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외된 사람들에게 다가가 노래하는 치유자
삶의 고난을 건너는 사람들에게 마음 속 깊은 위로의 노래를 전하는 김미현 소프라노. 문화 혜택을 맘껏 누리지 못하는 소외된 계층을 찾아가는 따뜻한 성악가가 되겠다는 다짐을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김미현 소프라노를 용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Q. 간단한 소개와 함께 ‘노래로 위로를 전하는 소프라노’에 대한 설명
A. 어려서 초등학교 시절 합창단 활동을 한 것이 노래 인생의 첫 시작이었어요. 누군가에게 따뜻한 노래를 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꿈이 노래를 하게 된 계기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흘러 성악을 전공하게 됐는데 노래를 잘하는 성악가 보다는 어릴적 꿈인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따뜻한 성악가'가 되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실천하며 살고 있어요.
범죄 피해자 가족을 찾아가 노래를 하기도 하고요. 또 담안의 형제들이라고 불리는 수용자들을 찾아가 노래하는데요. 그러다보니 이렇게 '노래하는 위로자'라는 타이틀이 붙여진 듯 합니다.
Q. 그동안 소외된 사람들의 영혼을 치유하는 공연을 많이 해왔는데 또 어떤 공연들이 있는지?
A. 약 10여 년 전부터 활동을 했는데 검찰청 산하에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라는 곳이 전국에 있는데 클래식을 전공한 사람들과 함께 파랑새 봉사단을 만들어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범죄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힐링콘서트, 또 노래를 통해서 서로 웃기도 울기도 하며 아픔을 공감하고 표출하게 하는 스토리텔링 콘서트등을 진행했어요.
지난 3월에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 초청되어 고려인을 위한 힐링콘서트도 진행해서 참석한 고려인으로부터 많은 감사의 인사를 받기도 했어요.
Q. 많은 공연을 해 오면서 스스로도 감동이 되었던 공연을 하나 꼽아 본다면?
A. 사실 하나만 뽑기 어려울 정도로 각 콘서트마다의 각기 다른 감동이 있지만, 그 많은 콘서트 중에서 그래도 가장 최근에 감동받은 콘서트는 고려인들을 위한 힐링 콘서트였어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단독 초청 콘서트였는데요.
성악가다 보니 가요를 부를 수는 없었고, 한글을 배우고 싶어하지만 알지 못하는 한민족의 애환을 담고 있는 고려인에게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게 하는 우리나라의 사계와 관련된 가곡을 선정해서 1시간 이상 진행을 했어요. '봉숭아', '기다리는 마음', '선구자', '비목' 등의 가곡을 우리나라의 사계절 영상에 가사를 담아 공연을 했는데 참석한 고려인들이 격하게 공감하고 감격해 하는 모습이 정말로 감동적이었어요.
그래서 다녀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고려인 에델바이스 합창단 창단 1주년 기념 공연에 초청되어 이번 달에 다시 카자흐스탄을 방문해서 공연할 예정입니다.
Q. 우리나라 가곡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A. 제가 어려서 시골에서 자랐거든요. 시골에서 자랐다는 건 감성적으로 도시에서만 자란 친구들보다는 조금 더 뭐라 그럴까... 정서적으로 조금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감성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똑같은 사물을 바라보더라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구체적으로 바라보고... 그리고 이러한 행위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할까요?
이런 경험들이 가곡을 좋아하는 것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바다를 보고 산을 보고 들판을 보고... 이런 자연물들을 바라보더라도 자라면서 바라보았던 자연에 대한 동심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그렇다보니 동요를 듣거나, 한국 가곡을 들으면 마치 한 폭의 자연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은... 큰 수채화를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커다란 하얀 캔버스 안에 맨 처음에 스케치를 하고 그 스케치 위에 그림 하나하나를 얹으며 사물들을 표현하는 것처럼, 가곡을 부를 때도 아름다운 선율로 이미지를 표현하고 보여주는 것 같아서 가곡을 좋아했고, 초등학교 때부터 유난히 가곡을 좋아하고 많이 불렀러요. 그래서 지금도 가곡을 좋아하는 성악가, 가곡을 많이 부르는 성악가가 된 거죠.
Q. 노래할 때 어떤 마음이나 생각에 집중하면서 노래를 하는지 궁금하다.
A. 그림이나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 안을 하나씩 색을 칠한다는 마음으로 저만의 해석을 담아요. 똑같은 연주지만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느낌이 완전 달라지거든요. 그렇게 그림을 그려나가듯이 표현을 하고, 또 그림 안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생각하죠. 내가 사랑을 말하고 싶은지... 그리움을 말하고 싶은지... 아니면 슬픔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이런 감정들에 대해서 미리 곡의 가사를 보고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고민해요.
이런 작업 후에 노래를 하면 단순히 소리만 내서 표현하는 노래가 아니라, 소리 안의 감정들에 내가 주고 싶고 말하고 싶은 것들을 넣어서 하게 되는거죠.
