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슈머의 등장
세계적으로 ESG바람이 불면서 소비시장의 흐름도 변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ESG경영을 실천하지 않는 기업은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선택받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특히 친환경 소비와 가치소비의 일환인 그린슈머가 대세다.
그린슈머란 자연을 의미하는 ‘그린(green)’과 소비자를 의미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린슈머는 녹색소비자로서 제품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려하고, 제품의 생산과 유통과정 또한 친환경적인지를 고려해 소비를 한다. 친환경적인 제품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소비를 하지만, 친환경에 위배되는 제품은 구매하지 않는다. 이러한 그린슈머의 범위는 점차 넓어져 비건이나 동물복지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린슈머의 대표적인 특징은 단순히 소비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치소비’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린슈머에게는 제품의 가격이 얼마인가보다는 제품이 주는 환경적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 즉, 그린슈머가 추구하는 ‘환경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린슈머의 이러한 신념과 가치가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많은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의 생산과 유통에 너도나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친환경 소비 시대의 친환경 기업
대표적인 친환경 브랜드로는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있다. 파타고니아는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e jacket)라는 카피라이팅으로 고객의 눈길을 끌었다.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친환경 제품을 생산해야 할 뿐만 아니라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를 살리자는 파타고니아의 사명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파타고니아는 매출액의 1%를 환경보호를 위해 투자하는 기업으로서 유기농 원료 사용, 재활용 원단 사용, 친환경 소재 활용 기술 개발 등의 다양한 친환경 실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2025년까지 100% 탄소중립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타고니아의 이러한 친환경적인 철학과 정책은 많은 소비자, 특히 MZ세대들의 가치소비와 맥이 닿아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가짜 친환경, ‘그린워싱’의 등장
그린슈머가 늘어나고, 그린슈머의 행동이 점차 확대되자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을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가짜 친환경, 즉 ‘그린워싱’의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린슈머 뿐만 아니라 많은 소비자들이 기후와 환경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과 탄소중립을 내세워 제대로 된 근거 없이 홍보에 열을 올렸다.
글로벌 소비재기업 P사는 샴푸통이 해양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통이 파란색으로 염색되어 있어 오히려 재활용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국내 화장품 기업 A사는 종이로 화장품 용기를 만들며 친환경 마케팅을 펼쳤다. 그러나 실상은 종이 용기 안에 플라스틱 통이 들어 있었다.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우려 불필요하게 종이까지 사용하면서 환경 파괴에 일조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을 기만했다. 또한 화장품 리필 매장을 운영하며 친환경 마케팅을 펼쳤지만 이 또한 그린워싱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었다. 리필 내용물을 담을 용기를 따로 판매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기업들의 가짜 친환경 마케팅은 전체 친환경에 대한 의심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캐나다의 친환경 컨설팅회사 테라초이스는 그린워싱의 7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1. 상충효과 감추기
2. 증거 불충분
3. 애매모호한 주장
4. 관련성 없는 주장
5. 거짓말
6. 허위 라벨
7. 다른 제품보다 환경적이라는 주장
기업은 소비자들의 친환경에 대한 불신을 소거하기 위해 이러한 그린워싱의 기준을 정확히 인지하고 자사의 생산이나 유통과정을 철저하게 검증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린슈머의 역할과 행동
기업이 ESG나 친환경이라는 말을 단순히 홍보나 마케팅으로만 여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그린슈머로서의 역할이나 행동을 충실히 해내는 것 또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비를 위해 중요하다.
그린슈머로서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일회용품 줄이기다. 일회용 대신 텀블러, 에코백, 개인 수저 등을 사용함으로써 친환경 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 기업은 이러한 그린슈머의 행동에 동참하기 위해 종이 빨대와 종이 포장재 사용, 생분해 가능한 봉투 사용 등의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
다음은 업사이클링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버려지는 것들을 재활용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더해서 새로운 제품으로 창조하는 것이다. 많은 그린슈머들이 생활 속 업사이클링 제품 만들기나 업사이클링 제품 구매 등을 통해 친환경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버려지는 것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만 그린슈머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린워싱을 구분하고 똑똑하게 그린슈머가 되기 위해서는 환경부에서 인증하는 친환경 마크를 확인해야 한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환경오염을 줄이고, 자원 절약의 방식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인증 마크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서 인증하는 대표적인 친환경 마크로는 환경표지제도, 환경성적표지제도, 탄소발자국 인증마크, 에너지절약마크, GR(Good Recycled)마크 등이 있다.
앞으로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는 더욱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다.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는 단순 재해를 넘어 경제적 위기로까지 이어진다.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이 절실하며,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 낼 그린슈머의 역할은 더욱더 중요하다. 앞으로 우리는 그린슈머로서 기업뿐 아니라 국가와 지구를 변화시키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I 장한별 (Jang Han Byeol)
장한별 칼럼니스트는 프로커뮤니케이션의 대표이자 『기적의 7초 고객 서비스』,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20』, 『내 인생은 도대체 왜 이럴까?』,의 저자다. 기업이나 공공기관, 병원, 단체,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고객만족경영, 고객커뮤니케이션, 고객경험관리 등 CS 전반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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