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 What do we get in return? How the Philippines nickel boom harms human rights”
국제앰네스티는 필리핀 니켈 채굴 급증으로 인한 환경 문제, 인권 침해, 대기, 식수, 식품을 통한 중금속 오염 노출 등 필리핀 니켈 붐으로 인해 발행한 인권 문제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니켈 붐을 통해 발생한 인권 문제에서 노동자들의 건강에 발생하는 호흡기·피부 질환 문제 등 건강권에 관한 침해의 우려를 담고 있다. 또한 필리핀의 니켈 채굴은 지역사회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행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부각 되었으며 인권·환경적 위험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 및 자유로운 동의가 없이 이루어져 더욱 심각하다.
세계적인 전기 자동차 수요 증가에 상응하는 인적 피해를 탐구한 신규 보고서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필리핀 니켈 붐의 인권 악영향: What do we get in return? How the Philippines nickel boom harms human rights”는 필리핀 선주민과 농촌 지역 사회가 리튬 이온 배터리의 필수 구성 요소인 니켈 채굴의 급증으로 수많은 인권 침해를 받고 있는 문제를 다룬 보고서이다.
이번 보고서는 필리핀 잠발레스(Zambales)주와 팔라완(Palawan)주에서 산림 전용, 중금속 오염, 건강 문제를 야기한 니켈 채굴 프로젝트가 지역사회와의 적절한 협의 및 선주민 동의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채굴된 니켈은 주요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공급망에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베로니카 케이브(Veronica Cabe) 국제앰네스티 필리핀지부 이사는 “선주민과 지역 공동체들이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광물 확보 경쟁의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오정보와 정보 부족으로 점철된 심각한 결함이 있는 협의 과정으로 인해 지역 공동체는 니켈 채굴이 건강과 생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견뎌야 하며 깨끗한 물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는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잠발레스주의 산타크루즈 해안 지역과 팔라완 선주민들이 선조 때부터 거주하던 팔라완섬의 브룩스 포인트 두 지역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산타크루즈에서는 현재 벤겟코프 자원 관리 공사(BenguetCorp Resources Management Corporation), 에라멘 미네랄즈 주식회사(Eramen Minerals Inc), LNL 군도 미네랄즈 주식회사(LNL Archipelago Minerals, Inc), 잠발레스 다이버시파이드 금속 공사(Zambales Diversified Metals Corporation) 4개의 대규모 기업이 니켈을 채굴하고 있다. 또한, 브룩스 포인트에는 현재 이필란 니켈(Ipilan Nickel Corporation; INC)이 니켈을 채굴하고 있으며, 매크로아시아 마이닝(MacroAsia Mining Corporation; MMC)과 레바흐 마이닝(Lebach Mining Corporation) 2개 사가 앞으로 활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지역 사회 구성원들은 니켈 채굴과 관련된 산림 전용과 환경 훼손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증언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에 따르면, 산타크루즈 지역사회는 니켈 채굴로 인해 대기, 식수, 식품을 통한 중금속 오염에 노출되고 있다.
모든 지역의 인터뷰 참여자들은 광산이 개장한 이후 천식, 기침, 호흡 곤란 등 호흡기 질환과 피부 질환, 안구, 기관지, 피부 염증 등 건강 문제가 증가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여러 담수원이 ‘적갈색’으로 변하는 등 수질이 악화되어 어민들의 생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알리샤 캄베이(Alysha Khambay) 국제앰네스티 기업과 인권 조사관은 “필리핀 정부는 인권과 환경 침해에 대한 긴급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채굴 작업을 중단해야 하며, 니켈 광산 운영자는 광산 운영에 있어 인권 보장을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공급망 투명성을 높이기 전까지, 전기차 제조사들은 자사의 차량이 필리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 침해와 환경오염과 무관하다고 주장할 수 없다. 전기차 제조사는 공급망에 필리핀산 니켈이 포함되어 있는지 조사하고 그 결과와 위험 완화 조치를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2023년 9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진행된 이번 조사는 90명의 지역사회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진행한 현장 인터뷰, 프로젝트 문서, 법원 문서 및 이미지 기록 등에 대한 검토를 포함하여 이루어졌다. 혐의를 부인한 기업들의 답변은 보고서 부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절차적 정당성 및 주요 정보에 대한 접근권 보장 부족
이 보고서에 의하면, 선주민과 지역사회는 니켈 채굴의 인권 및 환경적 위험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국내법과 국제법에서 보장된 보호 조치에도 불구하고 채굴 프로젝트에 대한 적절한 협의를 거부당했다.
