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도시 숲은 사치가 아니다... 토론토에서 시작된 세계 도시의 전환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5.12.28 08:11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자연을 남긴 도시가 아니라, 자연을 되살린 도시들

 

2.png
⯅캐나다 토론토의 모습 [사진=Maarten van den Heuvel]

 

캐나다 토론토는 이제 ‘도시 숲’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됐다. 하지만 토론토의 사례는 결코 고립된 성공담이 아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주도하는 ‘세대 복원 도시(Generation Restoration Cities)’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의 도시들은 각기 다른 조건 속에서 같은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급속히 성장하는 도시에서 자연은 어떤 위치를 차지해야 하는가.


 

1.png
⯅캐나다 토론토의 도심에 조성된 숲의 모습 [사진=Scott Webb]

 

토론토가 협곡과 도시 숲을 통해 자연을 도시 인프라의 중심에 두었다면, 다른 도시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이 모델을 해석하고 확장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몬트리올은 토론토와 같은 국가에 속해 있지만 접근 방식은 다소 다르다. 몬트리올은 도시 전체를 하나의 실험 공간처럼 활용한다. 2020년부터 2030년까지를 아우르는 기후 계획과 자연·스포츠 계획을 통해, 나무 심기 운동과 대형 공원 조성, 강변 재녹지화, 도시 잔디밭의 생물다양성 초원 전환, 도시 농업 확대까지 다양한 복원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4.png
⯅ 캐나다 몬트리올의 도심 모습 [사진=Céline Chamiot-Poncet]

 

몬트리올의 도시 숲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지 않다. 학교와 주거지, 도로변과 공공부지까지 도시 전반에 분산돼 있으며, 이는 자연을 ‘보호 대상’이 아닌 ‘생활의 일부’로 끌어들이려는 시도의 결과다. 이 도시는 생태 복원을 기후 대응이자 시민 건강, 여가, 식량 시스템과 연결된 종합 전략으로 다룬다.


 

3.png
⯅ 영국 글레스고의 고풍스러운 도시 모습과 숲 [사진=Anna Urlapova]

 

대서양 건너 영국의 글래스고는 또 다른 길을 선택했다. 한때 중공업 도시였던 글래스고는 산업 쇠퇴 이후 남겨진 유휴지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이 도시는 해답을 녹지 공간과 공동체에서 찾았다. 학교를 중심으로 한 환경 교육, 주민 주도의 나무 심기와 관리 활동, 녹지를 활용한 야외 수업과 문화 활동은 글래스고 도시 숲의 핵심 동력이다.


글래스고의 전략은 법과 제도보다는 사람에 무게를 둔다. 자연을 통해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고, 녹지 공간을 공동체 정체성의 일부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강력한 규제와 장기 계획을 바탕으로 한 토론토 모델과는 다른 결이지만, 도시 자연을 지키는 또 하나의 현실적인 해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글로벌 남반구의 도시들에서 도시 생태 복원은 더욱 절박한 문제로 다가온다. 카메룬의 두알라, 필리핀의 케손시티, 방글라데시의 시라즈간지 같은 도시들은 홍수와 해수면 상승, 침식과 폭염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이들 도시에서 습지와 도시 숲은 경관 개선이나 여가 공간이 아니라, 재난을 막기 위한 방어선에 가깝다.


이들 도시와의 교류 속에서 토론토 역시 배우는 입장에 서 있다. 새로 심은 가로수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지, 적은 예산으로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법은 오히려 기후 취약 지역 도시들이 더 앞서 있는 경우도 많다. 도시 간 협력은 일방적인 ‘전수’가 아니라, 서로 다른 경험을 교환하는 과정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도시들의 사례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도시 자연은 더 이상 사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도시 숲과 습지는 홍수를 완화하고 열섬 현상을 줄이며, 공기를 정화하고 생물다양성을 지킨다. 동시에 시민들에게 휴식과 회복의 공간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인다.


토론토가 보여준 것은 ‘자연을 얼마나 남겼는가’가 아니라 ‘자연을 어떻게 되살렸는가’라는 새로운 기준이다. 몬트리올은 이를 도시 전역으로 확장했고, 글래스고는 공동체의 힘으로 뿌리내렸으며, 남반구 도시들은 생존 전략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기후 위기의 시대, 미래 도시의 경쟁력은 더 이상 고층 건물의 숫자나 개발 속도로 결정되지 않는다. 자연을 도시의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지켜내고 복원할 수 있는가. 토론토와 세계의 도시들이 던지는 이 질문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모든 도시가 답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 ESG코리아뉴스 & www.esgkorea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아름다운 지구이야기②] 파도가 빚어낸 듯한 거대한 돌구슬, 뉴질랜드 ‘모에라키 볼더스’
  • 라이크라, 옥수수 기반 섬유 상용화…의류 산업의 탄소배출 저감·자원순환 확대
  • 오르카라우터, AI 검색 효율 높이는 ‘IndexRAG’ 공개…문서 간 관계 미리 분석
  • 세계 3분의 2 이상 사형제 폐지했지만…지난해 17개국서 사형 집행
  • 췌장암 발생 전 면역체계 깨운다…새로운 백신, 초기 임상서 가능성 확인
  • 이소영 중기부 장관 “가짜뉴스 형사조치”…온누리상품권 122억 의혹에 관리 책임도 주목
  • 2000년 전 청동 조각상에 남겨진 상처…고대 그리스 권투선수의 삶을 마주하다
  • 이재명 대통령 “폭언·욕설 차단은 소통 방해 아닌 진정한 소통 위한 조치”
  • 멜라니아 트럼프, AMD 리사 수 회장 국가과학훈장 수상 조명…“미래를 만드는 여성 리더”
  • [이경미의 AI와 미래공간 ①] AI가 바꾸는 공간, 인간의 삶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도시 숲은 사치가 아니다... 토론토에서 시작된 세계 도시의 전환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