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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 휴대전화 너머의 죽음... ICE 총격 사건이 던지는 생명 존중과 거버넌스의 질문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6.01.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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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민세관집행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한 르네 니콜 굿(Renee Nicole Good) [사진=Democrats facebook, 그래픽=ESG코리아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민세관집행국(ICE) 요원의 총격 사망 사건이 국제 사회에 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해외 주요 언론, 특히 CNN이 공개한 휴대전화 영상과 3D 분석은 단순한 ‘정당방위’ 주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많은 질문을 제기한다. 이 사건은 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국가 권력이 생명을 어떻게 다루고 통제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거버넌스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위협”이었는가, “대치의 실패”였는가


사망한 르네 굿은 ICE 요원 조너선 로스가 휴대전화로 촬영하던 도중 총격을 받아 숨졌다. 미 국토안보부(DHS)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굿이 차량을 “무기화”해 요원들의 생명을 위협했으며, 로스는 정당방위로 행동했다고 주장한다. 크리스티 노엠 국토안보부 장관은 나아가 이를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그러나 CNN이 확보한 목격자 영상과 분석은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굿의 차량은 도로를 완전히 봉쇄하지 않았고, 대형 SUV를 포함한 여러 차량이 충분히 우회해 지나갈 수 있었다. 총격 직전 굿은 차 안에서 침착한 태도를 보이며 “당신에게 화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이러한 정황은 “즉각적이고 불가피한 생명의 위협”이라는 공식 설명과 긴장 관계에 놓인다.


휴대전화와 총,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국가 폭력


해외 법집행 전문가들이 특히 우려하는 대목은 로스 요원이 사건 전반을 개인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든 채 차량 앞에 너무 가까이 접근했고, 그 상태에서 치명적인 결정을 내렸다.


CNN 법 집행 분석가 조너선 와크로는 “요원은 어떤 것도 손에 들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를 위해 바디캠 제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전직 고위 연방 법집행 관료 역시 “정말 생명이 위협받고 있었다면 왜 스스로 전술적 제약을 만드는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지점에서 사건은 개인의 판단 실수를 넘어 제도적 실패로 확장된다. ICE에는 개인·공무용 휴대전화 촬영에 대한 명확한 내부 규정이 없고, 바디캠 착용도 의무가 아니다. 즉, 치명적인 무력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이 그 권한을 어떻게 기록하고, 어떻게 사후 검증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거버넌스가 구조적으로 부재한 것이다.


생명은 ‘정치적 서사’의 도구가 될 수 있는가


사건 이후 공개된 로스의 영상은 일부 정치인들에 의해 “정당방위의 증거”로 적극 활용됐다. JD 밴스 부통령은 SNS를 통해 “진실은 그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었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영상은 총격 순간 굿을 정확히 비추고 있지도 않으며, 위협의 실체를 명확히 입증하지도 않는다.


해외 언론들은 이 점에서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전 필라델피아 경찰국장 찰스 램지는 “영상 속 굿은 국내 테러리스트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국가 권력이 개인을 특정 정치적 프레임 속에서 규정하는 방식 자체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생명을 잃은 개인은 더 이상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그 공백을 정치적 언어가 채우는 순간, 인간의 존엄은 정책 논쟁의 부속물로 전락한다.


거버넌스의 핵심은 ‘통제 가능한 힘’


민주사회에서 경찰력과 이민 단속 권한은 필수적이지만, 그 전제는 항상 통제와 책임이다. 해외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해법은 명확하다.


첫째, 모든 연방·주·지방 법집행 기관에 대한 바디캠 의무화.

둘째, 치명적 무력 사용 상황에서의 전술 기준과 접근 거리에 대한 엄격한 교육과 감독.

셋째, 사건 발생 시 정치권이 수사를 선점하거나 결론을 규정하지 않는 독립적 조사 체계다.


이는 요원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투명한 기록과 명확한 규칙은,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오히려 더 확실히 입증해준다.


한 사람의 죽음이 남긴 질문


르네 굿의 죽음은 단순히 한 요원의 판단, 한 순간의 충돌로 설명될 수 없다. 그것은 생명을 최후의 수단으로 다뤄야 할 국가가, 그 수단을 얼마나 쉽게 꺼낼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해외 언론들은 이 사건을 통해 묻고 있다.

국가는 언제, 어떤 조건에서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결정은 누가, 어떻게, 어떤 기록 아래에서 검증받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휴대전화 화면 너머에서 같은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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