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변화가 몰고 올 농업·생태계 대변화에 대한 경고
11일 13시 서울 현재 기온이 33.1도를 유지하면서 기후변화의 현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름철 한반도의 기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7월 평균기온이 과거와 비교해 눈에 띄게 높아지면서 "이제 한국도 동남아 기후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시민들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기상청과 환경 관련 연구기관들의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는 이미 아열대성 기후로 점차 이동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한다. 한 여름철 제주도나 남부 지역의 기온은 이미 과거 동남아의 기후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기온뿐만 아니라 강수 패턴까지 비슷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향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기후 시스템 변화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가 지금 수준의 탄소 배출을 지속할 경우 한반도의 연평균기온은 2050년까지 약 2~3도 2100년에는 최대 4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곧 한반도가 전통적인 온대 기후에서 벗어나 아열대성 기후 나아가 열대성 기후로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온 상승은 농업과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서는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양식 어류가 대량 폐사하고, 당근이나 무 같은 여름철 작물은 가뭄과 고온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피해는 단순히 작물의 생존 문제를 넘어 농산물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지며, 이른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현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실제로 농촌경제연구원은 여름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평균 2%가량 상승하며 전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일나무와 수목 생태계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잘 자라던 사과나무, 배나무 등은 더운 기온과 짧아지는 겨울로 인해 수확량이 줄어들거나 재배가 어려워지고 있다. 반대로, 한라봉이나 망고, 바나나 같은 아열대 과일이 점차 북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목의 경우에도 내한성이 강한 침엽수들이 더운 여름을 견디지 못하고 고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대신 기온에 민감한 남방계 수종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작물의 교체를 넘어 생태계의 균형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농업의 급격한 변화는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동시에 겪고 있는 현상이다. 따라서 국제사회은 이에 대한 공동의 대응이 필요한 시기이다.
국제사회는 이미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Net Zero)'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 역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산업 구조 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 친환경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2050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하고 농업·축산 분야에서 바이오차, 탄소 저감형 스마트팜, 고온 대응 품종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응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탄소중립은 선언만으로 실현되지 않으며 실제적인 실천과 기술 도입, 그리고 시민들의 생활 속 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7월의 폭염 그리고 변화하는 작물과 나무들이 그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선택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열대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식탁과 숲, 나아가 생존 방식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이야말로, 탄소중립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BEST 뉴스
-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새로운 형사사법체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주문했다.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경찰에 대해서는 외부 통제와 내부... -
이재명 대통령,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16일 첫 한·중앙아 정상회의
▲이재명 대통령,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잇달아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과 인프라, 시장 확대를 비롯한 경제·안보 협력 강화에 나선다. 오는 16일에는 5개국 정상이 함께하는 첫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
농지 전수조사에 커진 불안…정부 “투기와 농촌의 현실 구분하겠다”
▲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지 전수 조사에 대한 팩트 체크. [사진=농림수산식품부]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농촌 현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상당수 농지가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고령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이웃... -
경기도, 장애인 자립지원주택에 ‘AI 자립비서’ 도입…안전·건강·일상생활 지원
▲ 경기도가 자립지원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AI와 IoT를 활용해 안전·건강관리와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AI 자립비서’ 사업을 10월부터 12월까지 시범 운영한다. [사진=경기도] 경기도가 자립지원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안전을 돕기 위해 인공지능(AI)과 ... -
우주에서 포착한 사우디 사막…모래언덕이 그려낸 ‘지구의 예술’
▲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내려다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풍경 [사진=Jessica Meir x]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 능선이 굽이치고, 능선을 따라 생긴 그림자가 대지 위에 독특한 무늬를 만든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내려다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풍경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 -
사라지는 로힝야족의 마을, 폭력 피해 떠났지만 돌아갈 땅마저 잃는다
▲ UNHCR이 2026년 6월 공개한 콕스바자르 난민촌 항공사진 [사진=UNHCR] 미얀마에서 수십 년간 박해와 강제이주를 겪어온 로힝야족이 또다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내전을 피해 고향을 떠나는 것을 넘어 이들이 살던 마을과 토지까지 사라지면서 향후 귀환할 수 있는 삶의 기반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①] “내가 맡긴 돈은 어디로 갈까”…이상진 대표가 그리는 가치금융의 미래
[편집자 주] 세상의 변화는 익숙한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 -
인류의 달 착륙 뒤에 있었던 여성 과학자…마거릿 해밀턴, 90세로 별세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에는 보이지 ...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
UN 인권사무소, 말리 원주민 지도자 우무 디코 조명… “기후 정의와 원주민 권리 향상에 앞장”
유엔 인권사무소(UN Human Rights)가 7일 저녁 공식 X 계정을 통해 말리 출...
오피니언
more +-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② 불안의 시대,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만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 -
[이경미의 AI와 미래공간 ①] AI가 바꾸는 공간, 인간의 삶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인공지능(AI)과 함께 제안서를 작성하는 풍경은 이...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㉜ CP 우수기업 인센티브 체계와 과징금 감경 규정: 준법경영이 가져다주는 강력한 재무적·행정적 혜택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는 상징적 포상이... -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④] 중소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대응, ESG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최근 ESG는 대기업이나 상장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 대기...
기획 / 탐방
more +-
[ESG탐방] 농업 생산지가 관광 자원으로… 홋카이도 ‘패치워크 로드’와 ‘팜 토미타’가 보여준 농촌 경관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의 ‘패치워크 로드’와 나카후라노의 ‘팜 토미... -
[ESG탐방] 화산 지질이 만든 지하수의 흐름… 비에이 ‘시로가네 폭포’가 보여준 자연자산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의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는 화산 지질과 지하수가 ... -
[ESG탐방] 방재시설에서 관광자원으로... 자연과 함께 만들어진 홋카이도 비에이 ‘청의 호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에 위치한 청의 호수(아오이이케·青い池)는 처... -
[ESG탐방]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 지역 산업을 지속가능한 자산으로 연결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는 가구와 목공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홋카이도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