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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그림 속에 숨은 ‘빈센트(Vincent)’…반 고흐 미술관이 던진 서명 찾기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6.09.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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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마다 달랐던 고흐의 서명, 성 대신 이름 ‘빈센트(Vincent)’ 사용
  • 색·위치도 그림의 일부처럼 선택, 반 고흐 미술관, 서명 연구 통해 작가의 의도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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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Van Gogh Museum)은 해바라기를 그린 반 고흐 작품 한점을 소개했다. [사진=Van Gogh Museum x]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에는 그의 이름이 어디에 숨어 있을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Van Gogh Museum)은 23일 오후 공식 X 계정에 해바라기를 그린 반 고흐 작품 한 점을 공개하며 관람객들에게 그림 속 작가의 서명을 찾아보라는 질문을 던졌다.


미술관은 “빈센트의 모든 서명이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며 “어떤 것은 대담해 놓치기 어렵지만, 어떤 것은 그림 속에 거의 완벽하게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빈센트가 작품 어디에 서명했는지 찾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 게시물은 반 고흐 미술관이 최근 진행한 반 고흐의 서명에 관한 연구와도 맞닿아 있다.


미술관이 2026년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반 고흐는 자신의 작품에 일관된 방식으로 서명하지 않았다. 서명의 위치와 색깔, 형태를 작품에 따라 달리했으며 때로는 서명이 그림 속 색채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배치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성인 ‘반 고흐(Van Gogh)’보다 이름인 ‘빈센트(Vincent)’를 주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반 고흐가 왜 자신의 이름만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배경이 거론된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역시 반 고흐가 사람들이 자신의 성을 발음하기 어려워한다는 이유로 작품에 ‘빈센트(Vincent)’라고 서명했다고 설명한다.


서명은 단순히 작품이 자신의 것임을 표시하는 수단에 그치지 않았다.


반 고흐 미술관의 연구에서는 서명의 위치와 색채가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아를에서 제작한 유명한 해바라기 정물화 가운데 네 작품에는 꽃병 위에 ‘빈센트(Vincent)’라는 서명이 들어가 있다. 작품마다 서명 색깔도 주변의 색채와 어울리도록 다르게 사용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서명이 작가의 정체성과 작품에 대한 소유 의식을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고흐에게 해바라기는 특별한 소재였다.


그는 1887년 파리에서 해바라기 정물화 여러 점을 그렸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반 고흐가 그해 늦여름 파리에서 네 점의 해바라기 정물화를 제작했다고 설명한다. 이후 프랑스 남부 아를로 옮겨간 고흐는 꽃병에 꽂힌 해바라기를 주제로 한 연작을 제작하며 이 소재를 자신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발전시켰다.


반 고흐와 해바라기의 관계는 작가 자신도 의식하고 있었다. 그는 1889년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른 화가들이 특정 꽃과 연결되는 것처럼 자신에게는 해바라기가 있다고 언급했다. 반 고흐 미술관은 이러한 기록과 작품의 서명을 통해 그가 해바라기를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소재로 인식했음을 설명한다.


반 고흐 미술관이 이번에 던진 ‘서명 찾기’는 한 화가가 작품에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남겼는지를 다시 살펴보게 한다.


눈에 잘 띄도록 이름을 적은 작품도 있지만, 때로는 붓질과 색채 사이에 자신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녹여 넣었다. 그림 한쪽에 남겨진 작은 ‘빈센트(Vincent)’ 역시 반 고흐에게는 작품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시각적 요소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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