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전역의 성교육 프로그램에서 트랜스젠더와 성 정체성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지 않으면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하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가족관리국은 최근 40개 주, 5개 준주, 그리고 워싱턴 D.C.에 공문을 보내 연방 정부가 지원하는 ‘개인 책임 교육 프로그램(PREP)’에서 ‘젠더 이데올로기’가 포함된 표현을 즉각 제거하라고 지시했다. 개인 책임 교육 프로그램(PREP)은 2010년 출범한 이래 청소년 임신과 성병 예방을 목표로 하며, 노숙 청소년·위탁 보호 아동·농촌 지역 거주 청소년·성소수자 집단 등 취약 계층을 주요 대상으로 운영돼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성교육 커리큘럼 속에서 대명사 사용,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존재 언급, 다양한 가족과 성적 지향에 대한 설명 등을 문제 삼았다. 행정부는 이를 “금욕과 피임법 교육이라는 프로그램의 본래 목적에서 벗어난 젠더 이데올로기”라고 규정하며, 삭제하지 않으면 연방 기금이 즉각 철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앤드류 그라디슨 보건복지부 차관보 대행은 성명을 통해 “연방 기금은 아이들의 정신을 독살하거나 위험한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데 쓰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캘리포니아 주는 프로그램에 트랜스젠더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는 이유로 약 1,230만 달러 규모의 지원금이 중단된 바 있다. 이번 조치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뉴욕은 600만 달러 이상, 펜실베이니아는 460만 달러, 조지아는 450만 달러, 오하이오는 420만 달러, 앨라배마는 200만 달러 이상의 지원금 손실 위험에 직면했다. 전체적으로는 약 8,1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위태로워졌다.
이에 대해 각 주 정부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욕주는 “건강 형평성에 기반해 모두의 복지를 지켜나가겠다”고 반발했지만, 조지아 주는 즉각 커리큘럼을 수정해 연방 요구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교육 전문가와 LGBTQ+ 권익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청소년 성교육 프로그램에서 성 정체성과 포용에 관한 내용을 제거하는 것은 오히려 청소년들의 소속감과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과학적 근거보다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결정이라는 비판이다. 미국 소아과 학회, 심리학회, 의학협회 등 주요 전문 기관도 청소년에게 성 정체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지해 왔다.
비영리 단체 ‘Advocates for Youth(청소년 옹호자들)’의 대표 데브라 하우저는 “젊은이들이 성교육을 통해 배움의 의미를 느끼려면 자신이 반영되고 존중받는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며,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것은 “비양심적이며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교육 정책 논란을 넘어, 연방정부가 성 소수자 존재 자체를 제도적으로 지우려는 시도로 비춰지며, 이는 미국 사회 내 갈등을 더욱 격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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