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자들 “보전 없는 촬영은 보호가 아닌 파괴”
인도 서가츠(Western Ghats) 산맥의 울창한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희귀 양서류 ‘은하 개구리(Galaxy Frog)’가 무분별한 자연 사진 촬영으로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 과학저널 ‘파충류학 노트(Herpetology Notes)’에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규제되지 않은 사진 촬영 여행과 상업적 목적의 자연 촬영이 이 개구리들의 생존과 번식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하 개구리는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점무늬 피부로 ‘세계에서 가장 눈부신 양서류 중 하나’로 불린다. 그러나 이 종은 인도 서가츠 산맥의 상록수림에서만 발견되는 극히 제한된 분포를 가지며, 손끝 크기에 불과한 작은 체구로 인해 생태계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이미 2019년 이 종을 ‘취약종(Vulnerable)’으로 지정했다.
사진 촬영 이후 집단 실종
연구를 이끈 런던동물학회(ZSL) 연구원 라즈쿠마르 K. P. 박사는 2020년 초, 썩은 통나무 아래에서 은하 개구리 7마리로 구성된 집단을 발견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현장 조사가 일시 중단된 뒤 다시 방문했을 때, 이 개구리들은 모두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연구진은 이후 조사에서 해당 지역이 자연 사진작가들의 ‘촬영 명소’로 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개구리의 미세 서식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진작가들은 개구리를 찾기 위해 통나무를 뒤집고, 낙엽층을 제거했으며, 더 좋은 구도를 위해 개구리를 이끼나 나무 위로 옮기기도 했다.
플래시·맨손 접촉·장시간 촬영의 위험
연구는 특히 고출력 플래시를 수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행위, 맨손 접촉, 생물안전 프로토콜의 부재가 개구리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와 탈수, 체온 상승, 질병 노출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현장 추적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한 차례 ‘마라톤 촬영’ 도중 두 마리의 개구리가 폐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구진은 이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해당 증언이 은하 개구리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해외 보전 전문가들 “사진은 도구일 뿐, 윤리가 핵심”
해외 보전 생물학자들과 자연사 사진 전문가들 역시 이번 연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과 유럽의 여러 보전 단체들은 최근 몇 년간 ‘보전 사진(conservation photography)’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며 희귀종 촬영 시 최소 거리 유지와 인위적 이동 금지 그리고 플래시 사용 제한 등을 권고하고 있다.
라즈쿠마르 박사는 연구에서 “사진은 제대로 활용된다면 종 분포와 행동 연구, 대중 교육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면서도, “윤리와 규제가 없는 사진 촬영은 보호가 아니라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작은 별빛이 사라지지 않도록”
연구진은 인도 전역에 자연 윤리 기준과 보전 중심 사진 촬영 규정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서가츠 산맥과 같은 생물다양성 핵심 지역에서는 촬영 허가제, 인원 제한, 현장 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라즈쿠마르 박사는 “은하 개구리는 우리 우주의 작은 한 조각처럼 독특한 생명체”라며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관리 없이는 이 아름다운 별빛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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