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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3900만 년 기후의 비밀 풀었다… “지구는 스스로 온도를 조절해 왔다”

  • 윤아라 기자
  • 입력 2026.07.3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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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공동연구팀, 암석과 기후모델 결합해 장기 기후 변화 재구성… 미래 기후예측 정확도 향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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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이미지]

 

지구는 지난 5억3900만 년 동안 빙하기와 초온난기를 반복하면서도 전체 평균기온을 일정 범위 안에서 유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공동연구진은 암석 속에 남겨진 화학적 흔적과 첨단 기후모델을 결합해 지구의 장기 기후 변화를 재구성한 결과, 지구가 자연적인 '기후 조절 시스템'을 통해 극단적인 온도 변화를 억제해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미래 기후변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청두이공대학교(State Key Laboratory of Oil and Gas Reservoir Geology and Exploitation) 둥위 정(Dongyu Zheng)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하고, 영국 리즈대학교의 벤저민 J. W. 밀스(Benjamin J. W. Mills) 교수 연구팀이 공동 수행한 이번 연구는 '현생누대 동안 지구의 장기적인 온도는 엄격하게 조절되었다.(Tight regulation of Earth's long-term temperature over Phanerozoic time)'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교신저자는 둥위 정 박사와 밍차이 허우(Mingcai Hou) 교수, 벤저민 밀스 교수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널리 사용돼 온 산소 동위원소 분석 대신 전 세계 규산질 퇴적암에 기록된 화학적 풍화지수(Chemical Index of Alteration, CIA)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하고, 이를 최신 고기후 순환모델과 결합해 약 5억3900만 년 동안의 지구 평균기온을 재구성했다. 이 같은 접근법은 기존 연구보다 장기 기후 변화를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분석 결과는 기존 학설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과거 일부 연구에서는 초기 고생대의 지구가 현재보다 훨씬 뜨거워 평균기온이 30℃를 넘었을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이번 연구는 현생누대 동안 지구 평균기온이 약 10~30℃ 범위에서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생대 해양의 온도도 중생대와 신생대에 비해 극단적으로 높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안정성이 우연이 아니라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암석 풍화가 상호작용하는 음의 되먹임(negative feedback) 시스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기온이 상승하면 암석 풍화가 활발해져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제거되고, 반대로 기온이 낮아지면 풍화가 둔화되면서 이산화탄소가 축적돼 다시 온도가 상승하는 자연적인 조절 메커니즘이 장기간 작동했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둥위 정 박사는 "과거 지구의 온도를 정확히 복원하는 것은 기후변화와 생물 진화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장기간에 걸친 지구 기후 변동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벤저민 밀스 교수는 "지구에는 스스로 기후를 안정시키는 메커니즘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수십만 년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매우 느리게 작동한다"며 "현재 인간 활동으로 인한 급격한 온난화를 상쇄하기에는 너무 늦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 기후 전망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연구진은 지구가 장기적으로는 기후를 안정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급격한 온실가스 배출 속도는 자연 조절 능력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크게 앞지른다고 경고했다. 특히 모든 화석연료가 사용될 경우 지구 평균기온이 약 10℃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는 현생누대에서도 거의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기후 환경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수억 년에 걸친 지구 기후의 장기 기록을 새로운 방법으로 복원함으로써 기후모델의 신뢰도를 높이고, 미래 온난화 시나리오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과거 지구의 기후 안정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기후위기 시대에 보다 정교한 예측과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인 과학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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