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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땅속에서 발견된 원주민 유물…미국 대통령 관저에 남겨진 수천 년의 역사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6.10.13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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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5년 백악관 야외 수영장 공사 중 석영 도구와 토기 조각 발견, 기원전 1000년부터 기원후 1000년 사이 유물로 분석
  • 백악관역사협회, ‘원주민의 날’ 맞아 워싱턴 D.C. 원주민의 역사 조명하며 백악관 부지에 담긴 오래된 흔적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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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역사협회(White House Historical Association)는 1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를 통해 '원주민의 날(Indigenous Peoples' Day)'을 맞아 백악관 부지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원주민 유물과 그 역사적 의미를 소개했다. [사진=White House Historical Association]

 

미국 대통령의 관저이자 국가 권력의 상징인 백악관 부지에서 수천 년 전 북미 원주민들이 남긴 유물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미국 정치의 중심지로 알려진 워싱턴 D.C.가 백악관 건립 훨씬 이전부터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백악관역사협회(White House Historical Association)는 1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를 통해 '원주민의 날(Indigenous Peoples' Day)'을 맞아 백악관 부지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원주민 유물과 그 역사적 의미를 소개했다.

 

협회에 따르면 1792년 백악관 건설이 시작되기 수천 년 전부터 오늘날 워싱턴 D.C. 일대에는 나코치탱크(Nacotchtank·아나코스탄이라고도 불림)와 피스카타웨이(Piscataway)를 비롯한 북미 원주민들이 거주했다. 이들은 유럽계 이주민들이 정착하고 미국의 수도가 조성되기 훨씬 이전부터 이 지역에서 생활해 온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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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역사협회(White House Historical Association)는 1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를 통해 '원주민의 날(Indigenous Peoples' Day)'을 맞아 백악관 부지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원주민 유물과 그 역사적 의미를 소개했다. [사진=White House Historical Association]

 

백악관 부지에서 원주민 유물이 발견된 것은 1975년이다. 당시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서관(West Wing) 바로 남쪽에 위치한 남쪽 잔디광장(South Lawn)에 새로운 야외 수영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공사를 위해 땅을 파기 시작하자 흙 속에서 여러 유물이 발견됐다. 공사 과정에서 반출된 흙은 트럭 16대 분량에 달했으며,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 시설로 옮겨져 고고학자들의 조사를 받았다.

 

고고학자들은 옮겨진 흙을 펼쳐 놓고 유물을 수집한 뒤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원전 1000년부터 기원후 1000년 사이에 해당하는 북미 선사시대 우들랜드기(Woodland Period)의 원주민 유물들이 확인됐다.

 

발견된 유물에는 석영과 규암으로 된 돌조각 및 석기 제작 부산물 17점, 석영으로 만든 뾰족한 석기 2점, 양면 가공 석기의 파손된 부분 또는 제작 중인 석기 조각, 토기 파편 등이 포함됐다.

 

이러한 유물들은 당시 원주민들이 돌을 가공해 도구를 만들고 토기를 사용했음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자료다. 특히 백악관이 들어선 땅에서도 이 같은 흔적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미국 수도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

 

백악관역사협회는 이번에 소개한 유물들이 오늘날 백악관 부지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먼 과거 원주민들이 생활했거나 모임을 가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발견된 유물만으로 당시 거주 형태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단정할 수는 없다.

 

백악관은 미국 대통령의 집무와 외교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미국 건국 이후의 정치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그러나 이번에 소개된 고고학적 흔적은 이 장소의 역사가 백악관 건립이나 미국의 수도 조성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특히 워싱턴 D.C.의 발전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원주민들의 역사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재의 도시와 건축물 아래에는 그보다 훨씬 오래전 이 땅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0월 둘째 월요일에 기념하는 원주민의 날은 북미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 공동체가 미국 사회에 남긴 유산을 되새기는 날이다. 워싱턴 D.C. 역시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백악관역사협회는 원주민의 역사가 백악관과 미국의 역사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975년 수영장 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작은 돌조각과 토기 파편은 미국 대통령 관저가 세워지기 훨씬 이전부터 이어져 온 인간의 삶과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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