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차세대 그린수소 생산 기술의 핵심으로 꼽히는 PEM(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전극의 성능과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신기술을 개발했다. 희귀금속인 이리듐(Ir) 사용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전극의 수명을 두 배 이상 늘리는 데 성공해 그린수소 생산 비용 절감과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LG화학은 26일 CTO 산하 기반기술연구소 연구팀이 PEM 수전해 전극의 성능과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계면안정화(Interface Stabilization)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재현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 소재의 작용 원리 규명에 참여했으며, 연구 성과는 지난 21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그린수소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생산되는 친환경 에너지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PEM 수전해는 기존 알칼라인 방식보다 높은 수소 생산 효율과 빠른 출력 제어가 가능해 차세대 수전해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PEM 수전해 시스템은 전극에 고가의 희귀금속인 이리듐 촉매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경제성 확보가 상용화의 가장 큰 과제로 지적돼 왔다. 이리듐 사용량을 줄이면 촉매가 쉽게 용출되고 전극 구조가 손상돼 장시간 운전 시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해 설비 교체 주기가 짧아지고 유지비용도 증가하는 한계가 있었다.
LG화학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리듐 촉매 표면에 원자 단위의 보호 코팅층을 형성하는 계면안정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촉매의 과도한 산화를 막아 이리듐 용출을 억제하는 동시에 전극 내부의 이온전도성 고분자와 결합력을 높여 전극 구조의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 결과, 기존보다 이리듐 사용량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도 높은 전류 밀도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간을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PEM 수전해 시스템의 초기 투자비는 물론 유지보수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인 전극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연속 공정을 활용한 대면적 전극 생산과 성능 검증도 완료했다. 이를 통해 대량 생산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현재 글로벌 수전해 시스템 기업들과 제품 평가를 진행하며 상업화를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공동저자인 김노마 LG화학 기반기술연구소장은 “현재 다수의 글로벌 수전해 시스템 기업과 제품 성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전극 기술의 상업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규석 LG화학 CTO 전무는 “이번 연구는 LG화학의 첨단 소재 기술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차세대 그린수소 생산 기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핵심 소재와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그린수소 생산의 경제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희귀금속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전극의 내구성을 크게 향상시켜 수전해 설비의 운영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친환경 수소 산업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중요한 기술적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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