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가 한미 경제협력의 범위를 교역과 투자에서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 공급망과 에너지, 전략적 투자 분야로 넓혀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한 총리는 11일 자신의 X(엑스)에 ‘한미 경제협력, AI·첨단산업으로 넓혀갑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한미 경제협력은 교역과 투자의 확대를 넘어 AI와 첨단기술, 공급망과 에너지, 전략적 투자를 설계하는 긴밀한 협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와 첨단산업에서 양국의 강점을 연결해 새로운 투자와 산업, 일자리를 만들고, 그 성과가 양국 경제의 성장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투자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총리는 “기업의 투자에는 무엇보다 신뢰와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협력의 문을 열고, 그 안에서 기업의 혁신과 도전이 마음껏 펼쳐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메시지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Korea) 특별 오찬과도 맥을 같이한다. 암참은 한 총리를 초청해 한국의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글로벌 투자처로서의 경쟁력 강화, 외국인 투자 확대, 기업 친화적인 규제 환경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행사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최근 한미 경제협력은 전통적인 교역 확대를 넘어 첨단산업과 공급망, 에너지 등 전략 분야로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한국 정부 역시 미국과의 경제협력 과정에서 공급망 안정과 에너지 안보,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다루고 있다.
한미 양국의 AI 분야 협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 AI 인프라와 반도체를 비롯해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등 다양한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및 투자 협력을 통해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은 AI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엔비디아(NVIDIA)의 최신 GPU 26만 장 이상을 확보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5만 장은 공공 부문에 배정해 소버린 AI 기반모델 개발과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등에 활용하고, 20만 장 이상은 민간 부문에 공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삼성전자와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AI 기반 제조혁신과 산업별 AI 모델 개발 등에 참여하는 구상이다.
피지컬 AI(Physical AI) 분야에서도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정부와 엔비디아, 현대자동차그룹은 AI 인프라 구축과 연구센터 설립을 비롯해 자율주행, AI 기반 스마트 제조, 로봇 기술 개발, GPU 공급 및 투자 등을 중심으로 협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 총리가 강조해온 AI와 첨단산업 육성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 총리는 지난 7월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AI와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대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것도 한미 경제협력의 또 다른 축으로 거론된다. 한 총리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재임할 당시에도 AI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대기업·수요기업 간 개방형 혁신을 강조했다. 정부 역시 제조와 바이오·헬스, 콘텐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왔다.
한미 경제관계의 변화는 첨단산업이 기술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산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반도체와 AI 등 첨단 분야에서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핵심 소재·부품의 공급망 확보, 대규모 투자와 전문 인력 양성이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술과 자본, 공급망을 아우르는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총리의 이날 발언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정부가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한미 양국이 가진 산업적 강점을 연결하는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한 총리가 언급한 ‘신뢰와 예측 가능성’도 주목된다. 정부와 기업 간 협력 기반을 안정적으로 마련하고 이를 실제 투자와 산업 발전으로 연결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미 경제협력의 무게중심이 교역 확대에서 AI와 첨단기술, 공급망, 에너지, 전략적 투자로 넓어지는 가운데 이러한 협력이 실제 산업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 총리가 강조한 양국의 협력이 구체적인 투자와 공동 사업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향후 한미 경제관계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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