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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은하의 감마선 미스터리, 암흑 물질의 흔적일까?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5.10.2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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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신성 잔해(Supernova Remnants) 연구 [사진=Nasa]

 

우리 은하 중심부에서 포착된 미스터리한 빛이 다시금 과학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NASA의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Fermi Gamma-ray Space Telescope)이 2008년 감지한 이 희미한 감마선 방출은 수년간 그 기원을 둘러싸고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최근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진의 새로운 시뮬레이션 결과 이 빛이 바로 암흑 물질의 흔적일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제시했다.


감마선은 일반적으로 초신성 잔해나 빠르게 회전하는 중성자별 즉 펄서(pulsar)에서 방출된다. 그러나 페르미 망원경이 관측한 감마선은 기존의 천체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독특한 분포를 보였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빛이 폭발한 별의 잔해인 펄서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연구자들은 암흑 물질 입자가 충돌하며 소멸할 때 방출된 것이라고 보았다.


암흑 물질은 우주의 질량 중 약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직접 관측된 적은 없다. 스위스 천문학자 프리츠 츠비키가 1930년대에 그 존재를 처음 제안한 이후 미국 천문학자 베라 루빈과 W. 켄트 포드는 1970년대 나선 은하의 회전 속도를 분석하며 암흑 물질의 존재를 확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흑 물질의 실체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CNN의 야코포 프리스코에 따르면, 물리학자 조셉 실크(Joseph Silk)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존스홉킨스 대학의 연구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은하 중심부의 암흑 물질 분포를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 연구들이 암흑 물질의 형태를 단순한 구형으로 가정한 반면, 이번 모델은 은하의 실제 형성과정과 중력 분포를 반영했다. 놀랍게도 시뮬레이션 결과 암흑 물질의 중심부는 달걀처럼 비대칭적인 모양을 하고 있었으며 이는 페르미 망원경이 관측한 감마선의 분포와 놀라울 만큼 일치했다.


실크 교수는 “우리는 암흑 물질이 존재하며 관측 데이터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과 오래된 별에서 나온 빛이라는 두 가지 가능성 사이에 서 있다”며, “현재로서는 두 가설 모두 50%의 가능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감마선의 근원이 암흑 물질이라면, 이는 현대 물리학의 가장 근본적인 비밀 중 하나를 푸는 단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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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럭스-제플린 샌포드 지하 연구 시설(Sanford Underground Research Facility)은 암흑 물질 입자의 신호를 찾는다. [사진=Sanford Underground Research Facility]

 

이번 연구는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거대 입자(WIMP, 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 이론에 힘을 싣는다. WIMP는 빛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아 직접 탐지가 어려운 가상의 입자다. 그러나 두 개의 WIMP가 충돌할 때 감마선을 방출할 수 있어 은하 중심의 빛이 이러한 소멸의 결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의 ‘LZ 암흑 물질 실험(LZ Dark Matter Experiment)’ 등은 이 입자를 검출하기 위한 대표적인 시도 중 하나다.


향후 2027년 가동 예정인 체렌코프 망원경 배열 관측소(CTAO, Cherenkov Telescope Array Observatory)는 이러한 논쟁을 해결할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실크 교수는 “CTAO는 페르미보다 훨씬 높은 해상도의 감마선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며 “그 결과가 암흑 물질 충돌의 흔적을 확인한다면 이는 물리학의 새로운 장을 여는 발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IT의 트레이시 슬레이어(Tracy Slatyer)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흑 물질 가설을 다시 주목하게 하지만 새로운 증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참카우르 가그(Chamkaur Ghag) 교수는 “WIMP는 여전히 암흑 물질 문제를 해결할 가장 우아한 이론”이라며 “이번 결과는 전 세계의 WIMP 탐색 연구를 더욱 촉진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태초에 성경은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었다”고 기록했다. 그 ‘흑암’은 단순한 어둠이 아니라, 아직 빛이 창조되기 전의 근원적 상태 즉 우주의 원초적 침묵이었다. 오늘날 과학자들이 말하는 ‘암흑 물질’ 또한 그 이름처럼 빛을 내지 않지만, 우주의 구조를 지탱하고 별과 은하를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존재한다. 


만약 우리 은하의 중심을 비추는 그 신비로운 감마선의 빛이 정말로 암흑 물질의 흔적이라면, 인류는 창세기의 ‘흑암’ 속에 감춰진 우주의 비밀에 다시 다가서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암흑 물질은 신이 빛을 창조하기 전 우주에 깃들어 있던 본질적 실체, 그 오래된 어둠의 기억을 밝히는 실마리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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