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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수능 건강관리 ②] 시험장에서 머리가 하얘진다면…불안 다스리는 방법은?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10.2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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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나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시험불안에 따른 신체 반응과 맞춤형 관리 강조
  • 4초 들이마시고 6초 내쉬는 호흡법, 모의고사부터 대처 습관 익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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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수험생케어클리닉 김윤나 교수 [사진=김윤나]


시험지를 펼쳤는데 첫 문제부터 막힌다. 분명 공부했던 내용인데 좀처럼 떠오르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은 더 조급해진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에 땀이 나면서 머릿속이 하얘지는 듯한 순간도 찾아온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라면 한 번쯤 걱정해 봤을 상황이다.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수험생들은 성적 관리에 집중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시험장에서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긴장과 불안에 대처하는 준비도 필요하다. 불안을 무조건 없애려 하기보다 긴장했을 때 나타나는 자신의 반응을 이해하고, 다시 문제 풀이에 집중하는 방법을 미리 익혀두는 것이다.

 

ESG코리아뉴스는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수험생케어클리닉 김윤나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 시험불안에 대처하고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건강관리 방법을 살펴봤다.

 

김 교수는 “긴장하지 말자고 생각해도 몸은 반응할 수 있다”며, “그럴 때 문제를 잠시 넘길지, 호흡을 가다듬을지 미리 정해두면 다시 시험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험불안, 마음뿐 아니라 몸의 반응도 살펴야


시험불안은 단순히 마음이 초조한 상태에 머물지 않는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속이 메스껍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걱정이 이어지는 등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이 반복되면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워지고 수면과 식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김 교수는 시험불안을 관리할 때 감정뿐 아니라 몸의 상태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의학에서는 불안을 줄이는 것과 함께 수면, 소화, 피로 등 전반적인 신체 상태를 살피고 개인에게 나타나는 증상에 맞춰 관리하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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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불안 관리에 활용하는 혈자리 위치 [자료=김윤나]

 

가슴 두근거림이 두드러지는 경우에는 양쪽 눈썹 사이에 있는 '인당' 부위를 부드럽게 지압하며 긴장을 완화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불안할 때 속이 울렁거리거나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면 식사 습관과 카페인 섭취량을 점검하고, 손목 안쪽의 '내관' 부위를 지압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내관은 손목 안쪽 가로주름에서 팔꿈치 방향으로 약 세 손가락 너비 위, 두 힘줄 사이에 위치한다. 다만 지압은 증상 완화를 돕기 위한 보조적인 방법이며,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수면 관리도 중요하다. 시험이 가까워졌다는 이유로 잠을 줄이거나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습관은 오히려 컨디션을 떨어뜨릴 수 있다. 공부를 마치는 시간과 아침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충분히 잘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다음 날 해야 할 일을 간단히 정리해 두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누워서 공부 계획을 계속 세우거나 입시 관련 영상을 보며 걱정을 키우는 행동은 줄이는 편이 좋다. 수능을 앞두고 일부러 수면을 제한하거나 극한의 피로를 견디는 훈련을 할 필요는 없다.

 

4초 들이마시고 6초 내쉬기…긴장 완화하는 호흡법

 

시험장에서 긴장이 높아졌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느린 호흡이 있다.

 

의자에 앉아 두 발을 바닥에 편안하게 두고 어깨와 턱의 힘을 뺀다. 한 손을 배에 가볍게 올린 뒤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코나 입으로 조금 더 길게 내쉰다. 이때 호흡의 길이를 억지로 늘리기보다 편안하게 숨을 내쉬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평소에는 틈틈이 느린 호흡을 10번씩만 연습해 보면 좋다”며, “4초 들이마시고 6초 내쉬되 숫자를 맞추느라 힘을 주지 말고, 불편하거나 어지러우면 평소 호흡으로 돌아오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호흡법은 시험 당일 처음 시도하기보다 평소 공부하거나 모의고사를 치를 때부터 익혀두는 것이 좋다. 긴장했을 때 어깨의 힘을 빼고 천천히 숨을 내쉰 뒤 다시 문제를 읽는 행동을 반복해 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데 시간을 쓰지 않는 것이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뒤 다시 문제로 돌아오는 과정을 익혀두면 시험 중 긴장하더라도 다음 행동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긴장으로 속이 불편하다면 카페인 섭취부터 점검

 

시험을 앞둔 수험생은 마시는 음료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카페인 음료를 마신 뒤 가슴 두근거림이 심해지는 학생이라면 평소 섭취량과 몸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긴장할 때 속이 더부룩한 수험생이 활용할 수 있는 음료로 진피차를 소개했다. 진피차는 말린 귤껍질을 우린 차로, 한의학에서 전통적으로 소화를 돕는 용도로 활용해 왔다.

 

귤껍질에는 헤스페리딘과 향 성분인 리모넨 등이 들어 있다. 헤스페리딘의 위장 운동 조절 작용은 동물 연구에서 보고됐다.

 

긴장할 때 따뜻한 차를 천천히 마시며 호흡을 가다듬는 방법은 잠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홍차나 녹차가 섞인 제품은 카페인이 들어 있을 수 있으므로 원재료를 확인해야 한다. 시험 당일 처음 마시는 음료보다는 평소 마셔보고 몸에 잘 맞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 좋다.

 

모의고사부터 실전 대처 연습…부모의 역할도 중요

 

시험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은 실제 시험과 비슷한 상황에서 연습할수록 익숙해질 수 있다. 모의고사를 볼 때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표시해 두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순서, 다시 돌아올 시점, 답안 작성에 필요한 시간을 미리 정해보는 것이다.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 문제를 읽는 행동까지 하나의 과정으로 연습할 수 있다. 시험 도중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평소 익힌 순서에 따라 대응하기 위한 준비다.

 

쉬는 시간의 활용도 중요하다. 앞선 교시에서 풀었던 문제의 정답을 맞춰보며 불안을 키우기보다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물을 조금 마시고, 다음 교시를 준비하는 순서를 정해두는 것이 좋다.

 

수험생을 지켜보는 부모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부모 역시 걱정이 커지기 쉽지만, 지나친 격려나 반복적인 성적 확인이 학생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부모가 '이번만 잘 보면 된다'는 말을 앞세우기보다 자녀가 무엇을 걱정하고 어떤 도움을 원하는지 먼저 듣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다른 학생과 성적을 비교하거나 공부량을 계속 확인하기보다 식사 시간을 맞춰주고 조용한 학습 환경을 마련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을 함께 찾아보는 것이다.

 

자녀의 수면과 식사 상태를 살피고, 힘든 점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불안이 심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식사, 등교, 공부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전문적인 진료를 고려해야 한다. 단순한 시험 긴장으로 넘기기보다 증상의 정도와 지속 기간을 살펴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기관에서는 문진과 심리검사, 필요한 경우 심박변이도(HRV) 검사 등을 통해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심박변이도 검사는 심장 박동 간격의 변화를 측정해 자율신경계 기능과 스트레스에 따른 신체 반응을 살피는 검사다. 진료 결과에 따라 호흡과 이완, 생활관리, 필요한 치료 등을 개인의 상태에 맞춰 적용할 수 있다. 가슴 통증이나 실신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신속한 의학적 평가가 필요하다.

 

수능을 앞둔 시기에는 지금까지 준비한 실력을 안정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시험장에서 긴장하지 않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긴장했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 미리 익혀두면 불안에 휩쓸리는 시간을 줄이고 다시 문제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시험불안을 관리하는 목적은 긴장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긴장 속에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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