이러한 보호 조치는 국가로 하여금 지역사회가 채굴 사업에 대해 의미 있는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특히 선주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업의 경우 ‘충분한 사전 정보에 입각한 자유로운 동의(Free, Prior and Informed Consent; FPIC)’를 확보하도록 요구한다. 이는 니켈 채굴의 잠재적 영향을 지역사회에 충분히 알리고, 지역사회의 의견을 경청하고, 우려 사항을 해결하며, 사전 정보에 입각한 자유로운 동의 절차를 적절히 수행하고 결과를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산타크루즈와 브룩스 포인트 두 지역에서 자연환경에 의존해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은 니켈 채굴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대부분의 경우 환경영향평가서와 같은 문서는 제공되지 않았다.
국제앰네스티는 보고서에 언급된 7개의 니켈 채굴 사업 중 단 3개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만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국제앰네스티는 나머지 기업들과 필리핀 환경 및 천연자원부(DENR)에 찾지 못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요청했지만, 해당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
지역사회가 사업 문서를 명시적으로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당해 사전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브룩스 포인트의 팔라완 선주민 공동체 구성원들은 이필란 니켈(INC)에 환경영향평가서와 기업 운영 구역 및 경계 측량서를 요청했지만 제공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브룩스 포인트 공동체 구성원인 로미오 멜노칸(Romeo Melnocan)은 “측량서의 기록은 너무 흐릿했다. 그런 서류로는 향후 미치게 될 영향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할 수 없다”고 증언했다.
두 지역의 인터뷰 참가자들은 니켈 채굴에 반대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은 의도적으로 협의에서 배제됐다고 진술했다. 협의에 참석한 사람들도 채굴 프로젝트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을 때 무시당하거나 묵살당했다고 덧붙였다.
브룩스 포인트에서는 이필란 니켈(INC)과 매크로아시아 마이닝(MMC)의 니켈 광산과 관련해 진행된 ‘충분한 사전 정보에 입각한 자유로운 동의 절차(FPIC)’의 결함으로 인해 해당 절차가 무효화됐으며, 팔라완 선주민들 사이에 분열을 야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필란 니켈은 2년 넘게 니켈을 채굴해 왔으며, 매크로아시아 마이닝은 상업용 채굴 작업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허가를 취득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유엔 원주민 권리 선언(UNDRIP)은 ‘충분한 사전 정보에 입각한 자유로운 동의 절차(FPIC)’가 “조작, 강요, 위협, 보복 및 부패에 대한 두려움 없는 자유로운 동의”여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의 인터뷰에 참여한 공동체 구성원들은 이필란 니켈과 매크로아시아 마이닝이 프로젝트를 강행하기 위해 다른 주민들에게 뇌물을 약속했다고 증언했다.
공동체 구성원 베토 칼만(Beto Calman)은 “돈과 뇌물 때문에 광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광산 개발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회의에 초대를 받지만, 우리처럼 직접 광산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절대 초대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충분한 사전 정보에 입각한 자유로운 동의 절차(FPIC)’에서 팔라완 공동체의 전통적인 지도자들과 의사 결정 방식이 배제되었다고 증언했는데, 이는 자결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이필란 니켈과 매크로아시아 마이닝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충분한 사전 정보에 입각한 자유로운 동의 절차가 규정에 따라 수행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은 자사의 운영 또는 사업과 관련된 인권 침해를 사전에 식별 및 예방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발견되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권실사를 수행할 책임이 있다. 충분한 사전 정보에 입각한 자유로운 동의 절차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기업은 피해를 본 선주민과 협의하여 책임 있는 방식으로 사업에서 철수하고 계획된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알리샤 캄베이 조사관은 “이제는 다국적 자동차 회사와 산업화된 국가 소비자들의 이익을 위해 선주민과 지역 사회의 인권과 건강 및 환경을 위협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채굴 작업이 초래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해 전기차 및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걸쳐 기업들은 더 큰 책무를 지녀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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