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
2026년 7월 7일부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이 시행되었다. 이번 개정안은 반복적이고 악의적인 조롱·희화화 게시물을 새로운 불법정보의 범주에 포함하고, 게시자뿐 아니라 이를 반복적으로 방치한 플랫폼에도 일정한 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허위조작정보와 혐오·차별 선동 정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대규모 플랫폼이 자체 운영 기준과 사실확인 절차를 마련하도록 한 것도 주요 내용이다. 제도의 목적은 온라인 공간에서 반복되어 온 2차 피해를 줄이고, 피해자의 인격권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는 데 있다.
그러나 법률이 시행되자 곧바로 또 다른 질문이 제기되었다.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호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국가는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은 충돌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 헌법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로운 의견 표현은 시민이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기반이다.
반면 표현의 자유가 언제나 무제한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에서는 특정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을 반복적으로 조롱하거나 희화화하는 게시물이 오랫동안 확산되어 왔다. 이러한 표현은 단순한 의견을 넘어 또 다른 피해를 만드는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결국 이번 법률은 표현의 자유 자체를 제한하기보다, 타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를 어떻게 규율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 속에서 등장한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자유는 누구에게나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 법률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찬성과 반대로 나누기 어렵다.
일부에서는 허위정보와 악성 게시물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평가한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정부나 플랫폼이 표현을 자의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한다.
두 주장 모두 자유를 말한다.
그러나 그 자유가 보호하려는 대상은 서로 다르다.
한쪽은 피해자가 다시 상처받지 않을 자유를 말하고, 다른 한쪽은 국가의 간섭 없이 의견을 표현할 자유를 말한다.
결국 충돌하는 것은 자유와 자유다.
청소년이 살아갈 디지털 사회의 기준
오늘날 청소년들은 학교보다 온라인 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댓글 하나, 짧은 영상 하나, 밈 하나가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에게 확산되는 시대다.
익명성은 표현을 쉽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책임은 더욱 흐려졌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장난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오래 남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자유는 현실과 분리된 또 하나의 세계가 아니다. 화면 속에서 이루어진 표현도 결국 현실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시민사회에서는 자유만큼 책임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자유를 지키는 것은 제한이 아니라 신뢰다
대한민국 헌법 제37조 제2항은 자유와 권리가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 제한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동시에 그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자유를 없애기 위한 규정이 아니라 자유와 다른 기본권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원칙이다.
물론 이번 법률 역시 운영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없는지 지속적인 감시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제도는 언제나 취지만큼이나 운영 방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유는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자유는 책임과 신뢰 위에서 지속될 때 더 오래 유지된다.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은 단순히 '말할 자유'만이 아니다.
누군가는 상처받지 않을 자유도 함께 지켜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갈 디지털 사회에서 자유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어야 할까. 그리고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한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어야 할까.
덧붙이는 글 | 유영록(Yu Yeong Rok)
하길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며, 사회·역사 문제를 중심으로 한 공공 의제와 교육 정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중학교 재학 시절에는 통일부 기자단으로 활동하며 한반도 평화와 분단 역사, 통일 담론을 청소년의 시각에서 취재하고 기록했다.
현재는 한국역사해설진흥원 소속 역사 해설사로 활동하며, 지역과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와 사회적 기억을 전달하는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한국 ESG위원회에서 거버넌스 청소년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청소년과 미래세대의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사회와 책임 있는 정책 결정 구조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와 연계한 봉사활동을 통해 배운 문제의식을 실천으로 연결하며, 공동체 속에서 사회적 책임을 나누는 경험을 꾸준히 쌓고 있다. 청소년을 단순한 정책 수혜자가 아닌 사회 변화의 주체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육·역사·공공 참여가 만나는 지점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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