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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마를렌 뒤마스 작품 영구 편입… 첫 ‘현대 여성 작가’ 전시로 전환 신호

  • 김지원 기자
  • 입력 2025.11.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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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를렌 뒤마스 [사진=Marlene Dumas facebook]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현대미술 작가 마를렌 뒤마스(Marlene Dumas)의 작품을 영구 소장 목록에 포함시키며, 그녀를 루브르 역사상 첫 현대 여성 작가로 공식 전시하게 됐다. 이는 루브르가 세계적 고전미술의 보고라는 기존 정체성을 넘어, 현대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전략적 변화로 평가된다.


루브르는 뒤마스의 9점으로 구성된 회화 연작 ‘Liaisons’을 새롭게 개장한 ‘5대륙 갤러리(Gallery of the Five Continents)’ 계단 입구에 설치했다. 관람객이 이 공간에 진입하는 순간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작품이 뒤마스의 회화가 된 셈이다.


비서구권 예술 위한 새로운 전시 공간


신설된 5대륙 갤러리는 아프리카·오세아니아·아메리카 토착 예술 등 비서구권 시각문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서구 중심의 미술사”라는 비판을 받아온 루브르는 이 공간을 통해 전통·문명·문화권 사이의 경계를 확장하며, 고전 유물 중심의 기존 전시 전략에서 벗어나 문화 간 연속성과 현대적 해석을 강조하려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뒤마스의 작품 배치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Liaisons’은 인물 간 관계, 감정의 교차, 정체성의 모호함을 탐구하는 연작으로, 현대미술이 다루는 인간성과 사회적 긴장의 문제를 고전적 미술의 문맥 속에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남성 중심’ 현대미술계에서 독자적 위치


뒤마스는 1980년대 이후 국제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표현주의적 인물화와 감정·정체성의 층위를 탐구하는 회화는 현대미술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으며, 남성 작가 중심으로 구조화된 미술 시장과 제도 속에서 꾸준히 독자적 위치를 구축해왔다.


이번 영구 전시는 뒤마스 개인의 성취뿐 아니라 루브르가 여성·비서구·현대성이라는 세 축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문화적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루브르가 단지 ‘과거의 박물관’이 아니라, 현대 세계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비판적으로 반영하는 기관으로 스스로를 재규정하고 있다는 메시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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