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어가는 바다, 전 세계에 걸친 부패의 그물을 고발한다
《ESG콘텐츠》는 ESG 가치 확산을 위한 정보 큐레이션 코너입니다. 국내외 ESG관련 콘텐츠를 통해 독자 여러분의 지속가능한 관점 확장에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좋은 콘텐츠는 더 나은 행동으로 연결된다'는 믿음 아래 ESG 가치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일상 속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 영감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편집자 주-
지금 이 순간, 눈에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다 속에서는 조용하지만 치명적인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해양 생태계의 붕괴와 해양 생물 다양성의 급격한 감소다. 바다는 지구 생명의 요람이며, 수천만 종의 생명체가 정교하게 연결된 생태계 속에서 공존해왔다. 그러나 인간의 상업적 어업 활동은 이 섬세한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해산물 뒤에는 상어나 돌고래, 바다거북처럼 보호종으로 지정된 해양 생물들의 희생이 숨어 있고, 트롤과 어망은 산호초와 해저 생태계를 통째로 파괴하고 있다. 이런 남획은 어류의 자연 재생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게 만들었고, 이미 일부 어종은 90% 이상 사라졌다.
이 위기는 단순한 환경 이슈가 아니다. 탄소를 흡수하고 기후를 조절하는 바다의 기능마저 약화되면, 기후위기는 훨씬 더 빠르게 악화될 것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씨스피라시』는 바로 이 숨겨진 현실을 고발하며, 우리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묻는다.
해양 생태계 붕괴의 실상
씨스피라시에서는 해양 쓰레기의 상당 부분이 어업 활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태평양 쓰레기 지대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의 약 46%는 폐어망과 어구로 확인된다. 유령 그물(버려졌지만 해양 생물을 계속 잡는 어망)과 부수어획, 남획 등은 바다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 부수어획(Bycatch): 어획 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다른 종이 포획되는 현상이다. WWF에 따르면 매년 수십억 마리의 어류, 수십만 마리의 해양 포유류와 바다거북이 부수어획으로 희생되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그물에 걸려 죽어가는 돌고래와 상어, 참치 거래 장면을 통해 이 실태를 보여준다.
- 남획(Overfishing): 어류 자원의 자연 회복 속도를 넘는 어획으로,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대형 어류의 약 90%가 이미 사라졌고, 전체 수산 자원의 3분의 1이 지속 불가능한 방식으로 채취되고 있다.
- 노동 착취 문제: 해산물 공급망에는 인권 침해와 강제 노동 문제가 병존한다. 다큐멘터리는 ‘피의 해산물(blood shrimp)’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해상 노동 환경의 열악함을 고발한다. 매년 약 2만4천 명의 어업 노동자가 업무 중 사망하고, 전 세계 47개국에서 강제노동이 보고된다.
지속 가능한 대안은 존재한다
하지만 완전한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소비자 책임을 넘어서, 구조적인 개혁과 정책 변화가 해양 위기 해결의 열쇠라고 강조한다. 다음은 주요 대안들이다.
- 지속 가능한 어업 (Sustainable Fishery): 해양생태계를 존중하며 어류의 자연 번식 속도에 맞춰 어획량을 조절하는 방식의 어업을 뜻한다. 즉, 무분별한 남획과 부수어획을 줄이고, 어류 자원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이런 어업 방식은 미래 세대에게도 어족 자원을 남기고, 어민들의 생활도 안정시킬 수 있다.
- 해양 보호구역 (Marine Protected Area, MPA): 특정 해역을 장기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지정하는 지역이다. 특히 ‘노테이크 존(No-take zone)’으로 지정된 해양 보호구역은 모든 어획 행위를 금지하여 멸종 위기 종과 서식지 파괴를 막는다. 보호구역 확대를 통해 생태계가 회복할 시간을 벌고, 건강한 개체군이 인접 지역까지 확산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
- 어업 보조금 개혁: 전 세계 정부는 매년 약 350억 달러를 어업 산업에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그런데 이 중 상당 부분이 연료비나 어선 증설처럼 어획 능력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데 쓰여 남획을 조장한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어업 보조금을 줄이고 그 대신 어업 관리를 위한 자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조금이 사라지면 산업 규모가 억제되고, 어족 자원도 회복할 기회를 얻는다.
소비자의 행동 변화도 중요하다
개인의 선택도 변화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산물 소비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확대하거나 일주일에 하루는 미트프리 데이(Meat-Free Day)를 실천하는 것도 의미 있는 행동이다. 해양보호 인증(MSC, ASC 등)을 받은 수산물을 선택하거나, 불법어획 및 멸종위기 어종의 소비를 피하는 것도 바다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플라스틱 빨대는 전체 해양 오염의 0.03%에 불과하지만, 일상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노력은 환경 복원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2048년, 물고기가 사라질 수 있다?
2006년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어획 방식이 계속될 경우, 2048년까지 상업적 어획이 가능한 어종이 대부분 사라질 수 있다. 해양 생물의 개체 수는 이미 지난 40년간 약 40%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류 감소는 해양 먹이사슬과 생태계 전반의 균형을 위협하며, 장기적으로 30억 명 이상의 인구가 식량과 생계에 직접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더불어 바다의 기후 조절 기능이 약화되면 지구 전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바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씨스피라시’는 바다의 위기를 경고하면서도, 우리가 선택을 통해 방향을 바꿀 수 있음을 말해준다. 바다는 지리적으로 멀리 있지만,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식품과 생활 습관, 평소 먹는 생선 한 점, 쓰레기 한 조각까지도 결국 해양과 연결되어 있다.
노적성해(露積成海)라는 고사성어처럼 이슬 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 우리 각자의 작은행동이 모이면 바다는 다시 풍요를 되찾을수있다. 회복의 기회는 아직 있다. 문제는 우리가 지금 어떻게 행동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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