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대한민국 공정 경제의 뼈대를 이루는 13개 공정거래 관련 법률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법은 한 번 제정되면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 환경이 변하면 규제도 그에 맞춰 진화한다. 최근 디지털 경제의 눈부신 발전과 소비자 권익 보호의 중요성이 강력하게 부각되면서, 대한민국의 공정거래법 역시 다양한 이슈와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기업의 실무자들과 경영진은 현재 시장의 룰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규제 당국의 칼끝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최근 공정거래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주요 트렌드와 법률적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디지털 플랫폼 규제의 강력한 드라이브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플랫폼 공정 경쟁 촉진법'의 추진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보다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 법안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연매출, 시장 점유율, 이용자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른바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지정하고 이들의 독점적 지위를 사전에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갑을 관계'의 디지털 확장: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기존의 오프라인 하도급이나 가맹사업에서의 갑을 관계 문제가 이제는 디지털 공간으로 옮겨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을 위한 다수의 법률안이 발의된 상태다. 이 법안들은 거대 플랫폼과 그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입점 업체 간의 고질적인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나아가 소비자의 보호를 한층 강화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셋째, 제도의 합리성 제고: 기업결합 심사제도 개선
새로운 규제가 강력하게 신설되는 한편,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일례로 2024년 8월 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기업결합 심사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M&A(인수합병) 과정이 보다 원활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 조치다.
"규제의 진화는 리스크의 진화다. 정체된 CP로는 막을 수 없다."
이러한 최신 동향이 기업의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담당자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과거의 오프라인 관행대로 짜여진 종이 형태의 CP(자율준수 프로그램) 매뉴얼이나 옛날 법조문을 나열한 윤리강령으로는 급변하는 플랫폼 시장의 새로운 리스크를 방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업은 자사가 속한 산업이 플랫폼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상인지, 혹은 입점 업체로서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위치인지를 신속히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외부 환경과 법률의 변화를 CP 시스템의 '위험성 평가' 지표에 즉각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규제가 진화하는 만큼, 기업의 준법경영 시스템과 모니터링 방식도 디지털 시대에 맞게 한 차원 더 진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덧붙이는 글 ㅣ 용석광 (Yong Seok Kwang)
세종대학교 경영학과에서 ESG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경영학적 통찰과 실무 전략으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는 ESG 및 준법경영 전문가이다. 현재 ESGi 대표이사이자 대학의 겸임교수와 학회 이사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다수 기업 및 공공기관의 자문위원으로서 윤리·인권 경영 체계 확립을 이끌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실무 현장의 핵심 지침을 담은 《Compliance 공정거래 CP&ISO 37301 실무가이드》, 《ESG와 윤리·준법경영.ZIP》, 그리고 《ESG 경영의 근간 컴플라이언스 솔루션.ZIP》 등이 있다. 저술 활동과 강연을 통해 기업들이 규범 준수를 넘어 지속가능한 경영 문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실천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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