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라치오 지역에서 진행 중인 라이프 라너(LIFE LANNER) 프로젝트는 유럽 희귀 맹금류인 랜너 매(Falco biarmicus feldeggii)의 급감과 전선 감전으로 인한 ‘침묵의 비극’에 대응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포획 번식과 해킹 기술을 통한 방사, 전력선 절연과 구조 개선, 서식지 복원 등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방사 개체의 생존 실패와 전선 감전 등 희생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중부 라치오(Lazio) 지역에서 실행 중인 라이프 라너(LIFE LANNER) 프로젝트 팀은 매년 수천 마리의 새들이 전력선에 의해 감전되는 '침묵의 비극(silent tragedy)'과 맞서 싸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유럽의 랜너 매 (Falco biarmicus feldeggii)의 몰락을 막는 것이 다.
유럽의 희귀 종 랜너 매의 상황은 위기적
유럽 및 북아프리카 일대를 포함하는 랜너 매는 줄곧 견조한 개체 수를 유지해왔지만, 유럽 아종인 랜너 매 (Falco biarmicus feldeggii)는 전 세계적으로 약 119~171쌍에 불과한 매우 작은 개체군으로 분류된다.
최근 2023년 조사 결과 이탈리아 내에서는 단 24쌍만이 번식 중이며, 라치오 지역에서는 2016년 이후 번식 쌍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을 준다.
라이프 라너(LIFE LANNER) 프로젝트의 전략은 방사와 전원선 안전 보강
라이프 라너 프로젝트는 랜너 매의 개체 수 회복을 위해 다양한 보전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먼저, 포획 번식과 ‘해킹(Hacking)’ 기술을 활용하여 번식장에서 태어난 새들을 출생지 인근의 플랫폼 위 해킹 박스에 넣고, 초기에는 먹이를 제공하며 서식지에 적응하도록 돕는다. 이후에는 스스로 사냥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야생 적응력을 높인다.
또한, 전선 안전 강화를 위해 비코 호수 보호구역 주변의 중·저압 전력선 363개 기둥에 보호 피복을 설치하고 구조를 개선해 랜너 매가 전봇대에서 휴식할 때 감전 위험을 최소화했다.
더불어 서식지 복원 작업을 통해 숲이 우거진 목초지를 개방하고, 소와 말과 같은 방목 가축을 투입하여 관목의 과도한 번식을 억제함으로써 먹이터를 확대하고 안정적인 먹이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희생과 카를로타의 죽음
2024년 라이프 래너 프로젝트가 방사한 다섯 마리의 어린 매는 모두 생존에 실패했다. 원인은 매우 다양했는데 총격 사망 1마리, 자연사 1마리, 감전사 2마리, 그리고 전선과의 충돌 1마리였다. 특히 카를로타라는 이름의 매는 전선에 앉았다가 감전 후 몇 일 뒤 숨졌는데 이는 유럽 전역에서 매년 발생하는 수많은 비극 중 하나에 불과하다.
시칠리아의 랜너 매 보존 현황
2017년 발표된 시칠리아 연구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유럽 내 랜너 매의 주요 서식지 중 하나였지만, 현재는 개체 수와 번식 성공률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126개의 서식지 중 60곳만 실제로 번식이 확인되었고 평균 번식 성과는 한 쌍당 약 1.09마리 에서 약 2.22마리로 번식 성공률은 약 49%에 그쳤다. 이는 서식지 파괴, 밀렵, 불법 사냥, 농약 사용 등의 복합적 압력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라이프 래너와 국제 협력의 중요성
이탈리아뿐 아니라 버드라이프 몰타(BirdLife Malta)도 이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참여 중이다. 몰타에서는 유전적 분석을 통해 랜너 매 (Falco biarmicus feldeggii)와 북아프리카 아종인 F. b. 에를란게리(F. b. erlangeri) 간 유전자 교류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 기술과 경험을 양국 간에 공유하고 있다.
전선으로 인한 매의 감전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치명적인 ‘침묵의 비극’이라 불릴 만큼 심각한 문제이다. 라이프 라너 프로젝트는 포획 번식, 해킹 기법 활용, 전선 안전 보강, 서식지 복원 등 다양한 조치를 통해 랜너 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전 방위로 노력하고 있다. 비록 현재 성과가 아직 불완전하고 희생도 잇따르고 있지만, 이러한 진보는 유럽에 사라져가는 희귀 맹금류를 되살리는 데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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