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하단 MACS J0454.1-0300 중력이 배경 은하의 빛 휘게 해, 같은 은하단서 희귀한 ‘4중상’ 두 차례 확인
- 빅뱅 약 8억 년 뒤 초기 은하까지 관측, 허블이 보지 못했던 수백 개 은하 새롭게 포착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하나의 은하가 네 개 이상으로 나뉘어 보이는 희귀한 장면을 포착했다. 거대한 은하단의 중력이 그 뒤에 있는 은하에서 오는 빛을 휘게 만드는 ‘중력렌즈’ 현상 때문이다. 특히 같은 은하단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 차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NASA Webb Telescope은 30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은하단 ‘MACS J0454.1-0300’을 촬영한 이미지를 공개하며 “두 개로 보이나, 아니면 네 개로 보이나(Seeing double... or quadruple!)”라고 소개했다.
이번 사진은 NASA와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공동 운영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것이다. ESA/Webb도 하루 앞선 29일 이 사진을 ‘이달의 이미지’로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수많은 은하가 빛을 내고 있다. 중심부를 비롯해 곳곳에 보이는 밝은 은하들은 MACS J0454.1-0300을 이루는 구성원들이다. 웹 망원경이 포착한 것은 현재의 모습이 아니다. 이 은하단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을 감안하면 우주의 나이가 약 80억 년이었을 당시의 모습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번 관측의 핵심은 ‘중력렌즈(gravitational lensing)’다. 은하단처럼 엄청난 질량을 가진 천체는 주변의 시공간을 휘게 하고, 그 뒤에 있는 더 먼 은하에서 출발한 빛의 경로에도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멀리 있는 은하는 실제보다 크게 확대되거나 길게 늘어난 호 모양으로 나타날 수 있다. 조건에 따라서는 하나의 은하에서 나온 빛이 여러 경로로 지구에 도달하면서 마치 여러 개의 은하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번 MACS J0454.1-0300 관측에서는 하나의 배경 은하가 네 개 이상의 이미지로 나타나는 현상이 같은 은하단에서 두 차례 발견됐다.
ESA에 따르면 이처럼 하나의 배경 은하가 네 개 이상의 모습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배경 은하의 위치와 앞쪽 은하단의 질량 분포 등이 특정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런 다중 이미지는 은하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며, 한 은하단에서 두 사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력렌즈는 먼 우주를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은하단의 중력이 자연적인 ‘확대경’ 역할을 하면서 너무 멀고 어두워 직접 관측하기 어려운 초기 우주의 천체를 더 밝고 크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번 관측에서도 빅뱅 이후 약 20억 년이 지난 시기의 은하 집단과 빅뱅 후 약 8억 년밖에 지나지 않았을 당시의 은하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관측된 은하 집단이 서로 합쳐지는 과정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활발하게 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웹 망원경의 높은 관측 성능에 중력렌즈의 확대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작은 천체 구조도 모습을 드러냈다. 연구진은 중력렌즈가 작용하는 영역에서 약 5광년 규모의 밝은 구조를 확인했으며, 일부 천체는 300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MACS J0454.1-0300은 허블 우주망원경도 앞서 관측한 은하단이다. 허블이 촬영한 이미지는 2014년 공개됐지만, 웹 망원경의 이번 관측에서는 당시 사진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수백 개의 은하가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적외선 관측에 특화된 웹 망원경이 더 멀고 희미한 천체의 빛까지 포착하면서 관측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NASA Webb Telescope은 이번 사진을 통해 “중력렌즈가 같은 은하의 네 개 이상의 이미지를 보여준다”며 연구자들이 동일한 은하단에서 이러한 현상을 두 차례 발견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수십억 년을 날아온 빛은 거대한 은하단의 중력을 만나 경로가 휘어졌고, 웹 망원경은 그 빛을 다시 포착했다. 이번 관측은 중력렌즈라는 자연의 확대경과 웹 망원경의 관측 능력이 결합하면서 지금까지 보기 어려웠던 초기 우주의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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