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이 필요없는 목욕 (Bath Without Water) 그리고 레이디에게 한 잔 사주세요 (Buy a Lady a Drink)
#1 물이 필요없는 목욕 (Bath Without Water)
아프리카의 ‘림포포 (Limpopo)’라고 하는 조그마한 나라에 과학을 사랑하는 ‘루드윅 마리샌 (Ludwick Marishane)’이라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목욕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느 날 똑같이 목욕을 싫어하는 한 친구와 잡담을 하다가 기발한 영감을 얻었다. 친구는 "만약 목욕이나 샤워 없이도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누군가 그냥 피부에 바르면 목욕할 필요가 없는 걸 발명하면 좋겠어!" 라는 얘기를 한다.
그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마리샌은 물 없이 피부를 깨끗이 해주는 목욕 대체 로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는 여러 실험을 거쳐서 제품을 개발했고, 이를 "드라이배스(DryBath)"라고 명명했다. 친구와의 사소한 대화가 마리샌의 창의력을 자극했고, 결국 세계 최초의 목욕 대체 로션이라고 하는 획기적인 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피부에 바르기만 하면 되고 물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목욕을 하지 않고서도 세균을 제거하여 개인 위생을 더욱 간편하게 만들었다. 가난해서 대량 구매를 할 수 없는 빈곤 지역을 대상으로 필요할 때만 구입할 수 있도록 개별 포장된 형태로 판매를 했는데 의외로 부유한 교외 지역의 아이들조차도 드라이배스를 원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생명의 구원자이면서 부자에게는 편리함을 제공한 것이다.
전 세계에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수도가 없이 생활하고 있었으며, 그중 상당수가 바로 그의 고향인 아프리카에 있었다. 그의 발명은 깨끗한 물이 부족한 25억 명 이상의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물이 부족해서 절박한 도움이 필요한 지역 사회에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공했다.
2008년 당시 17세였던 그는 최연소 특허 출원자가 되었다. 또한 제품의 상업화를 위해 ‘헤드보이 인더스트리(HeadBoy Industries)’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구글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지능적인 젊은 인재 중 한 명으로 선정했으며, 기업가 조직(Entrepreneurs’ Organization)에서 세계 최고의 학생 기업가로 뽑혔다. 다양한 국제 회의와 포럼에서 연설하며 혁신, 기업가 정신, 그리고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통찰을 공유해 왔다.
# 2 레이디에게 한 잔 사주세요 (Buy a Lady a Drink)
벨기에에서 탄생한 프리미엄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 (Stella Artois)’는 "레이디에게 한 잔 사주세요 (Buy a Lady a Drink)" 캠페인을 실시했다. 하지만 그 한 잔이 맥주가 아니고 물이었다고 한다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물은 생명에 필수적이며, 맥주 양조에도 필요하고, 과음한 다음 날 아침에도 꼭 필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계에는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없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비영리 단체인 Water.org와 협력하여 이 캠페인을 실시했다. 할리우드 스타 ‘맷 데이먼 (Matt Damon)’이 공동 창립자인 Water.org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과 위생 시설을 경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단체이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특유의 챌리스(Chalice, 성배와 같은 전용 잔)가 트레이드 마크인데 이 캠페인을 위해서 세 명의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리미티드 에디션 디자인을 선보였다. 13달러의 멋진 리미티드 에디션 챌리스를 구매하면 세상의 어딘가에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어려움과 싸우고 있는 한 여성이 5년 동안 깨끗한 물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은 매일 가족을 위해 물을 길으러 다니는 데 총 2억 시간이나 소비하고 있다. 이 시간은 그들이 가족을 돌보고, 돈을 벌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스텔라 아르투아의 지원은 여성들이 물을 길으러 다니는 여정을 멈추고, 자신만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녀는 학교에 다시 갈 수도 있고,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으며,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이 캠페인을 통해서 22만 5천 개의 아트 챌리스를 판매하였고 80만 명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Water.org에 추가로 300만 달러를 기부하며 물 부족 위기를 끝내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보여주었다.
캠페인의 핵심 목표는 세계적인 물 부족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특히 깨끗한 물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강조했다. 상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물 부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기여했고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물 부족,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글로벌 위기
물 부족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심각하다. 스페인의 카타로니아는 가뭄으로 인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멕시코시티는 시전체의 90%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전례 없는 물 부족 사태를 겪었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잠비아는 국가적 재난을 경고했다. 이것은 모두다 2024년에 보도된 수자원 관련 뉴스의 일부에 불과하다. 수자원 위기는 한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온 세계가에 직면해 있는 글로벌한 문제이다.
20세기의 많은 전쟁은 석유 때문이었지만, 21세기의 전쟁은 물 때문에 벌어질 것이다라는 얘기도 과언은 아니다. 물을 대하고 관리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지구의 70%는 물로 덮여 있지만, 전 세계 담수의 단 3%만 우리가 접근할 수 있다. 나머지는 빙하로 얼어 있거나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오염은 매년 수백만 명의 사망 원인이 되며,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3억 명이 물 부족 국가에서 생활하고 있다. 매년 거의 100만 명이 물과 위생으로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하고 매년 5세 미만 아동 44만 6천 명이 설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전한 물과 위생 시설만 확보하면 크게 줄일 수 있는 문제들이다.
