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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중국 국경 덮친 대홍수…160명 사망·수백 명 실종

  • 윤아라 기자
  • 입력 2026.08.2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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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하·암석 붕괴로 강 막힌 뒤 급류 발생 가능성
  • 한국인 8명도 연락 두절
  • 히말라야 빙하 재해 위험 현실화
  • 도로·교량·수력발전 시설까지 광범위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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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 지역을 덮친 대규모 돌발 홍수 모습. [사진=hashem.alghaili Instagram 캡쳐]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덮친 대규모 돌발홍수로 최소 16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빙하와 암석이 붕괴해 강을 막았다가 대규모 급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확한 재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AP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네팔 북부 라수와(Rasuwa) 지역과 중국 티베트자치구 지룽(Gyirong)현 일대에 대규모 돌발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네팔 경찰은 157명의 사망자를 확인했으며 중국 당국은 티베트에서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중국 측에서는 265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네팔에서는 관광객과 순례객 피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네팔 관광당국은 홍수 발생 이후 관광객 403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341명이 외국인이라고 밝혔다. 국적별로는 인도인이 133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인 47명, 호주인 34명, 영국인 33명, 캐나다인 24명, 말레이시아인 19명 등이 포함됐다. 25개국 이상의 국민이 실종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지역은 힌두교와 불교, 자이나교, 뵌교 등에서 성지로 여겨지는 티베트의 카일라스산(Mount Kailash)으로 이동하는 주요 경로와 네팔의 고사인쿤다(Gosaikunda) 지역 등이 포함돼 있다. 사고 당시 관광객과 순례객들이 이 일대를 이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피해도 확인됐다.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8명이 연락 두절됐다.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10명도 현지에 고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주네팔한국대사관은 네팔 정부에 신속한 수색과 구조를 요청했으며 정부는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외교부·소방청·경찰청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이번 홍수는 단순한 집중호우가 아니라 고산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빙하·암석 붕괴가 하천을 막은 뒤 급격히 물이 방출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로이터가 보도한 위성영상 분석과 전문가들의 초기 분석에 따르면 해발 약 5,200m 지점에 있던 빙하 하단부의 상당 부분이 떨어져 나가 약 1,20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빙하와 암석, 토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서 렌데 콜라(Lhende Khola) 강으로 유입됐고 대규모 물과 토사가 하류로 이동하면서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의 초기 위성영상 분석에서도 네팔·중국 국경 인근에서 빙하와 암석이 붕괴한 뒤 토사를 포함한 급류가 렌데강으로 유입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 물은 티무레(Timure)를 거쳐 트리슐리(Trishuli)강으로 흘러들었다.


재해 발생 직전 인근 지역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한 점도 조사 대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진이 불안정한 빙하와 암석의 붕괴를 촉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지진과 빙하 붕괴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이번 재해를 특정 원인에 의한 것으로 단정하기보다 빙하·암석 붕괴와 산사태, 하천의 일시적 폐색과 붕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재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홍수는 네팔의 보테코시(Bhote Koshi)강과 트리슐리강을 따라 빠르게 확산됐다. 현지 영상에는 거대한 흙탕물이 산악 계곡을 휩쓸고 주택과 차량, 교량 등을 순식간에 집어삼키는 모습이 담겼다. 라수와 지역의 시아브루베시(Syapru Besi)와 티무레 등에서는 마을과 기반시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중국 측 피해도 이어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산사태가 티베트 지룽항을 덮치면서 도로와 통신, 전력망이 끊겼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추가 재해에 대비해 감시와 조기경보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네팔의 전력 인프라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초기 집계에서 약 430MW 규모의 전력 공급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는 네팔 전체 수력발전 설비용량의 12%를 웃도는 규모다.


구조작업은 험준한 지형과 도로·교량 파손, 높은 수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피해지역에서는 헬리콥터가 착륙하지 못했고 육상 접근로도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네팔 정부는 군과 경찰을 투입해 수색과 구조작업을 벌이는 한편 인도와 중국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이번 참사는 기후변화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히말라야 고산지역의 재해 위험에 대한 우려도 다시 키우고 있다.


로이터가 인용한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네팔의 빙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상당한 규모로 감소했으며 최근에는 융해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후퇴하고 영구동토층이 약화되면 고산지대의 암석과 얼음이 불안정해지고 빙하호 붕괴나 얼음·암석 산사태 같은 재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이번 홍수와 기후변화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보테코시강에서는 지난해에도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24명이 실종됐으며 네팔과 중국을 연결하는 '우정의 다리(Friendship Bridge)'가 유실됐다. 당시 홍수는 티베트 지역 빙하 표면에 형성된 호수가 갑작스럽게 배수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재해 역시 히말라야 지역에서 기후변화와 빙하 후퇴가 새로운 형태의 재난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국경을 넘어 흐르는 하천에서 발생한 고산지대 재해가 짧은 시간 안에 하류 국가와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간 실시간 관측정보 공유와 조기경보 체계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네팔과 중국 당국은 실종자 수색과 구조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피해지역 접근이 본격화될 경우 사망자와 실종자 규모는 추가로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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