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공간인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가 새 수장을 맞는다. 사우스뱅크센터(Southbank Centre)는 뉴욕 퀸즈 뮤지엄 관장으로 재직 중인 샐리 탤런트(Sally Tallant)를 헤이워드 갤러리 및 시각예술 부문 신임 디렉터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탤런트는 올해 7월 공식 취임하며 사우스뱅크센터 창립 75주년을 맞는 상징적인 해에 기관의 예술적 방향성을 이끌게 된다.
이번 임명으로 탤런트는 약 20년간 헤이워드 갤러리를 이끌어온 랄프 루고프(Ralph Rugoff)의 뒤를 잇는다. 루고프는 장기 재임 기간 동안 헤이워드 갤러리를 국제 현대미술의 핵심 플랫폼으로 성장시켰으며 2019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사우스뱅크센터 측은 탤런트가 이러한 성과를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에 맞는 비전을 제시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리즈 출신인 탤런트는 영국과 미국을 오가며 국제 미술계에서 폭넓은 경력을 쌓아왔다.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프로그램 총괄을 맡았고 이후 리버풀 비엔날레 예술감독 겸 CEO로 8년간 재직하며 도시 전반을 무대로 한 대규모 국제 전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9년부터는 뉴욕 퀸즈 뮤지엄 관장으로서 지역 사회와 긴밀히 호흡하는 전시와 공공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접근성과 포용성을 핵심 가치로 삼아왔다.
탤런트는 임명 소감에서 “런던으로 돌아와 헤이워드 갤러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돼 매우 기쁘다”며 “루고프가 구축한 탁월한 유산을 바탕으로, 동시대 사회와 적극적으로 호흡하는 열린 미술 기관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계층, 인종, 성별, 장애, 성적 정체성 등으로 인해 문화 접근에서 배제돼 왔던 이들을 포용하는 예술 기관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그의 취임은 사우스뱅크센터가 직면한 여러 도전과 맞물려 있다. 센터는 지난 10여 년간 실질 기준으로 약 40% 이상의 공공 지원금 삭감을 겪었고 노후화된 시설 개선을 위해 수천억 원 규모의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우스뱅크센터는 이러한 전환기에 탤런트의 국제적 경험과 공공성 중심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사우스뱅크센터는 75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문화 행사를 준비 중이다. 영화감독 대니 보일이 연출하는 참여형 프로젝트 ‘당신은 여기에 있습니다(You Are Here)’를 비롯해, 헤이워드 갤러리에서는 아니시 카푸어의 대형 전시가 예정돼 있다. 탤런트는 이러한 기념 프로그램과 함께 향후 헤이워드 갤러리의 중장기 전시 전략과 시각예술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미술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국제적 감각과 사회적 책임 의식을 겸비한 인물이 유럽 현대미술의 핵심 기관을 맡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샐리 탤런트의 귀환은 헤이워드 갤러리와 사우스뱅크센터가 다음 75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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