Q. 노래를 들으신 분들의 소감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거나 큰 위로가 되었던 소감은?
A. 제가 4개의 음반을 발매 했는데 10여 년 전, 세 번째 음반이 위로를 주는 음반으로 발매를 했어요. 타이틀이 어메이징 러브였는데, 그 음반을 내고 얼마 되지 않아서 저한테 하나의 메일이 왔어요. 메일 내용을 보니 남편이 퇴근 길에 교통사고가 났는데 커다란 트럭 밑으로 깔려 들어가면서 즉사했다는 거예요. 남편을 잃고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와서 어린 자녀 둘을 데리고 평소에 남편이 너무너무 좋아했던 곡을 듣게 되었는데 그 곡이 제가 부른 노래였던거죠.
그 곡을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그런데 그냥 운 게 아니라... 들으면서 너무나도 본인에게 위로가 되었다는 거예요. 그러고 나서 저를 찾아 오셨는데, 만나서 상황 이야기를 듣고 같이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분이 그때 그 인연으로 제가 방송하고 있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의 작가로 활동하면서 출판사 편집장으로도 일하고 있어요.
저한테는 그때 저에게 보내줬던 그 메일 내용이 '노래가 좋다', '너무 노래 잘 불렀어요', '멋있어요' 이런 칭찬과는 아주 판이하게 다른 피드백이었어요. '가장 힘든 순간에 가장 큰 위로를 받은 음악'이었다는 의미니까요.
Q.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자를 찾아 위로의 공연을 하는 자신만의 신념과 철학이 있다면?
A. 글쎄... 이게 철학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독교적인 마인드 말고도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문화는 다가가는 것이고, 눈높이를 맞춰주는 것이다' 라는 거에요.
소외된 이웃들에게 문화 생활이라는 벽이 높게 느껴져서 못 다가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희망 콘서트'와 '담 안의 형제들' 즉, 수용자들을 위한 힐링 콘서트를 하고 있고요.
최근에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희망 콘서트를 5회까지 했는데요. 경계선 지능인은 '느린 학습자'라고도 이야기하고, 지능이 정상인에 비해서 경계선 즉,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중간 딱 그 경계에 있는 지능인을 말하는데 외국하고 우리나라의 수치는 조금 차이는 있지만 결국은 장애인도 아니고 비장애인도 아닌 중간에 있기 때문에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은 장애 판정을 받은 분들과 지능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아무런 제도적인 지원도 받지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비장애인처럼 살아가기에는 또 많은 한계가 있어요. '그들에게 뭐가 제일 필요할까?'를 고민했을 때 인식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있고 이런 사람을 우리가 좀 기다려줘야 된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데 그럴려면 일단 경계선 지능인에 대해 알아야 하는거죠.
그래서 그들을 알리기 위한 것부터 먼저 해야겠다 싶어서 저희가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희망콘서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알리기 위한 인식 개선 캠페인이에요. 다름을 인정함으로써 경계선 지능인을 이해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게 하는 캠페인성 콘서트죠.
'문화는 사람이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수용자들을 위한 힐링콘서트는 1년에 세 차례 정도 소망 교도소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음악을 통해 그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제공하고 또 부수적으로 간식을 준비해서 찾아가고 있어요.
Q. ESG 경영이 필수인 시대인데, ESG 경영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이 질문이 제게 쉽지는 않지만, ESG경영의 중요성이 우리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어요. 먼저 환경문제는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에 해당되는 중요한 이슈죠. 기업이 지구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실생활에서 하나뿐인 지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으로 의식적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분리배출이나 재활용등도 필요하지만 가능하면 꼭 필요한 소비를 통해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으려고 해요.
ESG 경영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문제는 기업의 오너나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 환경에 무관심하고, 사회적 책임에 등한시 하고, 투자자의 입장에서 투명한 감시와 같은 지배구조를 바라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듯 합니다.
맞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모두가 ESG경영에 대한 감시자로서, 참여자로서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정부나 기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사회적 약자와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는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이런 일들을 함께 같은 마음으로 힘을 모아줄 후원단체 또는 기부하고 있는 곳이 많이 있으면 좋겠어요. 기업은 소득 공제를 위한 후원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환으로 좀더 적극적인 기부문화가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정부는 생색내기 지원이 아닌 진정 소외된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지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마지막으로 본인이 꿈꾸는 세상은?
A. 꿈을 꾼다는 것은 말 그대로 실현이 되지 않아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잖아요.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개미처럼 사는 사람들도 그렇게 열심히 하면 뭔가 이루어지는 세상, 사회가 조금 더 투명하게 운영되고 노력하면 그 노력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깨끗한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선을 다해 살아 온 삶에 대해 각자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가치를 존중해 주는 밝은 세상 즉, 더불어 함께 잘 사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희망하고요. 저 또한 그런 세상을 위해 미력하나마 문화 소외층에게 찾아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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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님의 노래와 활동은 감동을 전달할뿐만 아니라, 우리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위로와 용기를 줍니다. 지속가능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ESG 경영과 참 많이 닮아있네요. ESG 관련 언론사에서 만나는 색다른 인터뷰 기사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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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좋은 노래, 봉사, 사역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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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을 위로한다는 ᆢ귀한사역이 여러분들 마음속에 위로가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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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마음의 밭을 갈아서 희망의 씨앗을 심는 것'입니다.
겨자씨의 꿈을 나누고 있는 김미현님께 감사드립니다! -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되는 위로자의 삶을 응원하고 축복합니다.선생님의 귀한 삶이 세상의 많은 이들에게 본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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