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특별법 제정과 조기 통합자치단체장 선출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과 광주·전남 지역 정치권이 한자리에 모이는 오찬 간담회가 예정돼 향후 통합 논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은 오는 9일 청와대에서 광주·전남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연다. 이 자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도 참석할 예정으로, 행정통합 추진을 둘러싼 시기와 방식에 대해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 시장과 김 지사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구상을 공식 발표하며 특별법 제정과 함께 차기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 선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발표 당일 청와대 신년 인사회에서 대통령을 만난 두 단체장은 짧은 덕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후 대통령 주재 오찬 간담회 일정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대통령은 과거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도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방선거에서 통합 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어, 이번 광주·전남 간담회에서도 유사한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통합 시점 놓고 엇갈린 시선…지방선거 최대 쟁점 부상 가능성
이번 간담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광주·전남 주요 지방선거 후보군이 사실상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이다. 광주시장 선거에는 강기정 시장의 재선 도전을 비롯해 민형배, 정준호 의원 등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으며, 전남지사 선거에는 김영록 지사의 3선 도전과 함께 신정훈, 주철현, 이개호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행정통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추진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민형배·신정훈·주철현 의원 등은 통합 시점을 2030년 전후로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신정훈 의원은 “단계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반면 강기정·김영록 단체장과 일부 의원들은 올해 통합단체장 선출을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이 ‘통합의 원칙은 지지하되 시기와 방식은 지역 합의에 맡긴다’는 중재 메시지를 내놓을지, 혹은 보다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오찬을 계기로 통합 논의가 정치적 선언을 넘어 입법과 선거 일정 논쟁으로 본격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합의가 이뤄질 경우 특별법 처리 속도가 빨라질 수 있지만, 이견이 노출되면 통합 자체가 지방선거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구소멸 시대, 광주·전남 통합은 ‘선택’ 아닌 ‘생존 전략’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는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지방소멸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대한 대응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통계청과 국책연구기관들은 이미 광주·전남 다수 시·군이 인구감소지역 또는 소멸위험지역에 진입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청년 인구 유출, 고령화 가속, 산업 기반 약화가 맞물리며 지방 붕괴의 전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개별 지자체 단위의 대응으로는 이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와 전남이 행정·경제·산업·교통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통합은, 수도권 일극 구조에 맞설 수 있는 ‘남부권 메가시티’ 전략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작은 도시들이 개별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보다, 인구·재정·산업 역량을 결집해 하나의 거점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지방소멸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 주요 국가들은 이미 광역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일본의 광역연합, 프랑스의 메트로폴 제도, 독일의 대도시권 협력 모델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부울경, 대전·충남, 대구·경북 등 초광역권 논의가 확산되고 있으며, 광주·전남 통합 역시 이 흐름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행정통합이 만능 해법은 아니지만, 통합 없이 지속 가능한 지방 발전을 논하기는 어렵다”며 “재정 분권, 산업 전략, 교통 인프라, 대학·연구기관 재편이 함께 추진될 때 비로소 통합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치적 결단과 지역 합의 시험대
결국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정치적 결단과 지역 사회의 합의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대통령 오찬 간담회는 이 두 축이 어디까지 맞닿아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광주·전남이 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아니면 시기와 방식 논쟁 속에 또다시 기회를 놓칠지 지역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BEST 뉴스
-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새로운 형사사법체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주문했다.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경찰에 대해서는 외부 통제와 내부... -
이재명 대통령,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16일 첫 한·중앙아 정상회의
▲이재명 대통령,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잇달아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과 인프라, 시장 확대를 비롯한 경제·안보 협력 강화에 나선다. 오는 16일에는 5개국 정상이 함께하는 첫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
농지 전수조사에 커진 불안…정부 “투기와 농촌의 현실 구분하겠다”
▲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지 전수 조사에 대한 팩트 체크. [사진=농림수산식품부]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농촌 현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상당수 농지가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고령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이웃... -
경기도, 장애인 자립지원주택에 ‘AI 자립비서’ 도입…안전·건강·일상생활 지원
▲ 경기도가 자립지원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AI와 IoT를 활용해 안전·건강관리와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AI 자립비서’ 사업을 10월부터 12월까지 시범 운영한다. [사진=경기도] 경기도가 자립지원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안전을 돕기 위해 인공지능(AI)과 ... -
사라지는 로힝야족의 마을, 폭력 피해 떠났지만 돌아갈 땅마저 잃는다
▲ UNHCR이 2026년 6월 공개한 콕스바자르 난민촌 항공사진 [사진=UNHCR] 미얀마에서 수십 년간 박해와 강제이주를 겪어온 로힝야족이 또다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내전을 피해 고향을 떠나는 것을 넘어 이들이 살던 마을과 토지까지 사라지면서 향후 귀환할 수 있는 삶의 기반 ... -
우주에서 포착한 사우디 사막…모래언덕이 그려낸 ‘지구의 예술’
▲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내려다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풍경 [사진=Jessica Meir x]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 능선이 굽이치고, 능선을 따라 생긴 그림자가 대지 위에 독특한 무늬를 만든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내려다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풍경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①] “내가 맡긴 돈은 어디로 갈까”…이상진 대표가 그리는 가치금융의 미래
[편집자 주] 세상의 변화는 익숙한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 -
인류의 달 착륙 뒤에 있었던 여성 과학자…마거릿 해밀턴, 90세로 별세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에는 보이지 ...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
UN 인권사무소, 말리 원주민 지도자 우무 디코 조명… “기후 정의와 원주민 권리 향상에 앞장”
유엔 인권사무소(UN Human Rights)가 7일 저녁 공식 X 계정을 통해 말리 출...
오피니언
more +-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② 불안의 시대,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만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 -
[이경미의 AI와 미래공간 ①] AI가 바꾸는 공간, 인간의 삶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인공지능(AI)과 함께 제안서를 작성하는 풍경은 이...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㉜ CP 우수기업 인센티브 체계와 과징금 감경 규정: 준법경영이 가져다주는 강력한 재무적·행정적 혜택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는 상징적 포상이... -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④] 중소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대응, ESG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최근 ESG는 대기업이나 상장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 대기...
기획 / 탐방
more +-
[ESG탐방] 농업 생산지가 관광 자원으로… 홋카이도 ‘패치워크 로드’와 ‘팜 토미타’가 보여준 농촌 경관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의 ‘패치워크 로드’와 나카후라노의 ‘팜 토미... -
[ESG탐방] 화산 지질이 만든 지하수의 흐름… 비에이 ‘시로가네 폭포’가 보여준 자연자산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의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는 화산 지질과 지하수가 ... -
[ESG탐방] 방재시설에서 관광자원으로... 자연과 함께 만들어진 홋카이도 비에이 ‘청의 호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에 위치한 청의 호수(아오이이케·青い池)는 처... -
[ESG탐방]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 지역 산업을 지속가능한 자산으로 연결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는 가구와 목공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홋카이도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