물 부족 해결,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앞에서 소개한 Water.org 등 국제적인 비영리 단체만이 아니라 많은 국가들도 지속가능한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스마트 워터 관리 시스템을 통해서 물 관리의 신뢰성, 안정성, 그리고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스펀지 시티(Sponge City)’ 프로젝트를 통해 강우량의 70%를 재활용하고, 습지를 도입하여 물 저장, 유속 조절, 정화 기능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지하수 재흡수를 촉진하며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홍수를 예방하는 등 중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적인 단체나 국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업 차원의 다양한 활동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고민과 더불어, 일반 소비자들의 물부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노력이 절실하다. 일반 소비자들의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변화를 실천하도록 교육하는 것이야말로 미래의 물 위기를 줄이는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두 가지 사례는 물 부족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드라이배스(DryBath)”와 같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사고, 창의적인 제품 개발 아이디어가 더욱 요구된다. "레이디에게 한 잔 사주세요(Buy a Lady a Drink)"캠페인처럼 기업과 브랜드 역시 물 부족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한다. 이러한 활동이 물 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경각심을 갖게 만드는 데는 충분한 역할을 한다.
대중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순간, 큰 변화가 시작된다. 작은 아이디어들이 모이면 점차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인 해결책이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해결책은 멀리서 찾는 것보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먼저 모색해야 한다.
양경렬(Yang Gyung Yeol)
나고야 상과대학 (NUCB) 마케팅 교수
BEST 뉴스
-
[윤재은 칼럼] 집은 늘어나는데, 왜 내 집은 더 멀어지는가?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택지 개발과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 등을 통해 주택공급을 최대한 신속하게 늘리겠다고 밝혔다. 총리실이 관련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대통령도 매주 보고받으며 구체적인 사업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④] 중소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대응, ESG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 중소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대응, ESG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사진=Ai] 최근 ESG는 대기업이나 상장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 대기업이 공급망 전체의 환경·인권·안전·윤리·탄소배출 관리 수준을 확인하면서 중소기업에도 ESG 대응이 실... -
[서정태의 ESG 현장클리닉③] 녹색인증과 녹색제품 인증, 정확히 구분해야 공공 조달 판로가 열린다.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서정태, Ai]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이 국가 산업정책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공공 조달 시장에서도 에너지 절감, 온실가스 감축, 자원순환 및 환경오염 저감 성능을 갖춘 제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⑯] 농지가 사라지면 식량안보도 무너진다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 농지가 사라지면 식량안보도 무너진다 [사진=Ai, 남재철] 식량안보가 국가안보의 핵심 의제로 부상하면서 농지는 더 이상 단순한 토지나 생산수단이 아니라 국가의 생존을 위한 전략자산으로 인식...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⑲] 찬 이슬이 알려주는 농업의 시간, 한로(寒露)와 기후변화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 찬 이슬이 알려주는 농업의 시간, 한로(寒露)와 기후변화 [사진=남재철, Ai] 24절기 가운데 열일곱 번째인 한로(寒露)가 다가왔다. ...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⑱] 추미애 도정 100일, 경기도의 미래전략은 어디에 있는가?
▲ 추미애 도정 100일, 경기도의 미래전략은 어디에 있는가? [사진=남재철, Ai] 인수위의 정책 구상이 도정의 실행전략으로 이어져야 지난 6월, 추미애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경기준비위원회)의 ‘에너지 순환경제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①] “내가 맡긴 돈은 어디로 갈까”…이상진 대표가 그리는 가치금융의 미래
[편집자 주] 세상의 변화는 익숙한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 -
인류의 달 착륙 뒤에 있었던 여성 과학자…마거릿 해밀턴, 90세로 별세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에는 보이지 ...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
UN 인권사무소, 말리 원주민 지도자 우무 디코 조명… “기후 정의와 원주민 권리 향상에 앞장”
유엔 인권사무소(UN Human Rights)가 7일 저녁 공식 X 계정을 통해 말리 출...
오피니언
more +-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② 불안의 시대,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만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 -
[이경미의 AI와 미래공간 ①] AI가 바꾸는 공간, 인간의 삶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인공지능(AI)과 함께 제안서를 작성하는 풍경은 이...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㉜ CP 우수기업 인센티브 체계와 과징금 감경 규정: 준법경영이 가져다주는 강력한 재무적·행정적 혜택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는 상징적 포상이... -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④] 중소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대응, ESG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최근 ESG는 대기업이나 상장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 대기...
기획 / 탐방
more +-
[ESG탐방] 농업 생산지가 관광 자원으로… 홋카이도 ‘패치워크 로드’와 ‘팜 토미타’가 보여준 농촌 경관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의 ‘패치워크 로드’와 나카후라노의 ‘팜 토미... -
[ESG탐방] 화산 지질이 만든 지하수의 흐름… 비에이 ‘시로가네 폭포’가 보여준 자연자산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의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는 화산 지질과 지하수가 ... -
[ESG탐방] 방재시설에서 관광자원으로... 자연과 함께 만들어진 홋카이도 비에이 ‘청의 호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에 위치한 청의 호수(아오이이케·青い池)는 처... -
[ESG탐방]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 지역 산업을 지속가능한 자산으로 연결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는 가구와 목공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홋카이도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