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세계경제포럼(WEF) 특별 세션 연설에서 유럽의 안보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며, “유럽은 더 이상 말만 반복하는 ‘그라운드호그 데이’에서 벗어나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년 전 다보스에서 ‘유럽은 스스로를 방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지만, 지금도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며 “시간은 흘렀지만 본질적인 변화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들을 언급하며 유럽의 소극적 태도를 문제 삼았다.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모두가 미국이 식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 유럽은 스스로 결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란의 민주화 시위가 유혈 진압된 상황에 대해서도 “세계와 유럽은 이란 국민을 충분히 돕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에 대한 대응에서 유럽의 무기력함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는 뉴욕에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유럽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전쟁을 일으킨 푸틴은 여전히 자유롭다”며 “러시아의 동결 자산 사용 문제에서도 유럽은 푸틴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산 석유 문제를 언급하며 “러시아 석유는 여전히 유럽 해안을 따라 운송되고 있고, 이는 전쟁 자금이 되고 있다”며 “미국은 유조선을 압류하는데 왜 유럽은 하지 못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푸틴에게 돈이 없으면 전쟁도 없다”고 강조했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유럽의 독자적인 군사력 구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나토는 미국이 행동할 것이라는 ‘믿음’ 위에 존재한다”며 “만약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누가 리투아니아나 폴란드를 지킬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유럽이 최소 GDP의 5%를 국방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란드 방어 문제에 대해서도 “30~40명의 병력으로는 아무것도 지킬 수 없다”며 “명확한 전략과 실질적인 군사 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해군에 대응할 경험과 역량을 갖고 있다”며, 나토 가입 시 유럽 안보에 적극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사일 생산이 서방의 제재를 우회한 부품 공급으로 가능해지고 있다며, “중국뿐 아니라 유럽, 미국, 대만 기업의 부품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사일 공장을 차단하거나 부품 공급을 끊는 것이 방공 시스템을 계속 보강하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연설 말미에서 그는 “유럽은 아름다운 ‘모자이크’가 아니라 하나의 실질적인 강대국이 되어야 한다”며 “새로운 세계 질서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만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독립은 곧 유럽의 미래와 직결된다”며 유럽과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며 “이제 ‘그라운드호그 데이’를 끝낼 때”라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크라이나의 국호를 외치며 연설을 끝맺었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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