 후속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2027년부터 환자들에게 치료제가 제공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구체적인 승인 시기와 실제 공급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흑색종 외에도 폐암과 신장암, 방광암 등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개인 맞춤형 mRNA 치료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널리 알려진 mRNA 기술이 감염병 예방을 넘어 암 치료 분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환자의 종양 유전정보를 활용해 치료제를 개별적으로 설계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표준화된 항암 치료와는 다른 접근법을 제시한다.


앞으로 장기 생존 효과와 안전성, 생산 비용 등이 충분히 검증된다면 개인 맞춤형 mRNA 치료제는 암 수술 이후 재발을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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