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는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ESG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홍콩 기후행동계획(Climate Action Plan) 2050 핵심 목표를 살펴보면 에너지 절약 및 그린 빌딩(Green Building)이 있다.
세부 추진 내용으로는 ▲그린 빌딩 홍보를 통한 건물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저탄소 생활 실천 강화를 통한 건물 전체 전력 소비량 감축, ▲2050년 전까지 상업용 건물의 전력 소비량을 2015년 소비량의 30~40% 수준으로 감축, ▲주거용 건물 전체 전력 소비량은 20~30% 수준으로 감축, ▲중간 목표로서 2035년 이전까지 동 목표의 절반 수준 달성 등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홍콩 정부도 친환경 정책을 통해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고, 산업계 내에서도 친환경 트렌드로 ‘그린 빌딩’이 선호되고 있다.
하지만 ESG에 대한 관심이나 트렌드 이전에 이미 홍콩의 여러 건물은 친환경을 실천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한걸음씩 달려왔다. 이에 ESG코리아뉴스팀과 제2기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은 홍콩의 친환경 건물인 HSBC 빌딩과 K11 MUSEA을 방문했다.
환경 친화와 공공 친화를 실천하는 HSBC 빌딩
먼저 HSBC 빌딩을 보기 위해 홍콩에서 가장 환경 친화적인 노면 전차를 이용했다. 홍콩섬의 북쪽 지역을 동서로 횡단하는 2층 노면전차는 홍콩달러 3불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 가능하다. 또한, 2층에 자리를 잡으면 화려하고 분주한 홍콩 시내를 한눈에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HSBC 빌딩은 중완에 위치한 HSBC의 홍콩 본점 건물이다. HSBC 빌딩은 영국의 건축가인 노먼 포스터가 디자인했다.
HSBC 빌딩은 자연스럽게 햇빛이 들어오게 하고, 거대한 거울을 활용해 자연광을 반사시켜 자연 채광을 조명으로 활용한다. 이는 에너지를 절약할 뿐만 아니라 건물 외벽에 그늘을 만들어 건물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구조다.
홍콩의 건축물들은 풍수적 관점에서 지어져 왔다. HSBC 빌딩 위치는 넓게 열린 공간이 바로 앞에 있고, 그 너머로 빅토리아 항이 바로 내려다 보이는 위치에 있어서 좋은 풍수라고 여겨졌다.
또, 홍콩 경제의 중요한 맥이 지나가는 자리에 건물을 지으면 흐름이 막혀서 홍콩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풍수가의 말에 따라 땅을 막지 않고 일층을 비워 빌딩이 땅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디자인을 했다.
이는 시민들에게 1층을 개방해 휴일엔 홍콩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동남 아시아 여성들이 나와 휴식을 취하는 공공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냥 비워져 있을 공간을 공공에 개방함으로써 지역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HSBC는 좌측에 있는 중국은행(홍콩)이 소유한 중국은행 타워가 날카로운 칼과 같은 모양새를 갖고 있어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믿었다. 실제로 이 건물이 지어지고 HSBC의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은 중국 은행쪽을 향해 영국 총구와 비슷한 로고를 건물 왼쪽 위에 배치하고, HSBC는 빌딩 옥상에 대포 모양의 구조물을 설치했다. 중국 은행과 HSBC 건물 사이에 존재하는 장강그룹(사진 왼쪽부터 두 번째)은 칼날모양과 총구모양, 대포모양의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의지로 거울 외벽을 모두 거울로 설계해 부정적 영향력을 모두 반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설이 있다.
사실인지 속설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재미있는 스토리다.
HSBC 건물 뒷편에는 1935년 상하이에서 주조해서 홍콩으로 가져온 두 개의 청동 사자상이 있다. 풍수의 관점에서 이 두 개의 청동 사자상은 은행의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사자상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으로 탈취되어 녹여질 뻔했으나, 종전 후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으며, 사자상에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탄흔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진짜 사자는 아니지만 탄흔을 보고 있자니 당시의 아픔과 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만든 K11 MUSEA
예술, 사람, 자연이라는 세 가지 가치에 초점을 둔 K11 MUSEA는 아트와 커머스가 결합된 신개념의 복합문화공간이다.
특히, 사람이 모든 것의 중심이라는 가치 아래 지역 사회를 개선하고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환경 친화적인 곳으로 만들기 위해 건물 외벽과 내벽은 녹지로 꾸미고, 내부 곳곳에서도 식물을 발견 할 수 있다. 녹지로 꾸민 벽, 루프탑 정원과 농장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자연을 경험하게 하고, 지속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천장의 원형 창으로부터 나오는 자연광과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진 아트리움은 화려함을 넘어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었다.
또, 건물의 곳곳에 채워진 세계 예술가들의 작품과 식물, 럭셔리 브랜드는 예술과 사람, 자연의 어우러짐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K11 MUSEA 방문은 진정한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은 보여주기 식의 노력이 아닌 사람과 환경, 나아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하는 진심과 상업이 결합된 컨셉과 설계, 디자인이라는 본질을 깨우치기에 충분했다.
이번 친환경 건물 탐방을 하면서 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현수 부원장의 말이 떠올랐다.
"ESG를 위한 도시재생은 기술이 아니고 디자인이며, 디자인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부터 온다"
ESG에 대한 진심을 담은 디자인이 진정한 의미의 도시재생과 친환경을 실현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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