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직·책임·공정·투명성, 신뢰받는 조직을 만드는 리더의 조건
조직의 상층부로 갈수록 기존 규범에 대한 동조는 더욱 강해진다. 리더들은 바로 그 규범 속에서 성공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때로 강한 소속감과 팀워크를 만들기도 하지만, 부당한 지시나 위법 행위마저 ‘조직문화’라는 이름으로 정당화시키는 치명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 비판이 억제되고 침묵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환경은 결국 조직 전체를 비윤리적 방향으로 끌고 간다.
이러한 현실은 아무리 훌륭한 윤리경영 시스템을 갖추었더라도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때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윤리적 리더십'이다. 윤리적 리더십이란 결코 거창한 개념이 아니다. "지금 이 결정이 조직과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줄까?", "내가 침묵할 때 누군가는 피해를 입는 건 아닐까?"라고 스스로 자문하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 선택이다.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의 행동 누적으로 만들어지며, 특히 경영진의 '태도'가 조직에 심는 규범의 방향을 결정한다. 리더가 조직에 심어야 할 윤리적 리더십의 4대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직(Integrity)이다.
리더는 자신의 오류나 실패(실적 미달, 리스크 관리 실패 등)에 대해 정직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회피적 보고 문화를 없애야 한다. 이는 글로벌 준법경영 표준인 ISO 37301의 내부고발 및 우려 제기 조항과도 직결되는 가장 기본적인 윤리적 토대다.
둘째, 책임감(Accountability)이다.
책임 있는 리더는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에도 응답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법적 책임이 아닌 ‘문화적 책임’이다. 리더가 잘못된 결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순간, 조직의 윤리적 기준은 반드시 무너진다. 반대로, 리더의 자발적인 사과와 책임 표명은 조직 내 준법의 가치(Compliance tone from the top)를 실현하는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식이다. 공정거래 CP 등급평가에서도 고위 경영진의 책임은 핵심 독립 지표로 다뤄진다.
셋째, 공정성(Fairness)이다.
공정성은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불합리한 차별이 없도록 하는 정교한 시스템 설계다. 내부 고발자 보호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인사 평가 기준이 투명한지 등이 조직 내 공정성의 척도가 된다. 공정한 리더십은 조직 내에 '심리적 안전지대'를 형성하여, 구성원들이 문제 상황을 숨기지 않고 보고하게 함으로써 내부통제가 선제적으로 작동하게 만든다.
넷째, 투명성(Transparency)이다.
투명성은 곧 신뢰 가능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단지 수치나 지표를 나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왜 그런 결정을 내렸고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를 조직 구성원들과 공유해야 한다. '보고'보다 '해석'과 '소통'을 중시하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내부 감사 결과나 후속 조치 과정이 결정 과정에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면 투명성이 결여된 것이다.
결국 컴플라이언스와 윤리경영은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람’, 그중에서도 ‘리더’에서 출발한다. 시스템은 도구일 뿐이며,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오롯이 리더의 신념과 말, 행동에 달려 있다.
ISO 37301과 공정거래 CP 모두 리더의 참여와 책임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리더십은 단지 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한 '관여'로 끝나서는 안 되며, 조직 전반의 윤리 문화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수준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이 4가지 원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때, 비로소 기업은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굳건한 신뢰를 받는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ㅣ 용석광 (Yong Seok Kwang)
세종대학교 경영학과에서 ESG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경영학적 통찰과 실무 전략으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는 ESG 및 준법경영 전문가이다. 현재 ESGi 대표이사이자 대학의 겸임교수와 학회 이사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다수 기업 및 공공기관의 자문위원으로서 윤리·인권 경영 체계 확립을 이끌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실무 현장의 핵심 지침을 담은 《Compliance 공정거래 CP&ISO 37301 실무가이드》, 《ESG와 윤리·준법경영.ZIP》, 그리고 《ESG 경영의 근간 컴플라이언스 솔루션.ZIP》 등이 있다. 저술 활동과 강연을 통해 기업들이 규범 준수를 넘어 지속가능한 경영 문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실천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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