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 기관 참여한 정보 공유 및 실무자간 협업 시스템으로 논스톱 아동보호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반영해 지난 2016년 선포된 우리나라 ‘아동권리헌장’은 마땅히 보장해야 할 기본적인 아동의 권리를 9개 조항으로 나열한다. 그 중 1조는 ‘아동은 생명을 존중받아야 하며 부모와 가족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이며, 2조는 ‘아동은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 폭력과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이다. 안전한 환경에서 학대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동에게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수원특례시는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를 운영해 학대로 고통받는 아동을 구조하는데 집중한다. 나아가 다양한 공공기관과 민간 자원이 한 데 힘을 모아 아동학대사건 현장의 최일선에서 빠르고 정확한 판단으로 아동과 가정을 보호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발빠른 대응으로 학대아동을 지킨다
열한살 A양은 방임된 아동이었다. 부모가 이혼한 뒤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지만 거의 매일 혼자 지냈다. 아버지는 경제활동을 이유로 주말에만 집에 왔고, 캄캄한 밤에도 홀로 집을 지키기 일쑤였다. 결국 지난해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수원시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A양을 지속적으로 찾아가고 서비스를 연계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담당자들로부터 재신고가 이어져 학대아동 쉼터 입소를 권유할 때마다 A양은 집에 있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가끔 찾아오는 엄마를 기다리는 듯했다.
결국 지난 7월,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 담당 공무원들의 직접 신고로 담당자들이 동행 출동했다. 법원으로부터 ‘피해아동보호명령’까지 받는 등 적극적인 조치도 취했다.
방학이 되면 하루종일 혼자 있게 될 A양을 걱정한 담임 교사와 아동보호전문기관 및 담당 공무원 등이 함께 마주 앉아 긴 시간 설득에 나섰다. 하루만 쉼터에서 지내자는 제안에 드디어 A양이 고개를 끄덕였다.
A양은 분리 조치 후 현재까지 수 개월간 쉼터에서 지내고 있다. 공동생활에 적응해 보호자가 제공하는 따뜻한 식사와 포근한 잠자리를 누리며 등교학습지원 등의 조치로 쉼터에서 가까운 학교를 다닌다. 공동대응센터 중심으로 수차례 사례판단 회의가 진행돼 아동안전망 등 필요한 사례관리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A양 사건을 조사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은 “공동대응센터가 유기적으로 기능하면서 피해아동을 방임 상황에서 가까스로 분리할 수 있었던 사례”라며 “대답도 잘 하지 않고 항상 위축돼 있던 아동의 모습도 많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정확한 판단으로 위기가정을 지킨다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는 다양한 기관들의 유기적인 협조로 신속한 대응은 물론 정확하게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5월 학교에서 최초 신고를 했던 B양(16)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날씨가 따뜻해지는데도 두껍고 헐렁한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교사가 B양과 상담을 하다가 상처를 발견,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를 통해 관계 공무원,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공유되며 모든 기관이 즉각적으로 공동 대응에 나섰다.
특히 B양은 병원을 연계하느라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아동학대 전담 의료기관에서 체계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의료적 자문과 치료가 적절히 이뤄지고,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에 소속된 담당자들이 학교와 병원 등으로 동시 출동해 분리 조치도 빠르게 진행됐다. 덕분에 B양은 4주간 쉼터에서 생활하며 아동에게 맞는 치료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공동대응센터는 다양한 기관이 참여하는 사례판단 회의를 열어 아동학대 여부를 판정했다. 경찰과 전담 공무원, 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자, 교육기관 등의 의견을 종합해 부모로부터 학대를 인정하지 않고 상처도 스스로 낸 것이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후 B양에게는 아동의 보호는 물론 위험에 처한 가정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가 제공됐다. 가정으로 복귀한 B양에게 청소년안전망을 연계해 심리치료 등을 지원하고, 거주하는 동 행정복지센터도 사례관리에 참여해 지속적으로 가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수원시 아동학대조사 전담 공무원은 “공동대응센터에서 여러 관련 기관 담당자들과 함께 신고에 대한 신속한 대응은 물론 다양한 입장과 상황을 반영,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동학대 대응의 중심,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
학대 아동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의 중심에는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가 존재한다. 지난 5월2일 경기도 최초로 설치된 공동대응센터는 수원지역 아동학대 대응 관련 기관들이 함께 모여 아동 학대 사건 초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에는 총 6개 기관이 참여한다. 수원시청, 경찰서(남부, 중부, 서부), 수원교육지원청, 아동보호전문기관, 동수원병원, 화홍병원 등이다. 수원시가 운영을 총괄하고, 112 신고로 학대 신고를 최초 접수하게 되는 3개 경찰서가 자료를 공유하며 출동 시 동행한다. 전담병원은 응급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사례관리를 담당하고, 수원교육지원청이 아동 안전망과 모니터링에 힘을 보탠다.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의 시초는 지난 2020년 9월 구성된 ‘수원시 아동학대 대응 정보연계협의체’다. 당시 수원시와 지역 내 3개 경찰서, 수원교육지원청, 수원아동보호전문기관 지역 내 협력기관들이 협의체를 구성했다. 각 기관에 분산된 아동학대 관련 정보를 조합하고 상황을 공유해 적기에 개입하는 체계를 갖춘 것이다.
이후 수원시는 아동학대조사를 전담하는 아동보호팀을 신설해 아동학대 발생 시 피해아동 보호와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공동대응센터 설치와 운영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아동학대 전담 의료기관이 지정되면서 공동대응센터 설치가 급물살을 탔다.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은 치료가 필요한 학대 피해아동에게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지원한다. 의사의 소견서 발급 등 복잡한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협조해 신고 이후 필요한 의료 서비스가 원활하게 지원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공동대응센터 효과 UP, 벤치마킹 잇따라
수원시 공동대응센터는 독립된 사무실을 갖추고 참여 기관의 아동학대 담당자들이 합동 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경찰관, 아동보호 전담요원, 상담원 등이 함께 모여 있는 구조다. 다수의 기관이 한 사무실에서 공동 근무하는 방식의 아동학대 대응 시스템은 전국에서 수원시가 유일하다.
다양한 기관의 실무자들이 함께 근무하면서 아동학대 대응의 시너지효과가 높아졌다. 신고 접수와 출동 및 조사, 즉각 분리 등의 조치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 의료기관의 참여는 복잡했던 의료비 문제 등을 처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지난 5월 개소한 후 공동대응센터는 90여건의 신고에 합동 출동했고, 60회에 달하는 합동 사례 판단회의를 열어 500여건의 사례에 대한 학대 여부를 판단했다. 활발하고 원활한 정보공유는 다각적인 입장과 의견을 종합한 판정으로 이어졌다. 수원시의 학대 판정률은 60% 수준이다.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 운영과 전담의료기관 운영 등 선제적인 대응으로 수원시는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 월평균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지난해 95건에서 올해 67건으로 30%가량 줄었다.
벤치마킹도 잇따랐다. 경기도와 울산광역시 남구, 부천시 등이 공동대응센터를 직접 방문해 운영 방식과 대응 절차 등을 살펴보며 수원시의 아동학대 대응 시스템을 참고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지역의 다양한 기관들이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를 중심으로 아동학대 사건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아동학대 대응 뿐만 아니라 모든 아동이 안전한 ‘아동친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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