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축 약 98도 기울어진 태양계 일곱 번째 행성, 계절 하나가 지구의 약 21년
- 영하 224도까지 떨어지는 대기, 독특한 자전축과 내부 열의 비밀은 여전히 연구 중
태양계의 일곱 번째 행성 천왕성(Uranus)은 다른 행성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태양 주위를 돈다. 자전축이 거의 98도 기울어져 있어 마치 옆으로 누운 채 굴러가듯 공전한다. 이 독특한 기울기는 천왕성의 계절과 햇빛의 흐름까지 지구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놓았다.
과학·우주 관련 X 계정 ‘Black Hole’은 7일 오후 5시 23분 천왕성의 이러한 특징을 소개했다. 게시물은 천왕성을 “자신만의 규칙대로 살아가는 우주의 반항아”라고 표현하며 크게 기울어진 자전축과 긴 계절, 극도로 낮은 대기 온도에 주목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천왕성의 자전축은 97.77도 기울어져 있다. 지구의 자전축 기울기가 약 23.5도인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옆으로 누워 있는 것에 가깝다. NASA 역시 천왕성이 태양 주위를 ‘옆으로 구르는 공’과 같은 모습으로 공전한다고 설명한다.
천왕성에서 하루는 약 17시간으로 지구보다 짧다. 하지만 1년은 매우 길다.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지구 시간으로 약 84년, 3만687일가량이 필요하다. 계절 하나가 약 21년 동안 이어지는 셈이다.
여기에 크게 기울어진 자전축이 더해지면서 천왕성에서는 극단적인 일조 변화가 나타난다. 공전 과정에서 한쪽 극이 태양을 향하는 시기가 오면 반대편은 오랫동안 햇빛을 받기 어려운 상태에 놓인다. 한쪽 반구의 일부 지역에서는 햇빛을 보지 못하는 기간이 최대 42년에 이를 수 있다.
다만 Black Hole이 게시물에서 설명한 것처럼 천왕성의 극지방이 42년 내내 계속 낮이거나 밤이라고 단순하게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NASA는 한쪽 극이 태양을 직접 향하는 시기와 반대편에 긴 겨울이 이어지는 구조를 설명하고 있으며, 42년은 한 반구의 일부 지역이 태양을 보지 못할 수 있는 최대 기간에 해당한다.
천왕성이 처음부터 이렇게 옆으로 누워 있었던 것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과학계에서는 태양계가 만들어지던 초기 천왕성이 지구 정도 크기의 천체와 충돌하면서 자전축이 크게 기울었을 가능성을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과거 천왕성이 거대한 위성을 가지고 있었고, 위성과의 중력적 상호작용이나 충돌이 현재의 기울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직 어느 하나가 확정된 설명은 아니다.
천왕성은 해왕성과 함께 ‘얼음 거인(ice giant)’으로 불린다. 대기는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져 있고 메탄도 포함돼 있다. 천왕성이 망원경 사진에서 옅은 청록빛을 띠는 것도 대기의 메탄이 붉은 파장의 빛을 흡수하고 푸른 계열의 빛을 상대적으로 남기기 때문이다.
내부에는 물과 메탄, 암모니아 등의 물질이 높은 온도와 압력 아래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름은 ‘얼음 거인’이지만 내부 전체가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얼음으로 채워져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천왕성의 또 다른 특징은 추위다. NASA가 제시하는 대기 최저 온도는 약 49K, 섭씨 영하 224.2도에 이른다. 태양에서 천왕성보다 더 멀리 떨어진 해왕성보다 낮은 온도가 관측되기도 한다.
이 차이는 두 행성의 내부에서 나오는 열과 관련이 있다. 해왕성은 태양에서 받는 에너지와 별개로 내부에서 상당한 열을 방출하지만, 천왕성은 내부에서 외부로 방출되는 열이 상대적으로 적다. 왜 천왕성에서 내부 열이 적게 방출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과거 거대한 충돌이 내부 구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 등을 포함해 여러 설명이 연구되고 있다.
천왕성의 비밀을 풀기 위한 관측도 계속되고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은 천왕성의 대기와 고리, 위성 등을 이전보다 세밀하게 관측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상층 대기의 온도와 이온 밀도, 오로라 등 대기의 입체적인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천왕성에 대해 인류가 직접 확보한 자료는 다른 일부 행성에 비해 제한적이다. 지금까지 천왕성을 가까이에서 탐사한 우주선은 1986년 근접 통과한 보이저 2호가 유일하다. 이후에는 허블우주망원경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지상 망원경을 이용한 원격 관측이 천왕성 연구의 상당 부분을 맡고 있다.
옆으로 누운 듯한 자전축, 지구 시간으로 20년 넘게 이어지는 하나의 계절, 영하 224도까지 떨어지는 대기. 천왕성의 독특한 특징 가운데 상당 부분은 관측을 통해 확인됐지만 그 원인을 설명하는 일은 아직 진행 중이다.
왜 자전축이 거의 98도까지 기울었는지, 또 태양에서 더 멀리 있는 해왕성보다 대기가 더 차가울 수 있는지 등 천왕성을 둘러싼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태양계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낸 행성이지만, 그 내부에는 아직 인류가 풀지 못한 이야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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