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고전적 영화 제목처럼,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이 이제 선로 위로 달린다. 올해 봄 첫 운행을 시작한 라 돌체 비타 오리엔트 익스프레스(La Dolce Vita Orient Express)는 이탈리아 최초의 자체 제작 럭셔리 열차로 1950~60년대 이탈리아의 화려한 문화와 디자인 감성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여행 수단이다.
이 열차는 이탈리아 기업 아르세날레(Arsenale S.p.A.)와 프랑스의 호텔 그룹 아코르(Accor), 오리엔트 익스프레스가 손잡고 선보였다.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이탈리아를 360도로 경험하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설명이 어울린다.
예술과 영화의 시대를 재현한 객차
출발지는 로마의 오스티엔세 역이다. 이 여행은 탑승 전부터 특별함은 시작된다. 승객은 20세기 초의 오리지널 모자이크 바닥과 재즈 연주가 흐르는 라운지에서 샴페인을 들며 여정을 준비한다. 기차에 오르면 1970~80년대의 이탈리아 Z1 객차를 복원해 만든 빈티지 열차가 기다린다. 인테리어는 밀라노의 디자인 스튜디오 디모레(Dimorestudio)가 맡아 펠리니 영화의 장면처럼 화려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완성했다.
객실은 스위트 18개, 디럭스룸 12개로 구성되어 있다. 나무 패널과 황동 장식이 어우러진 내부에는 더블 침대, 소파, 전용 욕실이 갖춰져 있고 세심하게 고른 가구와 조명 덕분에 ‘움직이는 부티크 호텔’이라는 별칭이 실감난다.
창밖으로 흐르는 이탈리아, 식탁 위의 예술
열차는 로마를 떠나 토스카나의 포도밭과 언덕 그리고 중세 도시를 지나며 한 폭의 엽서 같은 풍경을 펼쳐낸다.
식당차에서는 미슐랭 셰프 하인츠 베크(Heinz Beck)가 디자인한 코스 요리가 제공된다. 참치 카르파초를 곁들인 파파 알 포모도로, 사프란을 더한 방어 요리 등 지역 재료로 완성된 메뉴는 단순한 식사가 아닌 ‘이동 중의 미식 경험’에 가깝다.
승무원들은 문자 한 통으로 호출할 수 있을 만큼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라운지 바에서는 재즈 밴드의 연주가 흐르고 승객들은 서로의 여행담을 나눈다. 열차는 호텔보다 사교적이지만 동시에 영화 세트장처럼 비현실적이다.
가격 이상의 가치, ‘느림의 사치’
이 열차의 기본요금은 1인당 약 3,500유로(약 410만 원)부터 시작하며 1박 2일 코스로 토스카나, 시칠리아, 포르토피노 등 다양한 여정을 선택할 수 있다.
4일간의 골프 테마 여행은 12,000유로가 넘는다. 분명 높은 가격이지만 단순한 이동이 아닌 ‘머무는 여행’을 경험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다른 럭셔리 여행과 구분된다.
다만 완벽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 철도 노선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엔진 교체나 일시 정차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요소들이 이탈리아의 일상적인 숨결을 느끼게 해준다는 평가도 있다.
여행의 끝, 현실로의 귀환
밤이 깊어 기차가 잠시 멈춰설 때면 기관차의 진동이 여행이 여전히 ‘현실’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아침이 오면 따뜻한 커피와 빵이 객실로 들어오고 창밖엔 다시 이탈리아의 아침 햇살이 번진다.
여정은 출발지였던 로마 라운지에서 마무리된다. 승객들은 마지막 에스프레소를 들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라 돌체 비타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단순히 한 나라를 가로지르는 이동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이탈리아의 시간, 미식, 예술, 그리고 ‘달콤한 인생’이라는 철학을 한 선로 위에 올린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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