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박물관에 전시된 코발트빛 유리병, 약 2천 년 전 로마시대 유물로 소개
- 유리 불기 기술 발달하며 향수·향유 등 담는 다양한 형태의 용기 제작
2천 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짙은 푸른빛과 유려한 곡선은 여전히 선명하다. 영국박물관에 전시된 로마시대 유리병이 고대 유리공예의 뛰어난 기술과 미적 감각을 보여주는 유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고학과 박물관 유물을 소개하는 앨리슨 피스크(Alison Fisk)는 2일 자신의 X 계정에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촬영한 푸른색 유리병 사진을 공개했다. 피스크는 이를 “고대 유리의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하며 약 2천 년 된 로마시대 유리 향수병이라고 소개했다.
사진 속 유리병은 강렬한 코발트블루 색상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둥글게 부풀어 오른 몸체에는 위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굴곡이 반복되고, 목 부분 양쪽에는 길고 가느다란 손잡이가 달려 있다. 위쪽으로 넓게 벌어진 입구와 좌우 대칭을 이루는 형태도 특징적이다. 빛이 유리를 통과하면서 짙은 청색과 밝은 푸른색이 겹쳐 보인다.
고대 로마에서 유리는 생활용기뿐 아니라 향수와 향유, 화장품 등을 보관하는 작은 용기를 만드는 데 널리 사용됐다. 영국박물관 소장자료에서도 서기 1세기 무렵 제작된 청색 유리 향수병을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은 이 같은 유물 가운데 상당수가 뜨거운 유리에 공기를 불어넣어 형태를 만드는 유리 불기 방식으로 제작됐다고 설명한다.
유리 불기 기술은 로마시대 유리 제작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보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용기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유리제품의 생산과 사용도 확대됐다. 향수와 향유를 보관하는 작은 병부터 일상에서 사용하는 여러 형태의 용기까지 제작됐으며, 색유리와 장식 기법을 활용한 제품도 등장했다.
영국박물관에는 당시 유리 제작 기술을 보여주는 다양한 로마시대 유물이 남아 있다. 이탈리아 쿠마에와 사르데냐 타로스 등에서 출토된 서기 1세기 청색 유리 향수병을 비롯해 향유를 보관했던 소형 유리병 등이 소장돼 있다.
다만 피스크가 공개한 사진만으로 해당 유물의 정확한 제작연도와 출토지역, 영국박물관 소장번호까지 특정하기는 어렵다. 피스크는 사진 속 유물을 약 2천 년 된 로마 유리 향수병으로 소개했으며, 영국박물관에는 실제로 이와 비슷한 시기의 로마 청색 유리 용기들이 다수 소장돼 있다.
로마의 유리제품은 단순히 오래된 생활용품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재료와 기술을 사용했는지,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담아 사용했는지를 통해 고대인의 생활문화와 제작기술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유리병은 2천 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오늘날에도 낯설지 않은 형태와 색감을 보여준다. 짙은 푸른빛과 반복되는 곡선, 균형 잡힌 손잡이와 몸체는 고대 로마의 유리 제작 기술과 미적 감각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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