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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만에 카자흐 초원에서 태어난 야생말…프르제발스키말의 귀환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09.2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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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알리비 재도입센터서 수컷 망아지 탄생, 이어 두 번째 새끼도 태어나
  • 야생서 사라졌던 프르제발스키말, 유럽 번식 거쳐 고향 초원으로, 생태계 복원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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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자흐스탄 알리비 재도입센터에서 태어난 프르제발스키말 새끼와 어미 테사. 카자흐스탄 초원에서 약 200년 만에 프르제발스키말의 새끼가 태어났다. [사진=UN Environment Programme X]

 

한때 야생에서 자취를 감췄던 프르제발스키말(Przewalski’s horse)이 약 200년 만에 카자흐스탄 초원에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켰다. 유럽 동물원에서 번식해 다시 원래 서식지로 돌아온 개체가 현지에서 새끼를 낳으면서 장기간 이어져 온 야생 복원 노력도 의미 있는 결실을 맺게 됐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8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세상에 온 것을 환영한다, 작은 망아지야”라는 글과 함께 어미 곁에 서 있는 프르제발스키말 새끼의 모습을 공개했다. UNEP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초원에서 이 종의 새끼가 태어난 것은 약 200년 만이다.


첫 번째 망아지는 지난 8월 22일 카자흐스탄 알리비 재도입센터(Alibi Reintroduction Centre)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 암말 ‘테사(Tessa)’가 낳은 수컷이다. 복원 사업을 이끌고 있는 알베르트 살렘가레예프는 이번 탄생에 대해 단순히 한 마리의 개체가 늘어난 것을 넘어 “카자흐스탄에서 새로운 세대가 시작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테사가 새끼를 낳은 지 8일 뒤에는 또 다른 암말 ‘움브라(Umbra)’가 두 번째 수컷 망아지를 출산했다. 두 망아지의 아버지는 수말 ‘조로(Zorro)’로, 아직 새끼들의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


프르제발스키말은 중앙아시아 초원을 터전으로 살아온 희귀 야생말이다. 야생화된 가축 말과 달리 오랫동안 가축화되지 않은 야생말 계통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늘날 남아 있는 대표적인 야생말로 꼽힌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사냥과 서식지 감소, 가축과의 먹이 경쟁 등이 겹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1969년 고비사막에서 마지막 야생 개체가 목격된 이후 자연 상태에서는 사실상 사라졌고, 이후 동물원에 남아 있던 개체들을 중심으로 번식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프르제발스키말이 다시 카자흐스탄 초원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장기간 진행된 생태계 복원사업이 있다. 카자흐스탄은 2005년부터 초원과 반사막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한 ‘알틴 달라 보전 이니셔티브(Altyn Dala Conservation Initiative)’를 추진해 왔다. 약 7만5000㎢에 이르는 지역을 대상으로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고 야생동물의 서식 기반을 회복하는 사업이다.


프르제발스키말의 재도입도 이 과정에서 추진됐다. 2024년부터 유럽 동물원에서 번식한 개체들이 카자흐스탄으로 옮겨졌으며 현재까지 모두 22마리가 현지에 도착했다. 이들은 알리비 재도입센터에서 카자흐스탄의 기후와 먹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단순히 야생말을 다시 데려오는 것만이 복원의 목적은 아니다. 프르제발스키말과 같은 대형 초식동물은 풀을 뜯으며 식생의 균형을 조절하고, 이동 과정에서 토양에 영향을 주며 초원 생태계의 순환에 관여한다. 배설물 역시 토양에 유기물과 영양분을 공급한다. UNEP는 이러한 활동이 초원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새로 태어난 두 망아지는 현재 다른 개체들과 함께 56㏊ 규모의 울타리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곳에서 어미를 따라다니며 물을 찾고 먹을 수 있는 식물을 구별하는 등 야생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행동을 익히게 된다. 보전 관계자들은 이들의 성장과 적응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계획이다.


적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무리는 내년 5월 울타리를 벗어나 야생으로 방사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은 2029년까지 프르제발스키말 개체 수를 40마리 규모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지속적인 도움 없이 스스로 번식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야생 개체군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약 200년 만에 카자흐스탄 초원에서 다시 태어난 망아지는 멸종 위기에 놓였던 한 종의 복원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의 동물원에서 명맥을 이어온 프르제발스키말이 다시 초원에서 태어나고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사라졌던 야생동물을 본래 서식지로 되돌리는 ‘재야생화(rewilding)’의 과정도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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