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 규제 대응 선박 기술 국제표준화… 국내 기업 해외 진출 여건 개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우리나라가 주도해 제안한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의 설치 및 운영 요구사항’이 국제표준화기구(국제표준화기구·ISO)의 국제표준 ISO 18962로 공식 제정·발간됐다고 26일 밝혔다.
ISO 18962는 컨테이너 또는 세미트레일러 형태로 선박에 탑재해 필요 시 교체·충전 후 재적재가 가능한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시스템의 설치, 고정, 운용 절차와 안전 시험 기준을 규정한다. 기존 고정형 배터리와 달리 운항 일정과 무관한 교체·충전이 가능하고, 선박 환경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강화되는 탄소배출 규제로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수요가 증가했으나,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없어 산업계는 선급(Classification Society)별 상이한 규정을 개별 적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국제표준 제정으로 글로벌 공통 기준이 마련되면서 관련 기술의 탑재·운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표준에는 다양한 운용 시나리오도 반영됐다. 선박 운항 중 남는 전력을 교체식 배터리에 저장해 풍력보조추진장치(WAPS)와 연계하거나 추진 보조 동력, 선내 서비스 전력으로 활용하는 경우를 고려했다. 이를 위해 진동·충격 보호, 방수(IPX5 이상), 화재 확산 방지 등 필수 안전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KRISO는 해양수산부, 전라남도, 목포시,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의 지원을 받아 국제표준화와 함께 관련 인프라 구축도 완료했다. 선박 탑재 전 육상에서 실제 운항 조건을 구현해 성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LBTS(Land Based Test Site)와, MW급 배터리·연료전지·무탄소연료 등 다양한 친환경 추진 시스템을 해상에서 실증하는 K-GTB(Korea Green-Ship Test Bed)가 포함된다.
KRISO는 2023년 ISO 선박설계분과위원회에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 워킹그룹을 신설한 바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교체식 배터리를 포함한 친환경 선박 기술의 설계 요건 국제표준화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표준 제정 프로젝트를 이끈 강희진 KRISO 친환경해양개발연구본부장은 “국가 간 표준 선점 경쟁 속에서 기술적 쟁점을 조율하고 ISO와 IEC 표준 간 연계성을 고려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표준화 추진과 국가기술표준원의 지원이 결합된 결과”라고 말했다.
홍기용 KRISO 소장은 “국내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정립돼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기술 연구개발과 국제표준화를 연계해 우리 기술의 시장 안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RISO는 1973년 설립된 조선해양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친환경·자율운항 선박, 해양에너지, 해양안전 등 분야의 원천기술 개발과 국제표준화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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