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대규모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열렸다. 이번 시위는 “미국에 왕은 없다”는 구호 아래 민주주의의 원칙과 권력 남용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위는 50개 주 2,500여 곳에서 동시에 열렸으며, 워싱턴 D.C.,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대도시는 물론 중소 도시에서도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번 시위의 직접적인 배경은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다. 예산안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치로 정부 기능이 멈춘 가운데, 시민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헌법적 절차와 민주적 견제를 무시하고 ‘왕처럼’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민단속국(ICE)의 단속 강화, 연방 병력의 도시 배치, 의료서비스 삭감 등은 시위대가 꼽은 주요 불만 요인이다.
워싱턴 D.C.에서는 국회의사당 인근과 내셔널몰 일대가 시위대 인파로 가득 찼으며, ‘민주주의는 독재가 아니다’, ‘우리는 국민의 나라를 원한다’는 팻말이 거리를 메웠다. 일부 구간에서는 경찰의 통제가 있었지만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되었다. 시카고 그랜트파크에서는 주지사 J.B. 프리츠커가 직접 연단에 올라 “역사는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었는가로 평가할 것”이라며 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했다. 배우 존 쿠색도 참석해 “트럼프는 이 도시의 정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나는 왕이 아니다(I’m not a king)”라고 발언하며 시위대의 비판을 의식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번 시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공화당 일부 인사들은 이를 “미국을 혐오하는 시위(hate-America rallies)”라 비난하며 정치적 공세로 대응했다.
정치권은 여전히 예산안 협상에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번 ‘노 킹스’ 시위는 단순한 정책 비판을 넘어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에 대한 경고이자 권력의 균형 회복을 요구하는 대중적 목소리로 평가된다. 시위 조직 측은 “이번 집회는 한 사람의 권력 남용을 넘어, 민주주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묻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가 향후 예산 협상이나 중간선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미국 전역을 뒤흔든 ‘노 킹스’의 함성은 분열된 정치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설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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