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 “AI 혜택은 빅테크가, 환경 비용은 사회가 부담”
2025년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인해 한 해 동안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미국 뉴욕시 전체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I 관련 물 사용량 역시 전 세계 생수 소비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네덜란드 학자 알렉스 더 브리스-가오(Alex de Vries-Gao)가 국제 학술지 Patterns에 발표한 연구에서 제시됐다. 더 브리스-가오는 디지털 기술의 환경적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기관 ‘디지코노미스트(Digiconomist)’ 설립자로, 이번 연구는 데이터센터 전체가 아닌 AI 사용 자체가 초래하는 환경 영향을 분리해 정량화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에 따르면 2025년 AI 시스템 운영으로 발생한 탄소 배출량은 최대 8천만 톤에 달할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항공 부문 배출량의 8%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AI 운영에 사용된 물은 7,650억 리터로 추산됐는데, 이는 기존에 추정된 전 세계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보다도 30% 이상 높은 수치다.
더 브리스-가오는 “환경 비용 규모가 절대적으로 매우 크다”며 “현재 이 비용은 기술 기업이 아닌 사회 전체가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기술로 이익을 얻는 기업들이 환경 비용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며, 빅테크 기업의 기후 영향 공개 의무를 강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AI 중심 데이터센터가 알루미늄 제련소와 맞먹는 전력 소비를 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현재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비중은 미국이 45%로 가장 크고, 중국(25%), 유럽(15%)이 뒤를 잇는다.
영국의 기술 공정성 시민단체 ‘폭스글러브(Foxglove)’의 도널드 캠벨 정책 책임자는 “AI와 데이터센터 확장은 일부 세계 최고 부유 기업의 수익을 키우는 동시에, 환경 부담은 공공에 전가하고 있다”며 “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영국 노섬벌랜드 블라이스 지역에 계획 중인 대형 데이터센터는 완전 가동 시 연간 18만 톤 이상의 CO₂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만4천 가구의 연간 배출량에 해당한다. 인도에서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전력망 불안정으로 인해 대규모 디젤 발전기 사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 기술 기업들이 공개하는 환경 정보만으로는 데이터센터 전체 영향은 물론, AI로 인한 환경 부담을 분리해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구글은 자사의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 환경 영향 보고에서 전력 생산 과정에서 사용된 물은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글은 2024년 데이터센터 에너지 배출량을 12% 감축했다고 밝혔으나, 최근에는 “탄소 없는 에너지 기술의 확산 속도가 충분하지 않아 기후 목표 달성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AI 기술 확산이 기후·물·에너지 측면에서 새로운 ESG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음을 수치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AI 산업에 대한 환경 규제와 책임 논의에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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