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적 가치에서 투자 가치까지, 단색화의 진화
2017년 이후 한동안 미술시장의 정체기를 보냈던 시기에 국내 미술시장에서는 단색화(모노크롬)의 거래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단색화 작품을 구입하려는 신규 수요가 계속 늘었고, 국내외 주요 아트페어나 미술관을 통해 단색화 작가들이 꾸준히 소개됐다. 이 시기에 서울옥션, K옥션 등 국내 주요 경매사들의 사이트에서 이벤트를 통해 소개되는 작품 중 단색화가 차지하는 비중만 체크해 봐도 알 수 있다.
2021년~2023년, 다시 국내 미술시장이 붐을 이끌며 가장 먼저 큰 폭의 가격 상승을 보인 작품은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김창열, 윤형근, 하종현 같은 단색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이 시기는 단색화와 더불어 시장에서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저평가된 예술작품들을 찾아 구입하려는 컬렉터들로 미술시장이 활기를 띠었다.
최근 국내 미술시장은 다른 경제 여건과 같이 불황을 맞고 있다. 지난 4월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카이(KAAAI)가 발표한 올해 1분기 국내외 미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옥션, K옥션 등 국내 미술경매시장 낙찰총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급감하였다.
한편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 2월 발표한 ‘2024년 미술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위 10개 경매사가 진행한 미술품 경매에서 10억 원 이상 낙찰총액을 기록한 작가 중 낙찰총액 기준 1위는 김환기(73억), 3위는 이우환(56억), 4위는 이배(54억), 5위는 김창열(51억), 6위는 윤형근(43억), 7위는 박서보(35억) 등 단색화 유명 작가들이 주류를 차지하였다.
거래 및 낙찰 수수료가 주된 수입원인 경매회사에서는 높은 낙찰가율과 낙찰총액이 수익을 결정짓기 때문에 미술시장에서 수요가 많거나 컬렉터층이 두터운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경매 출품 목록을 구성한다.
시장 불황기, 지금이 성공적 단색화 컬렉션 기회
국내 미술시장에서 단색화 작품에 대한 시장 평가는 호황기와 비교하여 보합을 유지하며 바닥 다지기 국면에 있으나, 실제 경매 등 2차 시장에서는 고점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작품들이 나타나거나, 호황기에 구하기 어려웠던 작품들이 경매에 출품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술시장의 불황 속 미술품 경매 출품은 줄어들 수 있지만, 공적인 가치가 확인된 단색화 작품들은 호황 때보다 더 유리한 가격에 좋은 작품을 살 수 있어 오히려 컬렉터에겐 지금이 기회인 셈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유명 단색화 작가의 작품을 수집하는 컬렉터들은 불황기에도 꾸준히 단색화 작품을 사들인다.
성공적인 단색화 컬렉션을 원한다면 작품을 선택할 때 시각적 이미지 이상으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는데, 바로 작가의 비전과 작품에 담긴 작가의 철학이나 메시지, 그리고 그 작품에 대한 기록과 스토리이다.
많은 컬렉터들은 미술작품을 통해 작가의 비전을 구입한다. 다시 말해 비전이 없어 보이는 작품은 예술성을 떠나 작품의 미래도 희미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비전을 객관적으로 알아보는 방법은 바로 작가의 이력을 보면 된다.
이력에는 출신 학교와 학위, 갤러리나 미술관, 국내외 아트페어 등에서의 전시 경력, 각종 수상 경력, 프로젝트 참가 실적 등이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이력을 통해 작가의 열정이나 작품 활동의 연속성, 그리고 미술시장의 반응까지 예측해볼 수 있다.
단색화 미술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와 향후 시장 전망
전통적 캔버스 외에도 설치미술, 디지털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단색화 작품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는 다양한 컬렉터층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다.
단색화 작가들은 본인의 감정과 스토리를 더욱 직접적으로 작품에 표현해 가고 있으며, 점점 더 각기 다른 색조와 형태를 통한 개인적 서사가 두드러질 것이다.
국내 단색화 미술시장에서는 전통적인 한국 미술 요소와 현대적인 단색화 기법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이 시도되고 있는데, 이런 창조적 융합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단색화의 새로운 해석과 확장을 가져올 것이며, 해외 단색화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한편, 미학적·미술사적 가치 평가를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아온 단색화 작품들은 앞으로도 시장이 호황기를 맞이할 때마다 가격이 상승하며 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미술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컬렉터들, 즉 컬렉팅을 시작하기 전에 미술시장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미술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탐구하고 유입되는 컬렉터들이 컬렉션하길 원하는 작품들도 결국 단색화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이 될 것이다.
작품의 시장 가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우상향하는 작가는 작가 본인만의 독창적 철학과 세계관을 갖고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나가며, 작품 시리즈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는 특징을 보인다.
이에 더하여 미적·정서적으로 일반 누구도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내보인다면, 더 두터운 컬렉터층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최경원 (Choi, Kyong-Won)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에서 "한국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비판적 분석"이란 주제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20여년간 대학에서 재직 후 IT기업인 (주)스페이셜데이터서비스와 (주)틸론에서 이사, 부사장, 대표이사 등 임원으로 활동하였고, 현재는 아트테크에 관심을 갖고 (주)갤러리선연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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