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변화가 불러올 해류 붕괴, 인류를 향한 파국의 경고
기후 변화가 지구 곳곳에 이상 기후와 자연재해를 야기하는 가운데 해양 과학자들이 또 하나의 중대한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대서양의 심층 해류 순환 시스템인 AMOC(대서양 경도 역전 순환)가 빠르면 2030년대 후반 늦어도 2060년대 중반 안에 붕괴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는 전 지구적 기후 시스템에 커다란 균열을 불러올 재앙적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AMOC는 남반구의 따뜻한 해수를 북대서양으로 운반하고, 차가운 물은 다시 남쪽으로 흐르게 하는 지구의 열 수송 시스템이다. 일종의 해양 ‘컨베이어 벨트’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세계 곳곳의 기후를 조절하며 해양 생태계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급격히 증가한 온실가스 배출은 해수 온도를 끌어올리고 극지방의 빙하를 녹여 담수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해수의 염분 농도를 낮추고 밀도를 떨어뜨려 AMOC의 원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연구팀은 고해상도 모델링을 통해 AMOC의 붕괴 가능성을 수치로 제시했다. 이들은 남대서양의 특정 지점을 기준으로 해수 온도와 염분 변화를 분석해 AMOC가 현재 빠른 속도로 임계점에 접근하고 있으며, 2050년 전후로 완전한 붕괴가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했다.
AMOC의 붕괴는 북극의 냉기를 남쪽으로 끌어내리면서 유럽 전역과 북미 일부 지역의 평균 기온을 급강하시키고 열대 지역의 기후 패턴까지 전복시킬 수 있다. 실제로 아마존의 건기와 우기가 뒤바뀌는 등 생태계의 균형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제시되었다. 이와 함께 북동부 미국 해안의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2022년 사이 발생한 해안 홍수의 절반가량이 AMOC의 약화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이번에 확인되었다.
과학자들은 AMOC가 해수면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밀도가 낮아진 해수는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면서 해수면을 높이고, 멕시코 만류의 변화는 물이 해안 방향으로 되돌아오게 하여 해안 지역의 홍수 위험을 높인다. 또한, 해수면 상승은 해수의 밀도를 더욱 낮추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해수가 따뜻해지고 담수 유입이 증가하면 해수의 염분과 밀도가 감소하고, 이는 대규모 해양 순환의 약화를 가속화하며 산소와 영양분의 수직 혼합을 방해한다. 그 결과 해양 생태계는 물론 어업, 해양 생물 다양성, 해양 탄소 흡수 능력까지 위협받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물리적 재해에 그치지 않는다. 농업, 수자원, 생물 다양성, 그리고 해안 기반 시설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영향을 야기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AMOC의 변화가 미래 해안 홍수를 예측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조석계 데이터와 해양 모델을 결합해 향후 3년 이내의 홍수 발생 가능성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했으며, 이러한 예측 시스템은 재해 대비와 해안 도시 계획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연구자들은 여전히 일부 변수, 특히 그린란드 빙하의 녹는 속도나 담수 유입량 등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이는 오히려 붕괴 시점이 예상보다 더 앞당겨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해양학자 슈테판 라흐스토르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는 단순히 가능성을 논의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언제 일어날지를 두고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 정도 규모의 재앙을 생각하면 10%의 위험도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까지 다섯 편 이상의 연구가 이번 세기, 특히 중반 이전에 AMOC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 변화가 가져오는 복합적인 영향 속에서 AMOC의 붕괴는 단일 사건 이상의 파급력을 지닌다. 이 해류 시스템은 인류가 기대는 기후 안정성의 축 중 하나였으며, 그 균열은 우리가 알던 지구의 일상을 바꾸어놓을 것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AMOC가 무너지기 전에 인류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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